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은 전쟁이 아니야"

‘정전 70년’이라는 이름으로 6월과 7월의 습하고 뜨거운 날씨를 견디며 많은 사람들과 전쟁을 기억하고 돌아보았습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활동가, 연구자, 참전군인까지, 때로는 한국전쟁을, 때로는 베트남전쟁을 만났습니다. 전쟁이 멈추거나 끝난 시점으로 보면 70년에서 50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그것은 여전히 생생한 기억들입니다.
전쟁을 발발일로 기억하는 한국, 어른들이 ‘6.25사변’이라 부르던 그 전쟁은 우리에겐 ‘6.25전쟁’ 혹은 ‘한국전쟁’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전쟁 당사국인 미국은 우리처럼 ‘Korean War’, 중국은 ‘항미원조전쟁’, 북한은 ‘조국전쟁해방승리기념일’로 부르며 발발일인 6.25가 아니라 정전협정이 조인된 7.27을 기념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날입니다. 올해 북한은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을 초대해 ‘전승절’을 성대하게 치른다고 합니다. 러시아 국방장관과 중국 국회 부의장급에 해당하는 인사와 군사 대표단을 대규모로 초청해 북중러가 한자리에 모이는 모양새입니다.
‘베트남전쟁’을 부르는 이름도 다양합니다. 전쟁에 연루된 미국, 한국, 일본, 중국은 ‘베트남전쟁’이라 부르고, 한국은 ‘월남전’이라고도 부릅니다. 베트남과 북한은 ‘구국항미전쟁’, 태국은 ‘인도차이나전쟁’이라고 부릅니다. 이처럼 전쟁을 어떻게 명명하는가는 그 사회가 전쟁을 어떻게 인식하고 바라보는가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을 만나며 베트남전쟁을 봅니다. 전쟁기념관은 이 두 전쟁을 ‘도움’이란 단어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도움을 받은 전쟁’, 또 하나는 ‘도움을 준 전쟁’으로 말입니다. 이것은 말의 오염이자 언어도단입니다. 다른 듯 같은 이 전쟁을 만나며 반복되는 야만을 멈출 수는 없을까 곰곰 생각해봅니다.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전쟁의 여러 당사자가 빠진 나라 이름이 전쟁의 이름이 되어선 안된다는 것입니다. ‘한국’도 ‘베트남’도 전쟁이 아닙니다. 지구별을 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코리아를 말할 때 더 이상 ‘남’과 ‘북’을 부연하지 않아도 되길. 종전 70년에 평화로 걸으며 생각해봅니다.
1. ‘국가에 동원된 월남전 참전군인의 삶에 대한 연구_부제: 월남으로 간 동창생들’ 프로젝트 결과를 담은 책 <월남으로 간 동창생들> 발간

<월남으로 간 동창생들> 책이 나왔습니다!

지난 2월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발표회 자리를 갖고 보다 많은 이들이 우리가 만난 동창생들을 만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단행본을 발간하였습니다. 책은 연구의 배경과 취지를 설명한 도입부, 월남전의 기억을 찾아 나선 시간 여행기로서의 연구일지, 학교와 마을·지역공동체의 전쟁 기억, 그리고 월남으로 간 동창생들의 이야기와 그 속에서 길어 올린 개인, 국가, 사회적 기억 속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평화교육

2. 정전 70년 평화의 길을 걷다: 서울 중부지역 초중고 대상 평화탐방 프로그램 '중부 걸리버 탐험대' 운영

아카이브평화기억은 정전 70년이 되는 올해 서울시 중부교육청, 용산 마을교육연구회와 함께 용산지역에 남아있는 군대와 철도, 전쟁과 평화의 흔적을 찾아 2023년 6월 27일부터 7월 7일까지 서울지역 8개 초중고등학생 422명을 대상으로 평화탐방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일명 '중부 걸리버(걸어서 만나는 우리동네 유니버스) 탐험대' 라 이름붙인 이 프로그램은 '전쟁기념관' '미군부대 개방부지' '용산역사박물관' '경의선숲길' 등 용산에 남아있는 역사의 흔적을 따라 지역 연계 평화교육 탐방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용산을 걸으며 '전쟁'과 '평화', '분단'과 '이산'에 대해 생각해보고 한국전쟁을 비롯해 우리 사회가 겪은 폭력의 역사를 마주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3. 정전 70년, 평화로 걷는 용산

: 8월 19일 '용산역에서 삼각지까지' 탐방에 함께해요

정전 70년이 되는 올해 아카이브평화기억은 우리가 자리한 이곳 용산에서 평화를 이야기하고자 용산마을교육연구회와 평화탐방프로그램을 기획 제안하였습니다. 올해 초부터 용산지역 탐방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기획회의와 답사과정을 거쳐 총 5회의 답사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궁극적으로 '평화와 인권의 눈으로 만나는 베트남전쟁' 필드워크인 전쟁기념관 해외파병실 탐방을 포함하여 지속가능한 평화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려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4.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시민참여형 참전군인 구술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6월 15일(1차), 7월 17일(2차)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팀별로 나누어 총 10여 명의 참전군인과 가족을 만납니다. 향후 모임은 각자 활동에 대한 발표 세미나로 진행하며, 오는 10월 28일에 공론장을 마련해 종합 발표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입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참전군인을 만나러 갑니다!' 모임 현장을 만나보세요!

5. 전쟁을 끝내고, 지금 평화로 '한반도 평화행동'

지난 토요일(7월 22일), 아카이브평화기억 활동가와 이사가 함께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대회>에 다녀왔습니다. 평화대회는 한반도에 전쟁이 멈춘 1953년 7월 27일정전일을 맞아 ‘전쟁 위기를 넘어, 적대를 멈추고 지금, 평화로!’라는 슬로건 아래 열렸어요. 폭우가 쏟아지는 날씨였지만 많은 이들이 함께하였고 더불어 평화를 나누는 반갑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평화를 상상하는 이야기장에 더욱 다양한 존재의 삶이 발화되길 기대하며 짧게 사진으로 소식 전합니다. 더불어 '정전 70년 한반도 전쟁 반대 평화 실현' 서명운동에도 함께해주세요.

6. 나의 할아버지를 이야기하다 : 다큐멘터리 <당신의 해방> '2023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이틴즈 부문 선정작' _ 노랭(박혜진)

'할아버지는 인터뷰 내내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것이 얼마나 힘든 경험이었는지 줄줄이 이야기했지만 결국에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을 마무리 짓곤 했다. 포 쏘는 소리로 귀가 찢어질 것 같이 아팠던 순간도 돌아보면 할아버지의 괜찮은 경험이 되어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참전의 결말을 긍정하지 않는, 해방되고 싶다는 바람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졸업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당신의 해방>이라는 제목으로 다큐를 만들었다. 하지만 여기서의 ‘당신’은 온전히 할아버지, 김시호를 칭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전쟁 중인 할아버지의 현재 삶을 들여다 보며, 폭력의 구조를 접한 당신과 나의 해방이 연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만들었다.'

7. 짧은 평화 😎

1) 지난 6월 1일 다음세대재단 중간워크숍이 유진인재개발원에서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다양한 인권 활동의 현장을 만나고 아카이브평화기억이 추진하는 ‘평화와 인권의 눈으로 만나는 베트남전쟁’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2) 지난 6월 29일 아카이브평화기억 2차 이사회가 온라인 줌으로 열렸습니다. 2023년 상반기 사업보고와 하반기 사업계획을 주요 안건으로 논의하고 정관 검토와 운영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3) 아카이브평화기억x피스모모 청년, 청소년 활동가들이 머리를 모아 평화워크숍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전쟁에 연루된 다양한 존재의 서사를 들여다보고, 서로 다른 전쟁이 지금-여기의 나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드러내는 활동을 구상하고 있어요. 복합적인 폭력의 구조를 마주하는 ‘나’의 마음을 인정하며 전쟁 역사를 평화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해 보아요. 9월에 열릴 평화 워크숍! 기대해 주세요.

아카이브평화기억과 함께 전쟁기념관을 평화로 읽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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