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보트 #킹메이커 #서프러제트
다정한 구독자 님께

안녕하세요. 큐레이터 Q입니다.
다음 주 수요일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입니다. 오늘부터 사전투표가 시작하고 재외국민 투표는 벌써 끝났으니까 이미 투표를 마친 사람도 제법 있겠어요. 앞으로 5년 동안 우리나라를 대표할 대통령을 직접 뽑는 일은 언제 생각해도 가슴 떨리는 일입니다.

금요알람 세 번째 시즌은 선거를 주제로 한 영화 세 편으로 문을 엽니다. 너무 뻔한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이것 말고 또 무슨 주제를 고를 수 있었겠어요!
스윙 보트 (2008)
다수결의 원칙을 처음 학교에서 배웠을 때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해 보셨을 거예요. 딱 한 표 차이로 선거 결과가 결정 난다면? '겨우' 한 표가 '겨우'가 아니게 되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같은 생각 말이지요. 

영화 『스윙 보트』는 이 가정을 끝까지 밀어붙인 영화입니다. 스윙 보트(swing vote)는 누구를 뽑을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표를 가리키는 선거 용어입니다. 그네가 흔들리듯 마음이 오락가락하는 표를 말하죠.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층이라는 용어로 언론에서 보도되곤 합니다. 영화는 딱 한 표 차이로 미국 대통령이 결정 나게 된 상황에서 얼떨결에 그 마지막 한 표를 행사하게 된 남자가 겪는 웃기고도 어이없는 상황을 유쾌하게 그려냅니다.

영화의 주인공 버드(케빈 코스트너)는 성실한 어른의 표상과는 거리가 먼 인물입니다. 늦잠을 자느라 직장에 지각하기 일수이고 정치에도 영 관심이 없죠. 똑 부러지는 딸 몰리(매들린 캐롤)는 그런 아빠를 때론 돌보고 때론 닦달합니다. 그날 아침도 여느 때와 다름 없었어요. 꼭 선거를 해야 한다는 몰리의 말을 버드는 듣는 둥 마는 둥 합니다. 그래도 딸과의 약속을 지키러 투표장에 가긴 하는데요,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시스템 오류로 버드의 표가 제대로 검표되지 않은 거죠. 재투표 권리를 획득한 버드, 그리고 박빙의 대통령 선거. 전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된 버드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감독 : 조슈아 마이클 스턴
러닝타임 : 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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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2011) 
이번에는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준비로 부산한 한 선거캠프로 떠나 봅시다. 선거캠프의 주인공은 주지사 마이크 모리스(조지 클루니). 그는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테드 풀먼 의원과 치열한 접전 중입니다. 선거캠프는 모리스의 당선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사람들로 가득하죠. 그중에서도 팀장 스티븐(라이언 고슬링)은 뛰어난 전략가로,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끌 핵심 인물입니다. 상대편 캠프에서 경계할 정도로 말이지요.

스티븐이 선거캠프의 인턴 몰리(레이첼 에반 우드)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서로를 속고 속이고, 전략과 전략이 맞부딪히는 플롯이 계속 이어져서 한 순간도 긴장을 풀 수 없죠. 잘 만든 정치 드라마란 이런 것인가 싶어 감탄이 나오다가도, 우리의 현실 정치가 이보다는 낫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어 씁쓸했습니다.

조지 클루니는 배우로도 감독으로도 그리고 네스프레소와 위스키 애호가로도 참 유능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탄탄한 정치 드라마를 자주 만들어 주면 좋겠습니다.

감독 : 조지 클루니
러닝타임 : 1시간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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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러제트 (2015)
처음 '서프러제트'라는 말을 접했을 때 의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자는 투표권이 없었다고,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위해 싸워야 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였죠. 분명 우리나라는 1948년 제헌헌법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원을 선거할 권리가 있다"라고 명시했고 남녀가 평등하게 선거에 참여했다고 역사 시간에 배웠습니다. 그런데 이 권리가 평등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는 사실이 미국이 보수적인 나라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큼 충격적이었어요. 

영화는 20세기 초 영국에서 여성 참정권 운동을 벌였던 서프러제트(suffragette)의 이야기를 세탁 노동자로 일하던 모드(캐리 멀리건)의 시선으로 들려줍니다. "여성에게 투표권을(Vote for women)"이라는 구호 아래 창문을 깨고 우체통을 폭파시키는 과격한 시위도 서슴지 않았던 서프러제트들. 그들은 에멀린 팽크허스트(메릴 스트립)의 리드 아래에 시위를 이어나갑니다. 

모드가 거리 시위에 휘말려 처음으로 경찰서에 잡혀갔을 때 자신은 서프러제트가 아니라고 애원하듯 말합니다. 그랬던 모드가 나중에는 "나는 서프러제트다"라고 말하게 되죠. 그 모든는 상황을 우리는 가슴 졸이며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감독 : 사라 가브론
러닝타임 : 1시간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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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이야기 
무비건조 - 선거영화특집
영화 평론 짭밥 도합 80년에 이르는 김도훈 기자, 이화정 기자, 주성철 기자, 그리고 배순탁 음악평론가가 함께하는 유튜브 채널 "무비건조"에서도 얼마 전 선거 영화를 특집으로 다루었습니다. 소개하는 영화 중에 스윙 보트도 있네요. 영화 리뷰 채널이 많이 있지만, 여전히 전문가가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고 그것이 이 채널의 강점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잘할 때도 된 것 같은데 콘셉트인 건지, 매번 미묘하게 박자가 맞지 않는 "좋아요와 구독, 알림 설정" 멘트를 보는 재미도 놓치지 마세요!
투표장에 오가는 발걸음이 행복하도록 선거일은 날씨가 좋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편지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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