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부리오가 여러 전시를 기획하며 주목받은 특징 중 하나는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지금 리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하고 있는 필립 파레노나 미술관에서 함께 밥을 지어 먹는 프로젝트를 선보인 리크리트 티라바니자 같은 작가처럼 참여 형태의 예술로 관객을 끌어 들였고, 대표 저서인 ‘관계 미학’에서도 이런 예술을 모범적인 사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부리오는 “나는 항상 일반 대중(general public)을 위해 전시를 만든다”라며 자신이 기획했던 리옹 비엔날레를 찾은 50만 명도 전혀 미술계 사람들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글을 재료로 하는 신문 기사는 언어를 모르면 읽을 수 없지만, 작품은 시각 언어로 보면 되는 것이기에 더 보편적으로 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작품은 눈으로 보는 것이기에 파급력이 더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 ‘시각 언어’를 보는 것에도 타고난 감각이나 훈련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부리오에게 “어떤 큐레이터들은 너무 일반 대중에 집중하다가 전시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전시를 만드는 것과, ‘팔기 위해’ 전시를 만드는 것은 다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가장 많은 티켓을 파는 데에 관심이 있기도 하죠. 맥도날드와 훌륭한 맛집(good gastronomic restaurant)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맛집도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곳이지만, 그들은 돈을 버는 데에만 집중하지 않죠. 남들과는 다른 음식을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니 좋은 전시를 만드는 것은 좋은 음식을 만드는 것과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올해 광주에서는 맥도날드가 아니라 훌륭한 맛집 같은 전시를 볼 수 있을까요? 30개국 73명 작가가 참여한 ‘판소리, 모두의 울림’. 9월 7일 개막하면 그 결과를 알 수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