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피프리미(국내 플라스틱 프리&제로웨이스트 활동가님들 플랫폼. 즐겨찾기 해두시길 강력히 권고드려봄)에서 미국의 비닐봉지 금지 현황에 대한 보고서 요약번역본을 읽고는 박수를 쳤습니다. 제도의 내용과 부작용과 효과가 딱 담겨 있었거든요. 이건 한국 도입이 너무나 절실하다 싶어 전 세계의 비닐봉지 금지법을 모아보자 싶었죠.   

우선 피프리미에서 번역한, '비닐봉지 금지는 통했다' 보고서(by Environment America Research, Policy Center Jenn Engstrom, CALPIRG Education Fund)를 조금 옮겨 보겠습니다. 무려 2024년 1월 나온 따끈한 보고서...! 미국에선 2007년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2014년까지 캘리포니아 주 전체가 비닐봉지 금지법을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엔 코네티컷, 델라웨어, 하와이, 메인, 뉴저지, 뉴욕, 오레곤, 버몬트, 워싱턴주가, 2024년 1월에는 콜로라도와 로드아일랜드도 비닐봉지 금지에 합류했죠. 총 12개 주의 인구는 미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넘어요.  

📌비닐봉지...이렇게 많이 쓴다고? 
미국인 1명이 쓰는 비닐봉지는 연평균 365개. 그리고 비닐봉지 1개의 평균 수명은 12분. 평균적으로 12분 편하려고 비닐봉지를 쓴단 거죠. 반면 버려진 비닐봉지는 수백 년 동안 환경을 오염시켜요.  
역시 미국인들,,,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의 수치를 찾아보니 1인당 연평균 460개(2017년 기준·그린피스)나 되네요?  

어떻게 금지했냐면, 예를 들어 제일 앞장선 캘리포니아는 슈퍼, 약국, 편의점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고 정 필요하면 10센트 이상의 종이봉투를 살 수 있도록 했어요. 일회용 비닐봉지가 아닌, '좀더 두꺼운 재사용 가능 비닐봉지'도 판매 가능하도록 했고요. 

캘리포니아에서 교훈을 얻은 후발주자들은 다행히 더 강력한 금지법을 적용했어요. 2022년 비닐봉지 금지법을 도입한 뉴저지는 비닐봉지뿐만 아니라 종이봉투, 더 두꺼운 플라스틱 봉지 배포도 한꺼번에 금지했어요. 덕분에 연간 약 55억1000만 개의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보고서의 결론은 '금지할 거면 제대로 해라!'예요. 일회용 비닐봉지는 금지했는데 정작 무료로 종이봉투나 다회용 비닐을 제공하면 안 된단 것. 사실 지구용사님들 사고방식으로는 "일회용 봉투가 금지니까 장바구니를 챙겨 다니면 되겠다!"인데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이, 그럼 100원 주고 종이(비닐)봉투 사야겠네..."인가봐요. 그래도 이런 제도는 여전히 필요해요. 비닐봉지 금지법 덕분에 미국 전체로는 연간 약 60억 개의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대요. 보고서 원문 링크도 덧붙여요.   

미국 바깥도 한번 볼게요. 우선 뉴질랜드는 2019년 마트에서의 비닐 '쇼핑백' 사용을 금지했고 작년에는 과일, 야채를 담는 비닐봉지(매대 옆에 두루마리로 걸려 있는 그것)도 금지했어요. 다만 비닐봉지 대신 종이봉투는 허용...
말레이시아는 2025년까지 '모든 사업장'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할 예정. 그동안 비닐봉지 유료화 등 단계적 변화를 추구해오다가 마침내 금지를 앞두게 된 거죠.  

이밖에 유럽연합(EU)은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와 묶어서 비닐봉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호주나 캐나다도 비닐봉지 금지국이에요. 중국도 비닐봉지 금지에 가세. 종이봉투나 유료 비닐봉지를 남겨둔 곳들이 많긴 하지만 단번에 바뀔 수는 없으니까요. 오로지 개인용·다회용 장바구니만 허용되는 날까지 느리게나마 바뀔 거라고 생각해요. 

2023년 기준 비닐봉지를 전부 혹은 부분적으로 금지한 국가는 총 100개국이 넘어요. 덕분에 아일랜드와 덴마크에서는 비닐봉지 사용이 각각 90%, 66% 줄었고 벨기에, 홍콩, 영국, 포르투갈에서도 감소폭이 74~90%를 기록. 중국도 50% 줄었대요. 분명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예요.  

마지막으로 비닐봉지의 탄소배출량(출처 : CO₂ Everything) 남기고 갈게요. 맨 위는 아주 오래 재사용이 가능한 튼튼한 플라스틱 가방, 두번째는 보통의 플라스틱 가방, 세번째는 종이봉투, 네번째가 일회용 비닐봉지예요. 숫자는 탄소배출량 계산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비닐·플라스틱의 경우 미세플라스틱 또는 재활용 이슈가 있단 점을 감안해야 한단 점 참고. 어쨌거나 중요한 사실은 일회용 비닐봉지의 탄소배출량 1.58㎏CO₂e은 차로 8km를 달리는 것과 같은 배출량이란 점...! 종이봉투도 결코 친환경이 아니란 점! 꼭 기억해 주세요. 

❓성장...계속해야 돼? 
20세기는 폭발적인 경제성장의 시대였고 지금도 성장은 중요한 가치로 받아들여지는데요. 이렇게나 성장해서 누군가는 남아도는 식량과 물자를 버리는데, 또 다른 누군가는 굶어죽는 상황이 참 이상하죠. 경제적으로나 지구를 위해서나 고민이 필요한 시점. 공감되는 분이라면 환경운동연합이 준비한 '탈성장과 환경운동' 포럼에 관심 있으실 듯! 2월 26일이고 유튜브로도 중계해요. 

☀️탄소 더 배출하면 여름철 사망자 1.8배 증가
지금보다 탄소배출량이 늘어나면 21세기 말, 서울의 여름철 사망자가 1.8배 증가할 전망이래요. 1997~2022년 평균 사망자 수가 8706명이었으니까 1.8배 늘어나면 1만6000명 가까이 사망한다는 이야기.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되지 않도록 더 힘내야겠어요. 

🐺동물자유연대 3월 봉사단 모집 
이제 날씨도 슬슬 따뜻해질텐데 동물자유연대 온센터 보호 동물 만나러 가요. 3월 한달간 주 1회, 총 4회 이상 참여하면 되고 봉사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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