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이슈에 반응하는 주식시장

2019. 9. 9ㅣ구독하기ㅣ지난 레터ㅣ웹에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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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레터 줄거리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이슈로 정치권이 바쁘게 돌아가는 동안, 증권시장에서는 어떤 움직임이 있을까요? / by 효라클
우리나라가 마이너스 물가 상승률을 찍었다고 난리인데요, 무슨 일인지 짚어드립니다. / by 정인

투데이슈

조국 이슈로

들썩이는 '그 회사'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총선까지는 아직 한참 남아있는 지금, 벌써부터 정치 테마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몇몇 기업에 영향을 주고 있거든요.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지난주 금요일(6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딸의 입시와 관련된 논란으로 후보자 자격에 대해 말이 많던 상황이었는데요. 청문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큰 이슈 없이 무난하게 마무리됐습니다.

청문회 당일까지 조국 후보자의 이슈에 따라 함께 움직인 주식이 있습니다. 이렇게 정치 뉴스에 따라 크게 움직이는 주식 종목을 정치 테마주라고 부르죠.

그래서 님이 알아야 할 것

조국과 관련된 정치 테마주로는 화천기계가 있습니다. 화천기계는 공작기계를 생산·판매하는 기업인데요. 조국과 관련 없어 보이는 이 회사가 조국의 정치 테마주로 언급되는 이유. 조국의 법대 동문 때문입니다. 화천기계에서 상근 감사로 재직 중인 남광 감사가 조국과 미국 버클리 법대 동문이거든요.

화천기계의 주가는 조국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아질 때 같이 상승합니다. 조국이 법무부장관이 되면, 차기 대선 주자로 급부상할 거라는 기대감에 오르는 거예요. 실제로 8월 22일 2,930원이었던 화천기계는 9월 6일 5,540원을 기록했어요. 2주만에 약 2배가 오른 거죠.

화천기계와 반대로 움직이는 정치 테마주도 있습니다. 조국의 딸과 관련된 입시 논란이 있었을 때, 즉 조국 후보자의 법무부장관 임명 여부에 위기가 왔을 때 주가가 오른 기업이죠. 바로 홍정욱 테마주로 언급되는 고려산업입니다.

조국과 관련된 논란이 불거졌을 때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이 차기 대권주자로 부각된다는 논리예요. 다소 뜬금없이 느껴지지만 실제로 시장의 반응은 그랬어요.

이제 곧 청와대에서 조국의 법무부장관 임명 여부가 결정되는데요. 결과에 따라 조국과 홍정욱 관련주가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본 정보는 개별종목에 대한 매수 추천이 아니며 이를 근거로 행해진 거래에 대해 책임지지 않습니다.

💬 효라클's comment

추석을 얼마 앞두지 않은 지금, 한산해야 할 정치테마주가 조국 사태 때문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특이하게 조국 관련주도 오르고, 조국의 대체 인물로 거론되는 인물인 홍정욱 관련주도 함께 오르는 양상이에요. 이 밖에 유시민이나 이낙연 관련주도 마찬가지로 상승 중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기 전에 조국이라는 특수한 이슈로 인해 다소 뜬금없이 과열되는 모양새인데요, 정확한 방향성은 청와대의 법무부장관 임명 여부가 결정되고 추석이 지난 다음에야 뚜렷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불확실한 상황에서 모험을 하기보다는 방향성이 정해질 때까지 상황을 주시하면서 각 관련주들이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움직이는지를 잘 관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아직 선거는 많이 남았고, 아무리 좋은 일이 있다 한들 계속 오르기만 하는 법은 없기 때문에 조급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난주 나라경제, 걱정은 이렇게!

우리나라 디플레이션,

진짜 오는 거야?

이번 주 님이 알아야 할 경제 이야기입니다.

소비자물가가 낮게 유지되니까 당분간 장 볼 때 충격받을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좀 힘들어집니다. (실제로 이마트가 적자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디플레이션은 아니지만 디플레이션 신호이긴 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통계청이 2019년 8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했는데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몇십 년간 항상 오름세였던 물가가 지난달에 처음으로 싸졌다는 거예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신입사원 초봉도 등록금도 구멍가게 과잣값도 20년 전에 비하면 많이 올랐을 거예요. 왜 물가가 계속 오르냐고요? 한국 경제가 꾸준히 성장해왔거든요.

좀 더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경제 성장은 이런 거예요.

일단 회사의 물건이 잘 팔립니다.
그럼 물건을 더 많이 만들어서 많이 팔아야겠죠.
회사는 돈을 벌고, 직원들 월급도 늘어납니다.
사장님은 앞으로 직원 월급을 더 많이 줘야 하니까, 잘 팔리는 물건 가격을 좀 올려서 이익을 더 많이 남기려고 합니다.
모두들 월급을 조금씩 더 많이 받으니까 물건값이 좀 올라도 별생각 없이 슝슝 구매를 해요.
그렇게 물건이 잘 팔리니까 월급이 또 오릅니다.
그럼 사장님은 그 월급을 주려고 물건값을 또 올려 팔아요.

이게 인플레이션입니다. 뭐든 적당하면 즐겁습니다.

이런 순환과정을 몇 번 거치고 나면 경제규모(GDP)가 커집니다. 그러니까, 상품도 더 많이 만들고 값도 올랐으니 상품 개수 x 상품 가격, 그니까 총 매출액이 훨씬 늘어났겠죠? 이게 바로 경제성장입니다. 그러니 물가가 오르지 않는 경제성장은 없어요.

물론 물가가 너무 오르면 힘들죠. 현실에서는 모든 물건이 잘 팔리는 게 아니니까요. 보통 잘 팔리는 물건만 잘 팔리고 안 팔리는 물건은 안 팔리잖아요?

잘 안 팔리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잘 팔리는 물건을 사려고 하면, 내 월급은 안 오르는데 물가만 오른다고 느끼게 돼요. 이제까지 사는 게 팍팍하다고 하면 대충 그런 뜻이었어요.

그런데 국가가 발표한 물가 성장률이 0%다? 실질적으로 마이너스다? 이건, 과장 좀 섞어서 물건 잘 팔리는 회사가 1도 없다는 뜻이에요. 전반적인 경기침체죠. 바로 디플레이션입니다 😥

물건이 안 팔리니까(수요가 부진하니까)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공급이 남아돌아 물건값이 떨어집니다. 돈의 가치가 올라가는 거예요. 예전엔 100원 주고 샀던 파전을 이제는 50원으로 살 수 있습니다. 예전이랑 똑같이 100원을 내면 막걸리도 한 병 추가 가능합니다.

물가가 떨어져서 좋을 때는 이럴 때입니다.

우리 회사와 관련된 산업 경기가 좋아져서 내 월급은 오르는데
다른 산업은 경기가 적당히 안 좋아서 물건값이 떨어지고
오른 내 월급으로 값 떨어진 물건을 살 때

이때만 좋은 거예요. 근데 이건 이상적인 시나리오고요. 현실에서는 다릅니다. 파전이 100원에서 50원으로 떨어질 정도면 내가 잘리거나 회사가 망하거든요.

운 좋게 나도 안 잘리고 회사도 안 망한다면? 물가가 떨어진다고 회사가 월급을 깎진 않아요(동결은 시켜도). 대신 다른 방법을 활용해야 합니다. 매출이 줄어드는데 월급을 못 깎으니 총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정리해고를 하는 거죠. 신입사원은 안 뽑고요.

디플레이션형 불황입니다. 일본이 지난 20년간 지긋지긋하게 겪어온 형태의 불황이에요.

(오해 방지: 현행법상 사장 마음대로 월급을 멋대로 늘렸다 줄였다 하면 곤란합니다.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이야기예요. 그런데 ‘기업이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월급도 깎고 정리해고도 하자!’는 얘기 많이 들어보셨죠? 네, 바로 노!동!유!연!성! 문제입니다. 노동유연성에 대해서도 언젠가 알려드릴 기회가 있겠죠? 그때 뵈어요 😉

디플레이션 신호가 나온 이유

지난달 한 달 물가 성장률이 쪼~금 마이너스가 됐다고 디플레이션이라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언론보도제목도 ‘디플레이션이 올까 봐 무서워~’지, ‘디플레이션이다아아~!’가 아녜요. 낚이면 안 됩니다.

지난달엔 물가가 떨어질 만했어요. 사람들이 소비를 확 줄였으니까요. 일본산 불매운동도 했지,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본격적으로 개시했지, 국제 유가는 떨어졌지. 정부는 이런 위험요인들이 사라지면 금세 회복할 물가라고 하는군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제일 위험한 건 지난달에 벌어진 경제 이슈의 영향이 오래 지속되다 못해 아예 굳어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님이 알아야 할 것

※ 디플레이션이 온 게 아니라 디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진 거니까, ‘확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할게요.

시장에 미치는 영향

안 팔리고 안 사서 전반적인 경제 위축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이를테면 이마트 적자 사태가 나타내듯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 파는 곳은 매출이 줄어듭니다.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집이나 자동차처럼 커다란 자산의 가격도 하락할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돈의 가치가 떨어져서 돈의 값인 이자, 그러니까 금리도 떨어질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은행에서 대출받거나 예적금 할 때 주고받는 시장금리요.
정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습니다. 시장금리보다 얼른 더 빨리 내려야, 회사나 사람들이 대출도 받고, 대출받은 돈으로 설비나 물건도 사고, 빚 상환 부담도 줄어들어서 경기가 덜 가라앉거든요.

개인에 미치는 영향

금리도 떨어지고 기준금리도 떨어지지만 빚 갚기는 더 버거워질 수 있습니다. 부동산이나 주식 등을 가지고 있다면 그 자산 가격이 금리 하락 비율보다 더 큰 비율로 떨어질 수 있거든요.
7천만 원을 대출받아서 1억 원에 산 집이 있다고 해봅시다. 집 가격이 1억 원에서 6천만 원으로 떨어진다고 내가 받은 빚 7천만 원이 줄어들지는 않으니까요.
매출이 줄어들어 회사 사정이 어려워질 거예요. 만약 회사가 대출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면 금리가 떨어지니까 재무부는 좀 신날지도…
회사들이 긴축 경영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있는 사람도 자르는 판에 이직하기는 더 어려워질 거예요… 내 한 몸 갈 데 없겠냐만은, 이놈의 회사 확 때려치고 싶어도 한동안 참으심이 가할 줄로 아뢰오.
자주 다니던 집 근처 마트가 눈물의 할인 판매를 진행하다가 망해버리는 우울한 사태를 목격하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각종 생필품 가격이 최소한 오르지는 않습니다.

💬 정인's comment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각종 금리…. 경제학원론에서는 이 개념들에 대해 정말 깔끔하게 설명해 줍니다. 근데 이런 건 원리를 이해시키려고 엄청나게 단순하게 만든 샘플이에요.

현실에서는 교과서와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고, 교과서의 각각 다른 부분에 나오는 사건 두 개가 동시에 일어나면서 모순된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고, 엄청나게 복잡합니다.

우리는 경제학 공부를 할 게 아니라 경제 현상을 이해하려는 게 목적이잖아요? 내 월급도 물가도 꾸준히 조금씩 올라야 좋고, 둘 중 하나만 올라야 한다면 그건 바로 월급이라는 사실만 잡고 갑시다 💰(부질없는 바람)

🖌 오늘 머니레터를 작성한 사람

효라클: 10년 동안 대기업에서 일하다가 나와서 주식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트리니티와 모피어스가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들이 한국 증시에 대해 올바르게 볼 수 있도록 안내해 드리려고 합니다. 더 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블로그 또는 카페를 참고해보세요.

정인: 업무상 하루 종일 전국의 모든 경제뉴스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마침 어피티에서 자유롭게 썰을 풀 수 있게 되어 무진장 기쁩니다. 지난주, 경제·종합 뉴스에서 가장 크고 어렵고 모르면 안 되는 이슈를 하나 골라 썰 풀어 드리겠습니다. 읽다 보면 어느새 세상에서 돈 돌아가는 이야기에 바삭해져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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