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7일  (No. 541)
혁신과 성과, 둘다 잡겠다고요?


“우리는 이번 분기 목표를 120% 달성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안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리더가 이런 식으로 ‘성과’와 ‘학습(혁신)’을 동시에 강조하는 목표를 자주 들었을 겁니다. 눈앞의 성과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겠죠. 언뜻 들으면 아주 타당한 말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팀의 혼란과 비효율을 초래한다는 것을, 그리고 궁극적으로 아무것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을 아십니까?


최근에 북미의 한 대형 모기지 회사의 109개 팀을 대상으로 현장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연구의 핵심은 팀이 '성과 지향성'(Performance Orientation)과 '학습 지향성'(Learning Orientation) 중 어떤 것에 더 중점을 두는지에 따라 팀의 목적의식과 전체적인 성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는 것이었죠.


놀랍게도, 성과와 학습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극대화하려고 노력한 팀들이 가장 비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하고 다른 하나는 부차적인 것으로 둔 팀들이 업무에 대한 더 강한 의미를 느끼고, 궁극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바로 '혼란(Ambiguity)' 때문입니다. 두 가지 상반된 목표를 동시에 강조하면, 팀원들은 '지금 우리가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라고 혼란스러워 하겠죠. 이 연구에 참여한 팀들 중에 혁신적인 기술 솔루션을 개발하라는 목표를 부여받은 IT팀이 있었는데요, 팀 리더는 “경계를 허물고 자유롭게 실험하라”며 학습과 혁신을 독려했지만, 실제로 이 팀의 성과는 시스템 안정성과 신속한 문제 해결에 관련된 지표로 평가받았습니다.


팀원들은 혼란에 빠졌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면 시스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고 그 때문에 평가 결과가 나빠질 것을 두려워했던 거죠. 그래서 단기 성과를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장기적으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복잡한 문제는 외면했고요. 그 결과, 시스템 개선 과정은 더딜 수밖에 없었습니다.


혁신과 학습 중 한 가지 목표에만 집중한 팀은 어땠을까요? 고질적인 서비스 품질 문제에 직면한 CS팀은 추상적인 혁신 목표보다 2가지 구체적인 성과 목표에만 집중했습니다. 바로 “신속하게 응답하고, 첫 응대만으로 문제를 해결한다.”였는데요, 팀 리더는 이 두 목표를 주간 단위로 대시보드에 게시했고 피드백과 성과급을 이 목표와 연동시켰습니다.


이렇게 명확한 ‘단일 목표’는 직원들의 사기를 높였고 고객만족도는 크게 향상되었습니다. 성과 목표에 집중했기에 팀은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질 수 있었고 모든 팀원이 동일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죠.


이 연구의 시사점은 명확합니다. ‘모든 것을 다 잘하라는 말은 하지 말라!’ 팀의 특성에 따라 혁신(학습) 목표와 성과 목표 중 하나에만 집중케 하라는 의미입니다. 신규 시장 개척과 같이 불확실성이 큰 과업을 수행하는 팀이라면 ‘혁신(학습) 목표’에, 품질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팀이라면 ‘성과 목표’에 집중해야 합니다. 혁신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라고 말하면서 실패하면 불이익을 준다는 목표관리 관행이 좀 많습니까?


‘두 마리 토끼를 쫓으면 아무것도 잡지 못한다’는 격언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여러분이 팀 리더라면 우리 팀의 핵심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부차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자문해 보세요. 핵심 목표만 취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려도 됩니다. 핵심 목표만 달성하기에도 팀의 자원(인력, 돈, 시스템 등)은 버거우니까요.  (끝)



*참고논문

Sohn, W., & Harvey, J. F. (2024). Chasing two hares at once: The effects of goal orientation (in) congruence in teams. Human Resource Management, 63(6), 939-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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