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열리는 데이비드 호퍼 전시 사전예매를 시작했어. 4/20(목)부터 8/20(토)까지 약 4개월간 진행되는데 지금은 6월까지만 예매 가능해. 문제는 그 짧은 시간 안에 6월까지 거의 모든 회차가 매진되었다는거야. 6월 중 4~6시 사이엔 간혹 빈 티켓이 있으니 혹시 관람을 원한다면 빠르게 차지하기를 바랄게. 나는 걷기 좋은 5월 티켓을 구했어.(자랑 맞아😂) 1달 반이나 남았지만 가까운 미래에 기대되는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인 것 같아.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가볍게 볼 수 있는 시리즈를 추천해주려 해. 디즈니플러스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야. 제목이 조금 귀여운 편이지? 원제는 [Only Murders in the Building]으로 훨씬 더 소재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어. 뉴욕의 한 고급 아파트 ‘아코니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진실을 아파트 입주자인 찰스, 올리버, 메이블 3명이 의기투합해서 밝혀내는 코믹 추리물이야.


과거 유명 수사물 드라마의 형사 역할로 인기를 얻었지만 이제는 한물 간 배우 찰스, 역시 굵직한 연극들을 연출하며 유명세를 얻었지만 연이은 실패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는 올리버, 이모가 살던 아코니아에 놀러와 친해졌던 친구들의 의문스러운 죽음 때문에 현재까지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메이블까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세 사람은 우연히 같은 인기 추리 팟캐스트 애청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안면을 트게 돼. 그런데 아코니아에 살고 있던 젊은 청년 팀 코노가 자살하는 일이 벌어지고, 그날 낮 팀 코노와 같은 엘리베이터에 탔던 세 사람은 이를 단순한 자살 사건이 아니라 살인 사건이라 의심하며 어설픈 탐정단으로서 활동을 시작해. 그 과정은 모두 이들의 팟캐스트 ‘Only Murders in the Building'에 담기고 말이야.

어떤 이유든 과거에 머물러있는 세 사람의 새 모험은 다소 어설프지만 그들이 멈춰있던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돼. 그래서 이미 경찰이 자살로 결론 내린 사건에서 어떻게든 살인의 흔적을 찾아보려 하는 그들의 집요함은 그저 추리 팟캐스트 과몰입러들의 상상일지, 아니면 아무도 발견하지 못한 증거를 정말로 찾아낸 것인지 의심스러워 질 때가 있어. 그러한 의심까지 포함하여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보여주는 이 드라마는 수사물을 표방하면서도 유쾌한 톤앤매너를 유지한다는 점이 아주 큰 장점이야.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티키타카와 그로부터 생겨나는 극적 재미, 그리고 수사물 본연의 이야기에 집중한 적당한 긴장감과 호기심 유발 등이 적당한 비율로 잘 섞여 있어. 얽히고 섥힌 인물의 과거사가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것도 극의 긴장감을 끌어가는 한 축이기도 해.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티격태격하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은 전혀 프로페셔널하지 않은데, 그럼에도 누구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정보를 깊게 파고들며 수사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 것이 이 드라마의 묘미야. 나는 언제나 사랑스러운 루저들의 우당탕탕 성공담을 좋아하거든.


원제에서도 알 수 있듯 흥미로운 점은 고급 아파트 단지 안에 범인이 있다는 거야. 부유하고 명망있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 곳에서 과연 누가 비밀스러운 살인을 저질렀을까? 팟캐스트가 우연히 방송을 타며 유명해지자 아파트 관리소는 명예 실추로 이들을 내쫓으려 하고, 점점 세 사람은 목숨의 위협을 받는 일까지 생겨. 한 아파트 안이라는 폐쇄성과 잠재적 용의자들인 아파트 거주민들과의 관계성이 만나 찰스, 올리버, 메이블과 함께 미로의 끝을 찾는 듯한 기분이 들거야. 코미디와 수사물이라는 두 가지 장르의 재미를 끝까지 놓지 않고 끌고가는 흔치 않은 드라마야. 난 아직 시즌1밖에 보지 못했는데 그중 청각장애인의 시각으로 그려 의도적으로 음성 대사를 배제시킨 7화의 연출은 감탄스러웠어. 모두 30분 내외의 러닝타임이니 금방 볼 수 있을거야!

소소한 관람포인트1. 시즌3 출연진

시즌3에는 메릴 스트립과 폴 러드가 출연하는 것으로 밝혀져 팬들의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어. 아코니아는 고급 아파트라는 설정이라 시즌1에서 스팅은 본인 역으로 등장하기도 했거든. 두 사람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궁금해.
소소한 관람포인트2. 아코니아의 실제 모델
아코니아는 뉴욕 어퍼 웨스드 사이드에 위치하고 1908년에 지어진 ‘‘벨 노드’라는 건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 외부는 벨 노드에서 촬영하고, 내부는 모두 세트장이었다고! 

소소한 관람포인트3. 미니 더 불독

극중 올리버의 반려견으로 나오는 불독 위니는 미니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 유기견 출신이라는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지금은 불독 스타로서 활동중이래. 미니 관점에서 쓰여진 너무 귀여운 인터뷰가 있어 공유할게.
레이지 카우 소사이어티
contact@lazycowsociety.com
서울특별시 성북구 보국문로8길 42 정릉포레스트 302호 070-7954-3644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