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의 어느 단층 주택 내부에 들어서면 다양한 색감의 조화가 돋보이는 유니크한 공간을 만날 수 있어요. 그저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 가는 대로 놓아두었을 뿐이라는 1집러 나나님의 공간인데요. 취향껏 고른 침구와 소품들로 침실에 새 옷을 갈아입히며 컬러 매치로 생동감을 불어넣은 나나 1집러의 특별한 구석을 만나볼까요? 🎨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 일본 오사카에 살고 있는 웹디자이너 나나(@colorn_room)입니다. 인테리어 관련 웹사이트의 UX/UI 디자인부터 상품 상세 페이지 디자인까지 하고 있어요. 오래전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꽤 만족스러워요.

🖌️ 혼자 사는 삶이 좋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원하는 시간에 하고자 하는 일을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다는 점이요. 좋아하는 음악이나 라디오를 맘껏 틀어놓을 수도 있고, TV프로그램 선택권도 온전히 제 것이죠. 조금 엉뚱한 행동(?)을 해도 뭐라 할 사람이 없는 것 또한 혼자 사는 것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할아버지 집을 물려받아 살고 있어요. 덕분에 벽지나 바닥재는 물론 사소한 장식 하나까지 내 맘대로 할 수 있죠. 나만의 아이덴티티가 드러나는 공간으로 꾸밀 수 있어 행복하답니다. 전에 가족과 함께 살았을 때는 다카라즈카 가극단(*)을 좋아해 포스터와 사진으로 방을 꾸몄어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지만, ‘방에 좋아하는 것을 가득 담아 일상의 행복을 만든다’ ― 제가 소중히 생각하고 있는 방 꾸미기에 대한 마음은 이때부터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여성으로만 구성된 일본의 전통있는 가극단.

🖌️ 할아버지의 집을 물려받다니 멋지네요. 집 또는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알려줄 수 있나요?

👩🏻 이 집의 건축 연수는 약 28년 정도예요. 할아버지는 목수셔서 집에서 사용하는 신발장이나 정원에 그네와 시소를 만들어 주신 것이 추억이에요. 지금도 지역 어린이들에게 나무로 놀이도구를 만들어주세요. 언제가 되어도 직접 물건을 만드는 즐거움을 느끼고, 다음 세대에 (만들기를) 계승하고 있는 할아버지를 존경해요. 제가 DIY를 좋아하는 것도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 혼자서 잘 사는 팁을 알려주세요.

👩🏻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갖는 것이 혼자서도 잘 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집에서 오리지널 액자 만들기와 대만차 우려 마시기, 벽지 붙이기 등을 취미로 즐기고 있어요. 오리지널 액자 만들기는 침대 공간 벽이 쓸쓸해 보여 장식하고자 시작했어요. 액자 테두리에 아크릴 물감으로 형형색색 디자인과 컬러를 입히고, 미술관에서 구입한 엽서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담아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액자를 완성하는 거죠. 대략 20개 정도 만들었는데, 화려한 체커보드 테두리와 물고기 엽서 조합의 액자가 가장 맘에 들어요. 

대만차는 향미가 뛰어나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음미하기 좋아요. 달콤한 디저트를 곁들이면 호사가 따로 없죠. 어렸을 때 대만에 살았기 때문에 대만차에 익숙했어요. 성인이 되어 다시 대만에 방문했을 때 다기 세트를 구입한 것을 계기로 대만차에 푹 빠지게 됐죠. 차를 우릴 때 사용하는 다기도 예뻐서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곤 합니다.

🖌️ 침대 공간을 특별하게 꾸민 후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 침구 커버를 모으기 시작했어요. 다양한 침구 커버를 사서 원하는 대로 조합하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옷을 스타일링하듯 침구를 코디네이션 하는 것이 무척 흥미로워요. 또 침대에서 보내는 밤 시간이 많아졌어요.🌃 창문을 열고 잔잔한 밤바람을 느끼며,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는 등 소소한 일상이 더욱 행복하게 다가오더라고요. 밤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더욱 충만해지면서 마음 또한 넉넉해졌어요.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일하다 지쳐 귀가해도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으로 재충전이 되는 것 같아요.

🖌️ 집 안을 채우고 있는 아이템을 소개해주세요.
👩🏻 첫 번째는 블루&화이트 컬러의 스트라이프 디자인 침구 세트인데요. 한국 브랜드 가타(GATA)의 제품으로 침구 커버를 모으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구입했던 거라 남다른 애착이 가요. 촉감도 뛰어나고 선명한 블루 컬러가 다른 밝은 침구와도 잘 어우러져요. 두 번째는 일본 브랜드 노체(NOCE)의 로우 테이블로 원목 상판의 나무 질감과 색감이 예뻐요. 세 번째는 일본 브랜드 저널 스탠다드 퍼니처(JOURNAL STANDARD FURNITURE)의 러그인데요. 다른 인테리어를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개성 있는 패턴과 맨발로 밟았을 때의 기분 좋은 폭신함이 맘에 든답니다.

🖌️ 가장 애착이 가는 아이템은 무엇인가요?

👩🏻 TV를 둘러싸고 있는 아버지와 함께 만든 선반입니다. 이 방을 꾸밀 때 수납 공간이 부족해서 직접 만들었어요. 아버지께서 DIY를 좋아하셔서 어렸을 때부터 함께 이것저것 만들어봤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완성했죠. 어떤 물건을 둘 것인지 고민하고 그에 따라 모양과 컬러를 결정하던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아 특별히 애착이 가요.

반면 침실은 비우는 공간으로 정하고 최소한의 것만 두었어요. 그린 컬러 침구와 식물 포스터로 초록초록한 느낌은 유지하되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꼭 필요한 것만 남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