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아! 2024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나가 버렸다. 시간은 빛처럼 빨라 정말. 아니, 빛보다 빨라! 개
 
038_추진력 있을 3월을 기대하며
오막 to 한아임
2024년 2월
 

아임아!

2024년도 벌써 한 달이 지나가 버렸다. 시간은 빛처럼 빨라 정말. 아니, 빛보다 빨라!

개인적인 연락으로 너와 잠깐 이야기를 나눠보니 더더욱 너의 한국 방문기가 정말 기대가 된다. 그건 너무나도 오랜 시간 면대면으로 만나지 못했기에 나오는 근본적인 기대이기도 하지만, 정말 조금씩 구체적으로 우리가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기대된다. 
약간은 다른 이야기를 하자면, 최근에 나는 나를 인정하기로 했다. 뭐 최근이라기보다는…. 근 1, 2년 정도? 나는 어느 정도 타인의 푸쉬가 필요한 인간형이다. 이를 머리로는 뭐 워낙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긴 했지만 생각해 보면 나는 그동안 이런 나를 부정하려고 했던 것 같다. 고민도 많고, 겁도 많고, 생각도 많고. 2023년에 일본 여행을 자주 가게 된 것도 친형의 푸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생각과 계획은 머릿속으로 너무나 많이 하지만,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여행을 '안' 갈 이유를 찾게 되었었는데, 형이 공부만 해오다가 얼마 전부터 경제활동을 하게 되면서 형이 여행을 주도하기 시작했고, 그러자 나는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어 어 어 가네?' 하면서 여행을 가게 되었다. 물론 결혼할 나이가 된 형의 '지금 안 가면 우리가 또 언제 같이 가겠니'라는 말도 한몫했지만지만 말야. 어쨌든.

오히려 그래서 내가 'Just Do It'이라는 나이키의 슬로건을 좋아하는 걸지도 모른다. 나랑 너무 상반된 곳에 있는 아주 멋진 개념이니깐 말이야. 원래 사람은 상반된 것에 끌리는 모양이다. 

근데 이제는 인정한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인정하니까 개선이 되기 시작했다. 인정하니까 오히려 생각이 줄고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말야. 그래서 저번 편지에서도 '그냥 하자'는 말을 많이 언급한 것 같은데, 실제로 2023년은 꽤나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

최근에 알게 된 아티스트 중에 '주영'이라는 아티스트가 있다. 
주영 - Fever
음악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이름도 있고 대중적으로도 팬층도 있는 아티스트인 것 같은데 나는 최근에 처음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활동은 많이 해왔으나 2023년에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고 한다. 뭔가 정규 앨범 발매까지 13년이나 걸린 사정이 있겠지? 우연히 내가 클릭하게 된 이 앨범의 첫 곡을 듣고는 나는 그 자리에서 끝까지 들어버렸다. 너무 좋은 거라!
정말 너무 좋으면서 동시에 외국의 한 아티스트가 떠올랐는데,
Frank Ocean - Pink + White
바로 프랭크 오션 Frank Ocean. 주영의 앨범 전곡을 쭉 듣다 보니 사실 프랭크 오션이 생각나지 않기가 더 어려웠다. 뭐 어떻게 개인적으로 인터뷰를 할 순 없지만 아마 직접 만나서 물어봐도 프랭크 오션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나도 완전 프로처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사운드 적으로, 보컬적으로, 그리고 그런 걸 포함한 바이브 자체가 너무나 닮아있다. 내가 두 아티스트의 노래 가사는 잘 몰라서 가사도 비슷한 느낌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야. 
근데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주영도 아마 어디서는 이런 평가(?), 피드백(?)을 받을 것임을 예상하고 있었을 거다. 근데 그냥 해버렸다. 앨범을 쭉 들으면 주영이 얼마나 이런 음악에 진심인지 느껴진다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자기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걸 그냥  하니까 결과물이 좋다. 뭔가 음악 자체를 '어떻게 하면 완성도 있게 만들 것인가'에는 너무나 고민한 것이 보이지만, '누구누구와 비슷하다'는 평가는 전혀 신경 안 썼을 것만 같은 모습이 그려진다. 자기도 좋아하는 게 이런 걸 어떡해. 그냥 하는 거지 뭐.
고민과 걱정과 생각이 많은 나에게도 한가지 타인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게 하나 있다. 너무나 다행히도 나는 내가 직접 만났던 사람에 한해서는 그 사람에 대한 다른 사람의 말들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이런 경향이 사기를 쉽게 당할 수도. 아니면 뒤통수를 쉽게 맞는다거나….
최근에 나도 모르게 평생 하지 않던 짓을 했는데, 아임은 최근에 아주 한국에서 이슈인 주호민 작가님 사건을 아는가? 아마 6개월 전 정도부터 이슈가 된 사건인데 뭐 그 사건에 대해 크게 설명은 하지 않겠다.

어쨌거나, 주호민 작가가 아주 끊임없이 두들겨 맞고 있는 사건인데, 최근에 그 사건에 대한 재판이 마무리되었고 (상대의 유죄로),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주호민 작가가 라이브 방송 (원래도 방송을 하던 분이니) 을 통해 그간의 일을 설명했다. 
나는 촬영장에서 종종 몇 번 뵈었을 뿐,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당연히 아니었지만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거의 뭐 매국노마냥 욕을 먹고 있으니 참 안타까우면서도 의아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사건이 진행되면서 실제로 내 주변에서도 갑자기 욕하는 분들도 있었거든. 분명 함께 촬영장에서 주호민 작가를 너무 좋은 사람 같다는 얘기를 나눴던 분이었는데도 말이야. 물론 그것도 그럴 수 있지.

주호민 작가의 방송을 보고는 참 욕하지 않았던 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애초에 인터넷 방송을 보지도 않을뿐더러 주호민 작가에게 그렇게 애정이 있던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아는 것도 아니었는데, 그날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도 모르게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2시간30분가량을 다 방송을 봤다. 주호민 작가를 응원하는 마음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내 생각이 안 틀렸음을 증명하려는 나 혼자의 이기적인 마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wave to earth - Calla
문득…. 이 얘기를 왜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그냥 사는 얘기를 하고 싶었나 봉가. 그럼에도 주호민 작가와 혹은 이런 상황에 맞닿아 있는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이거다.


Calla, someone said that your time

will be over soon.

But Calla,

you can always grow back.

If you don't have enough sunlight,

I'll blow the clouds away


칼라, 누군가는 말했죠

당신의 시간이 곧 끝날 거라고

하지만 칼라,

당신은 언제나 다시 자라날 수 있어요

만약 햇빛이 충분하지 않다면,

내가 구름을 멀리 날려줄거에요



누군가 저런 말을 해주면 좋겠지만, 아무도 없다면 스스로에게라도 해야 한다. 나도 나를 안 믿으면 누가 믿어주냐고! 이 각박한 세상!

후, 이제 캐주얼한 이야기를 해보자.

우리 3월부터 3개월간 해야 할 것이 아주 많다. 해야 할 것 이라기 보다는 우리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너무도 많지. 나 혼자였으면 못했을 것을 너라는 추진력 강한 사람이 있어서 꼭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고막사람 유튜브, 사진집, 굿즈, 영상 등등. 구체적인 것을 논의해 보지 않았지만 혼자 정리해 보고 상상해 보는 것 만으로도 아주 설레는구나. 
위에도 말했지만, 나를 인정하니 개선을 하기 시작했고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 나는 편집은 일로 받지 않았는데, 최근에 누가 편집 일을 주길래 그냥 받아버렸다. 물론 그래서 아주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그 덕에 성장하는 것도 느껴진다. 그리고 전에 말했던 우리 집 앞에 있는 카페 사장님이 촬영을 좀 부탁해서 그것도 그냥 "Yes!"라고 대답하고 말았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하기로 하니까 하게 되더라. 
3월부터 6월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해보자꾸나. 뭐 그냥 하면 뭐라도 나오겠지 뭐. 음악도 만들어보자. 전에 Blue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아임이 던져줬던 그 글. 그 글을 바탕으로 음원도 발매해 보자꾸나.

가사나 내용이 우울할지라도 좀 신나는 노래면 좋을 것 같아.
이제는 오막도 신나는 노래를 만들 때가 되었다! 때가 왔어! 2024년의 봄과 여름에 낼 아주 청량하고 신나는 노래들 (오막 기준). 
HONNE - NOW I'M ALONE (Feat. Sofia Valdes)
이게 뭐가 신나는 노래냐 라고 할 수 있지만서도, 내 기준에서 신나는 건 '그루비'한 것과 비슷한가보다. 약간 몸이 둠칫 둠칫 움직여질 수 있는 리듬의 노래들.
MAX - IT'S YOU (feat. keshi)
그리고 아주 심플하게 가고 싶다. 악기도 많이 안 쓰고. 아주 직선적이고 안 복잡하게. 저저번 편지인가, 말했던 HYBS 라는 밴드의 음악처럼 듣기 편하게 말야. 밴드 편곡의 스타일도 너무 좋을 것 같아.
Sunset Rollercoaster - I Know You Know I Love You
요즘 아시아계 밴드들 음악이 왜 이렇게 귀에 들어오는지 모르겠다. 요즘 다시 한국에서 밴드 붐이 일어나기 시작한 걸 알고 있나? 역시 결국 돌고 돌아 음악은 밴드야! 이제는 말하기도 입만 아픈 실리카겔부터해서, wave to earth, 꾸준히 사랑받던 검정치마, 새소년, 쏜애플, 유다빈밴드, 한로로, 데이식스, 설, 나상현씨밴드, 신인류 등등. 점점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밴드들이 너무 많아서 기분이 좋다. 한편으로는 그냥 유행으로 지나가는 게 아니라 한국도 점점 대중들이 즐기는 음악 취향의 범위가 넓어지는 과정이길 바란다. 
팝 장르 말고 락이나 재즈 장르를 하는 해외의 유명 아티스트들이 아시아 투어를 돌면 꼭 일본은 가는데 한국은 오지 않는, 그런 경우를 보면 참 씁쓸하다. 이미 그 뿌리 깊은 문화에서부터 오는 차이기는 하지만 이런 방면에서만큼은 조금은 일본을 닮아가면 좋겠다.
나상현씨밴드 (Band Nah) - 찬란 (Shine)
아주 청춘스럽고 좋구나.   
이번 편지도 아주 두서없이, 이 얘기 저 얘기를 한 것 같네. 이것이 고막사람의 재미 아니겠는가. 두서없는 나의 필력을 합리화하려는 말은 아니다. 

어느새 1/12이 지나버린 2024년이 궁금하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인생이란 걸 인정하고 눈앞의 것을 생각 없이 하는 2024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찌저찌 지내다 보니 아임의 한국 방문도 이젠 한 달밖에 남지 않았구나. 일단 오면, 러닝이고 뭐고 술을 한잔하자. 우리들의 친구들도 불러서 말야. 그때는 졸업사진을 꼭 가져가야겠다. 저번에 친구들이랑 얘기하면서 졸업사진의 부재에 대해 아주 아쉬워했거든. 그리고 사진도 남기고. 

하고 남기고, 하고 남기고, 하고 남기고를 반복하자. 결국 남는 것은 사진인 것을 (요즘엔 영상도 포함)! 

3월을 기대하면서 나는 열심히, 아니 그냥 살고 있겠다.
아임이여 오라, 한국으로!


- 생각 없이 살고 있을
오막이가


이번 편지를 보낸 오막은...
기약 없이 찬란한 미래를 꿈꾸고 있는 음악 프로듀서다. 학창 시절 미국 Omak에서 1년 동안 살았던 기억과 행복의 느낌을 담아 이름을 '오막'으로 정하고 활동중이다. 평소 말로 생각을 전달하는데에 재주가 크게 없던 오막은 특정 장르의 구분 없이 음악을 통해 생각을 전달하려고 한다. 앞으로 고막사람과 함께 오막 자신의 작업량도 쑥쑥 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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