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혹시 스페인 영화 좋아하시나요? 저는 알레한드로 아메바마르 감독의 영화 『떼시스』로 스페인 영화를 처음 접했습니다. 사실 아직 그걸 보면 안 되는 나이였는데 티비에서 해주더라고요... 스너프 필름을 소재로 한 영화를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보다가 어린 나이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 이후로 "스페인 영화 = 호러 스릴러"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접한 스페인 출신 감독들의 영화도 대체로 이 공식에 들어맞았던 것 같아요. 오리올 파울로 감독도 그중 하나입니다.
한밤 중, 한 남자가 겁에 질려 정신없이 도망가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합니다. 무언가에 놀란 건지 쫓기는 건지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제일 정확하겠지만 그는 혼수상태. 수사관들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이고, 그들은 사고를 당한 남자가 경비로 일하던 시체 검시소에서 시체 한 구가 사라졌다는 걸 알게 됩니다.
밀실에서 벌어진 사건, 미스터리한 단서, 비밀을 간직한 인물들,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는 유능한 누군가. 마치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읽는듯 합니다. 어둡고 푸 화면 톤과 스페인어 특유의 빠르고 딱딱한 어투는 영화의 긴장감을 더욱 증폭시키고요. 고전 추리 소설을 오랜만에 다시 읽는 기분이라 퍽 즐거웠습니다. 2018년 이창희 감독이 『사라진 밤』이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하기도 했요.
감독 : 오리올 파울로
러닝타임 : 1시간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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