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는 사귀는 내내 항상 나를 챙겨 주었어. 혼자 사는 나를 위해 집에서 챙겨온 과일을 쇼핑백에 한가득 담아 주기도 했고,
퇴근길에 K의 작업실에 들르면 항상 파스타를 만들어줬어.
누군가에게 챙김 받는 건 참 행복한 것 같다고 느꼈지😍 K는 나보다 훨씬 어른스러웠어
방송작가였던 나는 글쓰기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아서 걱정이 많았어. 선배들의
글을 보면서 ‘나는 언제 저렇게 쓸 수 있을까?’ 고민했지. 그럴 때마다 K는 내 나이대에만 쓸 수 있는 글이 있다며, 지금은 그저 글 쓰는 것에 집중하라며 다독여줬어. 나보다 나이도
4살 많았기에, 그땐 참 어른스럽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K는 연락하는 면에 있어서 좀 특별했어. 보통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연락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잖아? 좀처럼 연락이 안 되면 걱정하고. K는 연락을 자주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아침, 저녁에만 연락했어. 물론 용건이 있을 때는
연락하기도 했지만. 처음에는 그런 K가 수상하다고 생각했지만, K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나는 K를 이해하려고 한 것 같아. K의 첫 전시회를 준비하던 날
내 인생에 가장 특별했던 날이었어. 그땐 K가 사진작가로서 첫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었어. 며칠 동안 지방에 출사를
가며 찍은 사진을 출력해 K의 작업실 한쪽 벽면에 걸어 두었는데, K는
사진을 보고 느낀 점을 말해달라고 했어. 솔직히 내가 사진에 대해서 뭘 알겠어. 나는 ‘이 그림은 몽환적이다’, ‘예쁘다’ 정도로만 말했었어. 그때 내 눈에 확 들어오는 사진 하나🌿
푸르른 숲에 나뭇잎이 바람에 서로 부딪히며 떨어지는데, 포개져 있는
모습이 마치 하트 같았어. 나는 그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 K가
열심히 찍은 사진을 보며, 내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 이후 K는 전시회를 준비하느라 바빴고, 나는 일을 하느라 바빴지. 서로에게 너무 편안함을 느끼던 중 사소한
말다툼을 했었어. 연인이 싸우는 거, 별거 아니잖아? 그런데 K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었나 봐. 출사를 간다는 말만 남기고, 더 이상 연락이 없었어. 남녀가 헤어질 때 최악의 방법은 바로 잠수인 것 같아 사람을 정말 미치게 만들거든👿 혹시 무슨 일이 있나? 내가 말실수를 했나? 혼자 전전긍긍하다가 울다가 체념하다가. 그러면서 서서히 마음을 정리하게 됐던 것 같아. K는 회피형이었어. 예전에도 며칠 동안 잠수를 타서 전 여친이 맘고생을 했다고 말했을 때 눈치챘어야 했는데. K와 내 주변의 연결고리는 거의 없었고, K는 SNS도 안 했기에 어디에서 뭘 하고 사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어. 지금
생각해 보면 K랑 내가 정말 연애를 한 건가? 싶기도 해. K가 다른 여자가 생겼을 수도 있던 거니까. 그렇게 내 연애는 끝이
났어. 💬 Comment 그럼에도 찐하게 사랑했었다 🙊 Behind Story
K의 첫 전시회가 열리던 날. 기사를
봤어. 내가 말한 하트 나뭇잎 사진이 메인에 걸렸더라. K가
나를 생각하며 올린 사진은 절대 아닐 테지만, 마음이 몽글몽글했어. 그리고
이젠 K를 정리하자고 마음먹었어. K가 준 책과 선물들을
다 버렸지. 아름답고 씁쓸했던 추억을 잘 묻어두기로 했어😐 오늘의 시크릿레터는 여기까지 💌 우리는 살아오면서 수많은 이성을 만나.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말하기 힘든 흑역사를 남기기도 해. 썸과 연애도 하나의 인간관계인 것 같아. 매주 목요일 밤 10시, 시크릿레터를 통해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고 싶어😊 오늘의 시크릿레터는 어땠나요? 좋았어요! 🤗ㅣ 음, 잘 모르겠어요 🥺 Copyright 2021 Contents Lab_Nudge All rights reserved.
수신거부 Unsubscrib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