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3.7.19 | 623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이번 주, 자동차를 좋아하는 저의 매서운 눈을 피해 갈 수 없는 소식이 있었어요.


바로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생산입니다. 2019년 처음 공개된 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이버트럭, 무려 4년 만에, 드디어, 생산을 시작한다고 해요. 올해 안에 고객에게 인도까지 한다고 합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사이버트럭 예약자가 150만 명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있었는데요, 과연 사이버트럭이 테슬라가 보여준 '혁신'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은 전기 픽업트럭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요.


이번 레터에서는 사이버트럭의 생산과 함께 테슬라의 자동차 제조 방식에 관한 이야기를 다뤄보려 합니다.

 

또한 지난주 금요일 레터에서 말씀드렸던 도서이벤트 당첨자 발표도 담았습니다😉. 자신의 이름인 것 같다, 싶으면 메일함을 확인해주세요.

   오늘의 에디션  
  1. 리비안, 포드 "올 것이 왔다"
  2.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이버트럭
  3. 테슬라는 차를 어떻게 만들까
  4. 도서 이벤트 당첨자 발표!
레터를 정리하고 있는 7월 18일 오후 11시 30분(한국 시간 기준) 테슬라의 최근 주가에요. 15일 사이버트럭 생산 발표 이후 주가가 상승세로 전환합니다. 반면... 포드와 리비안을 보여드릴게요. 
18일 현재 리비안과 포드의 주가가 다소 반등한 듯 보이지만 15일 기준으로 이틀 동안두 기업의 주가는 곤두박질쳤습니다. 

리비안, 포드 "올 것이 왔다"
 

최근 승승장구하던 리비안의 주가가 빠르게 내려갔습니다. 리비안과 함께 전기 픽업트럭 경쟁에 나서고 있는 포드 역시 올해 초 배터리 수급 문제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의 악재를 떨쳐내고 정상화에 오르나 싶더니 주가가 갑자기 내려갔어요. 지난 15일 테슬라가 트위터를 통해 사이버트럭 생산을 시작했다고 발표하자 벌어진 일입니다(테슬라 트위터).

 

지난 레터에서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에 관 이야기를 했는데요(여기), 리비안이 세계 최초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하면서 시장의 퍼스트 무버가 되길 노렸지만 코로나19 발발에 따른 부품 수급 문제와 만만치 않았던 완성차 생산 등의 문제로 시장을 장악하는 데 실패했어요.


그 사이 포드는 F-150라이트닝을 출시했고요. GM과 같은 제조사들도 출시를 예고하면서 전기 픽업트럭 시장은 춘추전국시대가 되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요.

 

퍼스트 무버가 되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그 자리에 오른다면 후발주자와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오르게 돼요. 특히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의 경우 한 발이라도 앞서 만든 경험이 시장을 리드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사이버트럭 vs F-150라이트닝 vs R1T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예로 들어 볼게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화재로 리콜이 됐던 사례가 종종 있는데요(기사), 이 같은 일이 발생할 때 마다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고민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갈 수 있어요. 아무리 잘 만들었다 하더라도 화재 위험에서 100% 안전한 배터리는 존재하지 않아요(심지어 안전하다고 하는 전고체 전지도 마찬가지예요).

 

따라서 경쟁 기업보다 앞서 리콜에 대응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험은 당장은 아플 수 있지만 후발주자보다 앞서 나갈 수 있는 요인이 됩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거든요. 아직은 전기차가 초기 시장인 상황에서, 후발 기업들 역시 배터리 화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거예요.

 

완성차 제조사도 마찬가지에요. 배터리를 아무리 잘 만든다 하더라도 전기차 소프트웨어(SW)가 엉망이면 불 날 수 있어요. 역시, 경험이 중요합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가장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테슬라가 전기 픽업트럭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니 경쟁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로 보여요.

 

사이버트럭에 대응하기 위해서일까요. 포드는 17, F-150 라이트닝의 가격을 최대 1만 달러 인하한다고 발표합니다. 물론 원인은 배터리 원료인 리튬 가격의 하락을 꼽았지만요(기사).

테슬라가 출시한 사이버트럭이에요. 디자인...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사진=테슬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이버트럭

2019년 11월 21일,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을 처음 선보였던 자리가 갑자기 떠오릅니다. 사이버트럭 시제품 공개 현장에서 테슬라는 강철공을 떨어트려도 깨지지 않는 유리로 창문을 만들었다고 말해요. 이를 입증하기 위해 사이버트럭 디자이너가 강철공을 유리창에 던집니다. 그런데 유리가 깨지고 말아요. 옆 창문에 한 번 더 던졌는데, 또 깨집니다. 이튿날 테슬라 주가는 6%가 떨어졌어요.

"헐..." 안 깨져야 하는데... 깨져버린 창문

유리창이 깨진 이유에 대해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앞서 해머로 창문을 때리는 바람에 유리 아래쪽이 깨져 강철공을 던졌을 때 튕겨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여하튼, 보는 사람은 즐거웠지만 머스크 입장에서는 아찔한 순간이었어요.

 

각이 져 있는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도 갈려요. 누군가는 멋있다고 하고, 누군가는 성의 없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별로라고 해요.

 

하여튼, 이랬던 사이버트럭의 출시 시기는 2021년에서 2022년으로, 그리고 2023년으로 늦춰집니다. 심지어 2024년까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올해 초 나오기도 했어요(기사). 사전 예약 대수는 엄청났습니다. 201911월 사전 예약 시작 후 7개월 만인 20205, 사전 예약 대수는 70만대를 넘어섰습니다. 2022년에는 150만대를 넘어서기도 했고요(기사). 물론 100달러 선입금, 취소 가능이라는 옵션이 있는 만큼 허수가 존재하지만요.

 

생산이 늦어진 가장 큰 이유로는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이슈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듯 보여요(기사). 테슬라는 20214분기 컨콜에서 일부 칩이 부족한 만큼 2022년 새로운 차량 출시가 더 많은 전기차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기존 생산하는 차량에 칩을 공급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거죠.   

 

설계결함 문건 공개

최근에는 2022년 초에 작성됐다는 테슬라의 문건이 공개돼 떠들썩했어요. 테크 전문 잡지 와이어드가 지난달 보도한 내용인데요(기사), 사이버트럭 설계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어요.

 

다만! 해당 기사를 살펴보면 알파 단계의 차량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어요. 업계는 알파의 의미를 쉽게 이야기해 사전 제작 차량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자동차 양산에 앞서 사전에 제작해 보는 차량인데요, ‘시작차프로토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결함은 많을 수밖에 없어요. 처음 만든 차니까요.

 

따라서 "알파 사이버트럭의 결함이 많다고 해서 양산이 늦어졌다"라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해당 기사를 살펴보면 알파 사이버트럭은 소음, 핸들링, 브레이크 성능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여요. 또한 서스펜션 디자인을 수정하지 않고서는 해결책이 없다는 내용도 보이는데요, 2022년 문건인 만큼 그동안 이 오류들을 모두 해결했겠죠?


사이버트럭의 스펙은 상당합니다(기사). 2019년 발표 기준으로 한 번 충전에 최대 800km 주행이 가능하고(물론 테슬라의 기준입니다. 한국 기준으로는 500~600km 정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재질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이루어져 있어요. 단단해서 총알도 뚫지 못한다고 해요. 잘 긁히지 않고 녹이 슬 가능성도 낮아 거친 오프로드를 달리는데 제격이라고 해요. 길이(전장)는 5715mm로 카니발(5155mm)보다 깁니다. 전고, 즉 높이는 1905mm로 역시 카니발(1775mm)보다 높아요. 상당히 크죠. 


또한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사이버트럭과 미국의 인기 픽업트럭, 포드의 F150이 줄다리기하는 영상을 올렸는데요(여기). 사이버트럭이 가쁜하게 F-150을 이겨요. 엔진 기반의 내연기관 차와 전기차를 비교한 만큼 큰 의미는 없습니다. 당연히 한 번에 100%의 힘을 내는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를 이길 수밖에 없는 실험이거든요😏.

테슬라가 베를린에 짓고 있는 기가팩토리 조감도. <사진=테슬라>

테슬라는 차를 어떻게 만들까
 

사이버트럭이 전기 픽업트럭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일 수 있을까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저는 '가격'이 궁금합니다. 아무리 테슬라가 전기차 제조에서 앞서 있다 하더라도 뜬금없이 비싼 가격을 제시한다면 리비안, 포드와의 경쟁에서 앞설 수 있을지 의문이거든요.


지난 2019년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의 가격이 3만9900달러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2023년이에요. 그 사이 코로나19를 겪었고, 인플레이션을 겪었고, 차량용 반도체 가격은 급등했고... 테슬라는 2021년 10월, 조용히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던 가격 페이지를 없앱니다. 


경쟁차인 포드 F-150 라이트닝의 가격이 대략 5만 달러, 리비안의 R1T가 7만4000달러부터 시작하는 상황에서 사이버트럭이 기존 가격보다 과연 얼마나 인상된 가격을 내놓을지 궁금해집니다. 아마도 사이버트럭의 가격은 테슬라가 가진 생산능력에 따라 달라질 거에요. 머스크는 "연내 25~50만대 인도가 가능하다"고 말했지만 글쎄요(기사).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사람보다는 로봇, 줄이고, 줄이고, 줄이고...

그렇다면 테슬라는 과연 어떻게 차를 만들까요. 몇 가지 공개된 내용을 기반으로 살펴볼게요.

 

일단 테슬라는, 자동화를 먼저 생각합니다. 완성차 업계는 신차 생산을 앞두고 라인 작업자가 제조 라인에서 생산과정을 점검한 뒤, 로봇을 투입 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요. 테슬라는 반대에요. 어떻게 자동화를 할지 고민한 뒤에 기계가 들어가기 어려운 곳에 사람을 투입합니다

 

또한 생산라인을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더 싸게 운영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해요. 이를 두고 뉴욕타임즈는 테슬라는 생산라인을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위한 실험실로 보고 있다고 표현합니다(기사).

 

물론 기존 완성차 업체 역시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높이고 가격을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을 끊임없이 하고 있어요. 평소에는 생산라인을 멈추기 어려운 만큼 라인을 개선하는 작업은 일반적으로 휴일에 진행 됩니다.

 

저는 인식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하는데요. 테슬라는 라인을 실험실로 보고 있는 반면, 기존의 완성차 업체들은 일종의 성역으로 간주합니다. 생산라인이 멈추거나, 잘못되면 생산을 못 하게 되고, 이는 큰 손해로 이어지니까요.

다이캐스팅을 설명할 수 있는 GIF 파일을 가져와 봤습니다. 주황색이 액체로 된 알루미늄이라고 보시면 돼요. 액체로 만든 알루미늄을 틀(금형)에 넣은 뒤 식혀서 원하는 형상을 만들어 냅니다. <사진=ChinaSavvy>


테슬라의 혁신, 기가캐스팅

기가캐스팅.’ 테슬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단어라 생각해요. 테슬라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2020년 도입한 기가캐스팅은 테슬라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방식을 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혀요.

 

다이캐스팅들어보셨나요? 쉽게 이야기해 주조에요. 만들고자 하는 형상을 본뜬 금형을 만들고, 여기에 뜨겁게 달궈 액체가 된 철, 알루미늄 등을 흘려보내요. 그 뒤 냉각시키면 원하는 형상을 얻을 수 있어요. 일반적으로 자동차 회사에서 엔진’이나 '프레임(외형)'을 만들 때 사용합니다. 제작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장점이 작용합니다. 생산속도를 빠르게 가져갈 수 있어요.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다이캐스팅 공법을 이용해 차량의 외형을 만들어요. 그런데 테슬라는 한발 더 나아갑니다. 집채만 한 다이캐스팅 설비를 설계한 뒤에(제작사는 테슬라가 아니에요) 차체를 큼지막하게 만들어요. 이렇게 하면 좋은 이유가 용접을 덜 해도 됩니다. 그만큼 차량 생산에 필요한 시간과 부품은 줄어요. 원가 절감+생산성 향상이죠. 테슬라에 따르면 모델Y에 이 공법을 적용, 약 40%에 달하는 원가 절감을 이뤘다고 해요(기사). 


물론 단점도 있어요. 차체를 크게 만들다 보니 작은 사고에도 차체 전체를 교체해야 할 수 있습니다. 다이캐스팅 공법에 필요한 금형 제작비도 상당히 '고가'에요. 정말 상상 이상의 가격입니다. 수십억, 아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백억 단위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테슬라는 수년째 새로운 모델을 내놓고 있지 않은데요, 2020년 기가캐스팅 공법 도입이 새로운 모델 도입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비싼 설비를 도입한 만큼 기존 모델을 더 오랫동안 생산할까요, 아니면 생산비용 절감을 이뤄내 다양한 모델 출시로 이어질까요. 

 

하여튼, 테슬라의 사고방식은 기존 완성차 업체와는 달라요.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냥 다릅니다. 어쨌든 테슬라의 생산성은 빠르게 올라가요. 2021년 기준, 캘리포니아에 있는 테슬라 공장은 일주일에 평균 8550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도요타(8427대), 포드 트럭 공장(5564대)을 뛰어넘어 북미 시장 1위를 차지합니다(기사). 

도서 이벤트 당첨자 발표!

지난주 진행한 신간 이벤트 당첨자를 발표할 시간이에요! AI 전문가 박해선 씨가 저술한 '챗GPT로 대화하는 기술'인데요(교보), 미라클레터의 취지에 맞게 가장 먼저 보내주신 5분과, 그리고 추첨을 통해 10분, 총 15분의 미라클러님께 도서를 보내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무려 700명이 넘는 미라클러님께서 신청을 해주셨어요! 감사합니다. 그럼 당첨자를 발표할게요!

먼저 가장 이른 시간에 보내주신 다섯 분이에요
박0훈, 최0영, David Choi, 프리버드, 붉노을푸른늑대님입니다! 

그리고 추첨을 통해 선발된 10분입니다. 
김0태, 이0백, 김0형, 형광펜, 정0원, 두곰, 신0지, 하0형, 김0호, 이0. 이름을 공개할 수 없는 만큼 남겨주신 e메일 주소로 당첨 소식을 전달해 드릴게요. "나인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시면 얼른 e메일을 확인해 주세요😃. 
맺음말

사이버트럭을 포함한 테슬라의 '혁신'에 대해서 짧게(?)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문제도 존재해요. 차량 제작에 있어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아직 '혁신'이 '완성도'를 압도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생각해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전기차의 인기가 많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어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설계와 개발, 생산에 있어서 '감'을 잡았을 때, 과연 테슬라는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 나갈까요.


이런 점에서 저는 사이버트럭의 출시 이후 시장의 반응이 무척 궁금합니다. 포드와 같은 기업이 이미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해 시장의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사이버트럭이 출시됐으니까요. 전기 픽업트럭 시장에서 테슬라는 일단 후발주자입니다. 


사이버트럭의 가격, 그리고 시승기 등이 나올때 쯤, 다시 한번 이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주도 이제 중반을 지납니다. 조금만 힘내세요!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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