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레터의 A/S
지난 호 "노동시간, 젠더를 빼고 말할 수 있다고?"의 독자의견에 대해 답변을 드립니다.
"성격차 지수의 인용은 편향적이다"
독자 피드백 중에서 “성격차지수(GGI: Gender Gap Index) 인용”에 대해 한국의 성불평등을 과장하려는 잘못된 인용이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현재 국제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대표적인 젠더 관련 지수는 성불평등지수(GII: Gender Inequality Index, 유엔개발계획), 성개발지수(GDI: Gender-related Development Index, 유엔개발계획), 성격차지수(GGI: Gender Gap Index, 세계경제포럼)가 있고 우리나라는 성불평등지수(2022년 기준 191개국 15위) 이외 성개발지수(2022년 기준 191개국 106위)와 성격차지수(2022년 기준 146개국 99위)에서 낮은 순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젠더관련 지수들과 특징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산출방식에 있습니다. 성불평등지수(GII)는 일부지표는 절대 값을 측정하고 일부지표는 성비로 측정하는 한편, 성개발지수(GDI)와 성격차지수(GGI)는 각 지표별 남녀 격차(Gap)만을 평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성불평등지수(GII)는 수치의 절대 값으로 반영되는 생식건강부문(모성사망률, 청소년출산율)이 타 국가보다 월등히 높아서 우리나라의 성불평등지수(GII) 순위가 우수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편 성개발지수(GDI)는 우리나라의 남녀 소득수준 격차가 크게 나타남에 따라, 성격차지수(GGI)는 경제참여 및 기회영역, 정치적 권한 영역 등의 낮은 평가가 낮은 순위의 주요한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러 젠더 관련 지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격차지수(GGI)를 인용한 것은 다른 지표에 비하여 관리직, 전문직 성비, 유사노동 임금성비, 소득 등 노동관련 지표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지표만으로 모든 성별불평등을 포괄하여 평가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각 젠더관련지수의 정의와 지표구성 등은 다음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성인지통계 시스템 (kwdi.re.kr)
각 지표들의 한계가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이유
지수가 제도개선의 성과를 반영하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오이레터 본문에서 언급했던 OECD회원국의 노동시간지표를 들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2021년 기준 연간 1,915시간으로 여전히 장시간노동국가이지만 지난 10년 간의 감소폭은 OECD회원국 평균에 비하여 매우 큽니다. 2011년 한국의 근로시간은 2,135시간으로 OECD회원국 중 1위였고, 전체 노동시간이 221시간, 2011년에 비하여 10.3%가 감소했습니다. 여기에는 정책적 변화의 효과가 녹아있는데, 2018년 이후 주 52시간제가 도입되고 유연근무제가 시행되면서 2017년 2,069시간에서 2019년 1,967시간으로 감소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OECD 노동시간 지표에서도 단축이 긍정적인 효과만을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초단시간일자리가 대거 늘어난 상황에서 연간노동시간의 단축이 어디에서, 어떻게 줄어든 것인지, 그 의미를 잘 해석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오이레터를 통해 앞으로 성인지적이고 건강한 일터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걱정되는 바가 많습니다만 이번 호처럼 다양하고 의미있는 피드백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글쓴이: 정지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여성노동건강권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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