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옆으로 2mm. 반듯하게 올려 치고 윗 머리를 네모로 다듬고 나면, 중국 아재 깍두기 머리 완성! 제가 중국에 처음 온 10년전만해도 거리의 남자 절반은 이런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어요. 😄 하기사 요즘에도 나이 드신 아저씨들이나 농촌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남성들의 소비자로서의 가치는 개(애완견)보다도 못한 존재였기도 합니다. 2019년 진동닷컴 빅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로서의 시장 가치 순위로 ‘소녀 > 아동 > 부녀 > 노인 > 개 > 남성’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웃픈 현실은 요즘 남성들의 것이 아닙니다. 최근 뷰티시장에서 가장 핫 한 이슈로 떠오르는 카테고리는 ‘남성뷰티’. 남성뷰티 시장은 다크호스 카테고리로 떠올랐습니다. 샤넬의 [보이드샤넬]을 기점으로 남성들을 위한 전용 뷰티 브랜드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요, 남자들을 위한 매니큐어까지 등장하고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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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리의 힙한 소년들을 보세요. 탈색머리, 헤어타투, 귀에는 이어 커프스를, 손가락엔 자신만의 문구를 새긴 힙한 문신이 새겨지고, 여자들의 가방보다도 비싼 리미티드 운동화를 신고 있습니다. 이뿐인가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니치 향수에 나보다도 소중한 피규어까지 남자들의 취미란 얼마나 사치스러운 것인지!
이번 호에서는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남자들의 아지트, ‘바버샵’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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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ershop’ 단어 의미 그대로는 ‘이발소’라는 뜻이에요. ‘Barber’라는 단어는 라틴어로 ‘수염’을 뜻하는 말로, 수염을 깎아주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발소의 역사는 무려 기원전 3500년경에 이집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집트 벽화에서 흔히 보던 고대 이집트 특유의 바가지머리는 가발인데요, 너무 더운 기후 탓에 머리를 박박 밀고 필요할 때만 가발을 썼다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도 이발소는 존재했었는데요, 보통 이발, 면도에 손톱 발톱까지 다듬어주는 종합 미용 공간이었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일찍이 문명이 발달한 그리스에서 남성들의 사치 문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스를 거쳐 로마로 간 이발소는 더 성행을 해 아침부터 이발소에 모여 머리를 깎고 잡담을 하는 풍경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고 하죠. 성인식의 일례로 수염을 깎는 의식까지 있었다고 하니 그 유행이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이 시대의 이발사들은 안전상의 문제로 청동이나 구리같은 무딘 날을 썼다고 하는데요. 면도가 상당한 고급기술이어서 어지간한 상인보다도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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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경우에는 18세기 무렵까지는 이발 면도 이외에도 이발소에서 탈골, 골절 치료, 피 뽑기 같은 간단한 의료 행위도 했다고 하는데요. 현재 사람들이 이발소의 상징처럼 생각하는 빨강, 파랑, 하얀 색으로 칠해진 회전하는 봉은 각각 동맥, 정맥, 붕대를 뜻하며 이발사가 전문적인 의료 기술을 지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용도로 사용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의학이 발달하고 더이상 이발소에서 의료행위를 하지 않게 되면서 이발소는 점차 사교의 장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마치 소셜 클럽, 살롱, 혹은 복덕방처럼 머리 깎을 차례를 기다리며 잡담을 하다 보면 시사 이야기, 재태크 이야기, 취미이야기 남자들의 관심사들이 오고 갔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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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통 바버샵 Truefitt&hil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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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샵’하면 우리가 떠올리는 것은 거품면도, 면도솔, 가죽 앞치마에 싱글몰트와 위스키, 시가가 진열되어있는 풍경이 익숙한 정통 영국식 바버샵입니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가장 오래된 바버샵 역시 1805년 윌리엄 프란시스 트루핏(Willan Francic Truefitt)에 의해 설립된 [Truefitt & Hill]입니다. 영국의 왕세자와 황실에서도 찾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유명한 바버샵인데요. 신사의 나라 영국의 바버샵 문화 때문에 각 나라의 여행자들도 런던에 가면 바버샵 체험을 해보곤 하죠.
젠더리스Genderless시대에 남자들은 왜 다시 남자들만의 공간을 찾는 것일까요? 이런 현상은 남성성을 다시 찾기 위함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젠더리스라는 추세에 더 적합합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등장하는 Grooming족(자신을 잘 가꾸는 남성)들은 오히려 남자들은 이래야한다, 여자들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보다는 남녀 상관없이(=젠더리스) 남자도 외모와 여가, 취미를 즐길 수 있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자신의 외모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아이덴티티와 매력을 고정관념 없이 마음껏 발산하죠. 한 시간이나 걸릴 만큼 디테일한 커트나 쉐이빙을 하는 남자들을 두고 ‘남자가 작은 일에 그렇게 시간을 쓴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아재 인증과 다름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남자 여자를 막론하고 자기가 힐링 할 수 있는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며 나를 위한 각별한 배려를 받는 작은 사치는 모든이들의 로망이니까요. 멋진 인테리어로 꾸며진 공간으로 들어서면서부터 일상과는 잠시 단절되고, 깊이있는 소울음악과, 향기로운 위스키, 시가의 향을 음미하며 시각 청각 미각 후각의 감각을 힐링하는 곳. 이런 관점에서 바버샵은 일종의 나만의 아지트이며 지친 일상의 피난처 같은 공간인 셈입니다.
이런 바버샵이 최근 중국에서도 하나 둘씩 눈에 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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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의 모던 젠틀맨들을 위한 우아한 공간”
Mustard Barbershop은 헤어컷과 그루밍을 베이스로 하이엔드 수트의 커스터마이징과 남성들의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흥미로운 제품들로 가득합니다. 하이엔드 클래식 취향의 남성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죠. 최근에는 Mr.Mustard Raymond와 배우 佘诗曼이 함께 버라이어티 쇼 《看我的生活》를 촬영한 장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은 쇼 안에서 이발사의 삶을 체험하고 직접 이발하는 장면도 있었죠. 어때요, 한번 해보시지 않으시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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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와 와인이 함께하는 레트로 바버샵”
2015년 출발한 Ace Barbershop은 시안에 3개의 지점이 있으며 매장 인테리어마다 여행의 영감을 더해주는 곳입니다. 신비한 동물의 표본, 골동품 의료기기, 빈티지 타자기, 오래된 인형, 파이프 넥타이가 시선을 끕니다. 이발 이외에도 타투를 하고, 술을 마시며 빈티지 골동품들을 교환하고, 사진을 찍고 광고를 찍기도 하죠. 영화 《解忧理发店》 촬영도 했어요. 할로윈과 크리스마스 이벤트와 같은 흥미로운 놀거리와 함께 여자들의 다리 면도서비스까지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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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이 넘치는 바버샵”
총칭의 옛 정취를 간직한 LIT House는 총칭 최초의 이발소가 있던 자리이기도 합니다. 가게는 작고 짙은 파란색에 이발용 의자가 3개뿐입니다. 재즈와 소울 음악을 연주하는 가게로, 매일 예약 손님이 찾아와 시사와 역사,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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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샵 그리고 힙합 음악의 천국”
THE FIXX BARBERSHOP은 상하이의 현대 문화를 충분히 볼 수 있는 남성용 이발소입니다. 힙합 문화를 특징으로 하며 창립자 Luce는 상하이 뮤직레이블 SHFT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힙합음악에 대한 정보와 재생목록이 매주 업데이트되고, SHFT는 때때로 이곳에서 뮤지션회의와 오프라인 파티를 개최하기도 합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BUD X The Fixx Barbershop은 버드와이저가 후원하는 이발소이며, 매장에 있는 음료도 버드와이저에서 제공하는 맥주입니다. 맥주를 마시며 이발과 음악, 패션을 공유하는 트렌드의 중심지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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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의 남성들을 대변하는 바버샵”
2018년에 설립된 Manup은 ‘남자다운’를 의미하는 브랜드 네이밍으로, 이 시대의 남자다운 것이란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는 브랜드입니다. 미국 WAHL Group의 지정 협력 브랜드이기도 한데요. 18~50세의 고품격 남성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체험 매장 + 남성 퍼스널케어 제품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국인들의 소비 습관에 맞춰 로컬화하여 이발, 면도, 눈썹 다듬기 등의 표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커피, 문신, 정장 및 공예 브랜드와 협력하여 콜라보 제휴 매장을 엽니다. 제품면에서는 헤어오일, 왁스, 헤어머드 등 중저가 스타일링 제품을 출시하고 있는데요, 남성 그루밍에 집중할 뿐 아니라 뷰티, 전문 의료 미용 모발이식 상담 등 남성들을 위한 전문적인 케어로 역량을 확장하고 있어 남성 퍼스널 케어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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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샵은 언뜻보면 남성들만의 이야기 같지만 변화하는 중국과 글로벌의 모든 트렌드이기도 합니다. 성숙한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세상은 나이나 지역을 넘어 ‘취향’을 기반으로 재편됩니다.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되면서 생기는 현상이죠. 인맥과 학연을 기반으로 했던 [페이스북]이 힘을 잃고 취향과 관심사의 기반인 [인스타그램]과 [도잉], [유튜브]가 요즘 세대의 채널인것과도 같은 맥락입니다. 바버샵 글을 쓰는 동안 인터넷 상에 ‘바버샵은 남자들만 갈 수 있나요?’라는 질문을 참 많이 보았는데요. 남녀가 무별한 젠더리스의 시대에 남자 것 여자 것을 따지는 것 자체가 트렌드에 뒤쳐지는 발상이죠. 앞으로 ‘바버샵’은 점점 더 내 영혼의 쉼터 같은 소울 아지트가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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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5편의 메일이 쌓여가고 있네요. 15편이라고 하면 적은것 같지만 매주 한편씩 15주 라고하면 벌써 3달이 넘는 시간입니다.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쌓아가는 건 참 소중한 것인것 같아요. 여담이지만, 저희 회사의 이름이 DOTS 인데,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한 'Connecting the dots'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단편적으로 보면 점점들일 뿐이지만 그것이 쌓여 궤적을 이루고 선이되고 면이되는 미래를 그려봅니다. 더운 여름날이지만 하루하루 의미있는 점들을 이어나가는 시간 되시길 바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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