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나 저녁에 TV를 보면 다들 이런 프로그램을 한 번은 보셨을 거예요. 처음 보는 리포터가 양봉업자를 만나 꿀벌의 침을 맞아보거나, 갓 딴 꿀을 양손으로 쭉 짜고는 꿀을 한 스푼 떠먹으며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짓는 것! 누구나 군침이 절로 나올 법한 비주얼이지만, 벌의 입장에서는 그리 달가운 화면은 아니에요. 올 한 해 농사를 양봉업자에게 송두리째 빼앗기는 현장이기 때문!

상업적인 양봉은 아쉽게도 윤리적인 농사와는 거리가 멀어요. 꿀을 기르고 채취하는 과정에서 꿀벌에게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주거든요. 예를 들면, 양봉업자는 여왕벌이 날아갈 것을 염려해 여왕벌의 날개를 자르고, 벌이 모은 꿀을 가져간 다음 설탕물을 갖다 놔요. 오랜 시간 열심히 농사지은 꿀을 빼앗기고, 도망가고 싶어도 도망갈 수 없는 벌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은 상황에서 벌은 일도 더 많이 해야 하고, 면역력도 약해져서 병에 쉽게 걸려요. 그래서 벌이 적잖이 죽기도 해요. 

비건을 실천하거나 지향하는 분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어요. 비건은 단순히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게 아닌, 그 이상의 윤리적인 삶의 자세를 추구하는 태도라는 거에요. 동물에 대한 착취를 반대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동물, 자연과 조화를 꿈꾸는 것!🌼  

꿀을 먹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요. 익충인 꿀벌이 인간을 위해 만든 게 아닌, 자신들을 위해 만든 꿀을 앞서 언급한 것처럼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채취하고, 필요하다면 억지로 쥐어짜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단맛이 필요할 땐 꿀 대신 다른 식재료를 이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아요. 메이플 시럽, 아가베 시럽, 버터스카치 시럽, 대추 시럽 등이 대표적이에요. 꿀의 맛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살아 있는 곤충을 착취하지는 않을 수 있거든요. 꿀을 소비하는 것보다 조금은 윤리적인 소비 방식의 한 갈래라고 볼 수 있어요!

꿀의 대체꿀? 조금은 뚱딴지같은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요즘은 일반고기와 비슷한 식감의 대체육이 나오고 있고, 닭이 낳는 계란과 비슷한 식물성 계란도 나오고 있는걸요. 꿀과 맛은 다르지만, 제형은 비슷한 올리고당은 오래전부터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기도 하고요. 지속적인 양봉이 꿀벌과 야생 벌의 생태를 위협한다면, 대체꿀을 개발해서 벌을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몇 년 전부터 캘리포니아의 버클리 지역에 위치한 스타트업 멜리바이오(MeliBio)가 대체 꿀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꿀을 희석해서 만드는 가짜 꿀과는 달라요. 합성생물학과 미생물 발효 등 과학 기술을 동원해 벌을 착취하지 않아도 꿀과 비슷한 맛과 효능을 지닌 꿀이라고 해요. 

멜리바이오가 대체꿀을 만들기로 결심한 건 꿀을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에요. 꿀의 소비량은 갈수록 늘고 있는데, 정작 꿀을 만들어야 하는 꿀벌과 야생 벌들은 스트레스, 바이러스, 기생충, 박테리아 등 여러 오인으로 숫자가 줄고 있기 때문이에요. 꿀벌 없이도 꿀을 만들 수 있다면,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벌의 착취를 줄일 수 있고, 안정적이고 윤리적인 방식으로 꿀을 소비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 현재 멜리바이오는 내년 3분기쯤 초기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연구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해요. 과연 멜리바이오는 대체꿀 제작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베베가 꼭 성공하길 바랄게요!

코르크라는 소재를 모르는 분은 많지 않을 거예요. 와인 하면 코르크를 떠올릴 정도로 와인 마개에 많이 쓰이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게 바로 코르크이기 때문! 코르크는 코르크나무의 속을 뺀 나머지 껍질을 통으로 벗겨낸 다음 말려서 만들어요. 이 껍질을 특정한 모양으로 잘라서 가공한 게 우리에게 익숙한 코르크 마개에요 그리고 이 코르크가 기존 동물 가죽을 대체할 수 있는 가죽 소재로 떠오르고 있어요.

코르크는 가볍고 탄성이 좋은 데다가 충격에도 강하고 내구성까지 좋은 소재예요. 게다가 자연 유래 소재 그 자체이기 때문에 인체에도 무해한 게 특징! 껍질이 벗겨진 코르크나무가 걱정되긴 하지만, 몇 년 기다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새로운 껍질이 자라요. 그래서 지속가능한 소재이기도 해요. 

다양한 코르크 원단 (출처: Folclore Crafts)  

이런 특징 덕분에 코르크는 와인 마개🍾 외에도 많은 분야에서 사랑받고 있어요. 대표적인 게 코르크 가죽이에요. 코르크 원단을 얇게 자르고 종이나 패브릭 등을 더해 강한 힘으로 압착해서 만들어요. 일반 가죽 보다 더 부드럽고 방수성이 우수하다고 해요. 게다가 사용처 또한 일반 가죽 못지 않게 넓고 다양해요. 간단하게 지갑을 만들 수도 있고, 시곗줄이나 가방을 만들 수도 있어요. 신발이나 의류에 쓰이는 경우도 있어요. 최근 몇 년 동안 코르크 가죽 제품이 적지 않은 패션 기업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이기도 해요. 

그렇다면 이런 코르크 가죽 제품, 어디서 만나 볼 수 있을까요? 길 가다가 한두 번은 본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을 구독자 여러분을 위해 베베가 제품을 몇 개 찾아봤어요! 

장안의 화제, 스타벅스 코르크 헤리티지 파우치에요. 지난 10월 15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로 지점마다 잦은 매진을 겪을 만큼 인기리에 팔리고 있어요. 예쁘고 실용성이 좋다는 반응도 상당히 많아요. 구하는 게 쉽지는 않은 제품이라 이번 리스트에 넣을지 말지 고민이 많았지만, 코르크 가죽이라는 소재를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제품인 것 같아 꼭 넣고 싶었어요. 파우치 외에도 코르크 슬리브, 코스터, 코르크 북마크가 함께 출시되었어요!

코르코는 코르크를 활용한 제품을 만드는 국내 기업이에요. 스타벅스 제품을 생산한 곳이기도 하죠. 2010년대 초 처음 국내 시작에 등장한 이후, 꾸준히 코르크 가죽을 활용한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있어요. 홈페이지에서 핸드백이나 가방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코르크 가죽 제품 판매 중.

코르크 가죽을 전문으로 하는 또 다른 업체, 코피에요. 위의 코르코가 코르크 가죽을 조금 더 심플하게 가공하는 편이라면, 반대로 코피는 조금 화려하게 디자인하는 편이에요. 지갑, 가방 등 주력 카테고리에는 모델이 많아 더 다양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어요. 구매하는 분이 디자인 스타일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 제품을 고르길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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