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직장인의 절반이 임신 및 출산 관련 제도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제도의 인지도조차 매우 낮다고 합니다. 세계 최저 합계출산율 원인 중 하나로는 장시간 노동이 꼽히고 있습니다. 정부는 저출산 대책으로 일과 육아의 병행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하는데요, 기업들도 임신 기간에 단축 근무를 할 수 있게 하는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지원을 위해 나서겠다고 합니다. 여기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이란 임신 후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에 있는 여성 근로자가 1일 2시간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을 의미하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1년 이내 기간 동안 근로시간이 주당 15시간 이상 35시간을 넘어서지 않도록 단축시키는 제도를 말합니다.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2020년 일·가정양립실태조사에 따르면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활용한 직장인은 5.9%에 불과했습니다.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가 사용할 수 있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역시 6.4%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는 양육에서의 성별 불평등 문제도 함께 나타나고 있었는데요, 2021년 양성평등실태조사에 따르면 경제적 부양과 돌봄에서 부부가 동등하게 책임을 지고 있다는 비율은 16.4%에 불과하였습니다. 이는 워킹맘들의 희생이 어떠한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최근 많은 기업에서 일·가정 양립을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하였는데 삼성전자에서는 현행 근로기준법 내 근로시간 단축뿐 아니라 임신 전 기간에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기간을 확대하였으며, SK이노베이션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통해 하루 4시간만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합니다. 또한 신세계그룹은 만 8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주 20시간까지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정부와 많은 기업들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은 일·생활 균형의 기본이 되는 법상 제도 사용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노동자가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지는 우려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출산의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사회복지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일‧가정 양립 지원책에 대한 점검이 필요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