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마트(booksmart)"는 책으로 배운 지식이 많아 똑똑하다는 뜻인데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입니다. 공부를 해서 아는 건 많은데 정작 필요한 건 모르는, 우리말 어감에 더 맞게 번역한다면 "헛똑똑" 정도가 될까요?
몰리(비니 펠드스타인)와 에이미(케이틀린 디버)는 아이비리그 진학을 앞둔 사랑스러운 소녀들입니다. 둘은 절친인데 학교에서 모범생으로 유명하죠. 도서관이 그들의 파티장이고 책이 그들의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졸업식을 앞두고 자신들이 십 대를 너무나도 따분하게 날려버렸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억울해지고 말아요. 이대로 고등학교 생활을 끝낼 수는 없다! 그녀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과감한 일탈을 계획합니다.
영화의 전체적 톤이 무척 유쾌합니다. 하이틴 무비처럼 보이지만 하이틴 무비의 클리셰는 거의 보이지 않아요. 배꼽을 잡고 웃다가도 짠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저마다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영화 『북스마트』는 배우 올리비아 와일드의 감독 데뷔작인데요, 감독이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를 하나하나 애정을 가지고 공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이 팍팍 전해지는 점도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이에요.
영화를 보는 내내 몰리가 배우 조나 힐과 묘하게 비슷한 분위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비니 펠드스타인과 조나 힐이 남매라고 하네요. 유쾌한 에너지의 두 배우가 함께하는 현실 남매의 모습도 슬그머니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