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문화재단) 2023 화성 in 서재「주간 북레터」- 매주 목요일, 화성시립도서관에서 전하는 책편지
Vol. 112. (2023.05.11.)
독서 전문가의 책 추천(아동) - 조원경 어린이책 연구자

어떤 열두 살의 장래 희망

  감사의 달, 가정의 달, 축제의 달 등 화사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절기에는 많은 이들이 감사 마음 전할 장소나 사람을 찾는다. 올해는 조금 떨어진 소외 지역 작은 병원에 가 〈어머님 은혜〉 노래 등을 연주할 텐데 이를 위해 함께 연습하는 어린이 몇이 어찌나 예쁘고 감사한지 눈이 부시다. 요즘 ‘열두 살 열세 살’이 제목에 든 책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 것도 이 친구들 영향인가 싶다. 이 절기에 어울리는 행복한 책을 고르려고 부러 서점에 나갔다.

열두 살 장래 희망

박성우 글 | 홍그림 그림 | 창비 | 2021

  책 표지는 제목과 쉽게 어울리는 듯한 직업인 그림들로 꾸며졌다. 그런데 책을 뒤로 돌린 순간 대전환이다. “어린이를 위한 장래 희망 안내서_장래 희망이 꼭 직업이어야 할까요? 잘못하면 먼저 사과하는 사람, 이런 장래 희망은 어떨까요?” 놀랍고 즐거운 마음에 얼른 계산하고는 비닐을 벗겨 차례 면을 폈다. “편지를 자주 쓰는 사람, 잘 우는 사람, 취미가 여러 가지인 사람, 친구들을 위해 먼저 나서는 사람, 소원이 많은 사람, 어린이 마음으로 사는 사람~” 야호! 행복하고 황홀하다.

 

  산뜻한 책이다. ‘장래 희망’ 단어를 만나면 당연히 직업을 연상하는데, 이 책은 우리 생각을 바꾸게 한다. ‘사회에서 인정받고 돈 잘 버는 직업인’이 아니라 ‘진실과 선함과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한 행동’도 꽤 멋진 장래 희망임을 알려 준다. 이 책에는, 직업이 아니라 ‘꿈’에 초점을 둔 사랑스러운 희망 서른세 가지가 들었다.


  내가 잘 아는 한 어린이의 열두 살 무렵 장래 희망은 ‘평범한 사람’이었다. 한참을 학교와 집에서 놀림당하더니 ‘프로게이머’로 바뀌었는데 악필인 이 글자를 선생님이 잘못 읽으셔 그만 학생부의 아이 희망은 ‘프로그래머’로 적혔다. 아이는 실제 프로그래머 직업인이 되긴 했는데, 사춘기 이후 장래 희망은 ‘나무늘보’다.

 

  사랑스럽고 산뜻한 책 영향으로 내 꿈도 짚어 본다. 역시나 무슨 무슨 직업이었을 내 열두 살 때 꿈보다 지금의 내 꿈이 중요하겠지. 지금 내 꿈은 좋은 글 쓰는 사람, 세상에 필요한 책 만드는 사람, 주변 이들 이야기를 지금보다 더 많이 들어주는 사람…이다.

기소영의 친구들

정은주 지음 | 해랑 그림 | 사계절 | 2022

  이 작품은 조금 다른 결로 ‘꿈’을 이야기하면서 담담하고도 진한 감동을 전한다. 한 어린이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이야기지만, 결코 어둡거나 무겁지 않다. 마음 따뜻하게 주위를 보듬던 친구가 교통사고를 당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각기 다른 성격의 벗들을 이해하며 품고 이어 주던 친구의 갑작스러운 부재를 겪어야 한다. 그 빈 자리를 매일 보고 느끼면서 남은 벗들의 혼돈은 깊다. 친구의 부재는 뜬금없이 꾸게 되는 꿈 같다. 누군가와 영영 헤어지는 좋은 방법이라는 게 정말 있겠는가.

 

  슬픔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이별을 잘 받아들이는 법 배우기는 너무 어렵다. 왜 친구 장례식에 못 가나, 책상 위 국화꽃은 언제까지 두는가, 교실 안 친구의 흔적이 왜 이렇게 빨리 사라지나, 왜 아무도 친구를 말하지 않나, 이해 못 하겠다. 이제 벗들은 차차 달라진다. 조금씩 말을 멈추고는 서로 연결하려 애쓴다. 어찌 보면 친구가 남긴 선물인가, 친구의 떠남을 실감할 즈음 고백하게 된다. “네가 엮어 준 우리 사이가 이제 조금씩 보이는 거 같아.”

 

  열세 살 친구의 삶은 은은하고 따뜻한 봄볕 같아 모르는 사이에 모두를 감싸 안았다. 이 마음 따뜻한 친구의 부재를 여러 방식으로 느끼며 남은 벗들은 조금씩 자기 울타리를 넓힌다. 힘들지만, 떠난 친구를 중심에 두고 함께할 뭔가를 찾는다. 친구가 떠난 49일에는 함께 미사를 드려 보지만 마음은 여전히 서걱거린다. 친구를 추억하며 웃고 싶고, 친구와 보낸 빛나는 순간들을 즐거움으로 남기고 싶어 골몰한다. 그러다 마침내 친구의 육체가 현재 존재하는 납골당을 함께 찾아 서로를 위로하고 인사도 전한다. “천국은 네가 가서 더 살기 좋은 곳이 되었겠지. 거긴 네가 없어도 좋은 곳이었을 텐데.”

 

  친구는 이제 벗들 꿈에 나타난다. 환한 얼굴로 숨바꼭질을 하고는 “난 이제 갈게, 잘 있어 얘들아,” 손 흔들며 떠난다. 친구와 제대로 된 인사를 나눈 벗들은 이제 울지 않게 되었다. 한바탕 울고 났으니 서로 손 잡고 그다음으로 나아간다. 화자에겐 이제 현실의 꿈도 생겼다. 친구의 강아지를 이어받아 잘 키울 자격을 갖춰야 한다는 꿈. 어린이들 스스로 찾아가는 애도와 연대의 과정이 무척 정성스럽다. 그 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은 여러 뼘 성장한다.

도서관 소식
  • 제9회 독서감상문 공모전 운영

   제9회 화성시립도서관 독서감상문 공모전이 곧 시작됩니다. 올해의 <화성시민 함께 읽는 책>을 읽고 나만의 생각과 느낌을 담은 감상문을 써보세요!

  - 공모기간: 6월 1일(목) ~ 8월 6일(일)
  - 공모자격: 화성시민, 화성시립도서관 이용자
  - 공모부문: 아동, 청소년, 일반
  • 시민 릴레이 독서 참가팀 모집

  올해의 <화성시민 함께 읽는 책>을 가족과 친구, 동료와 함께 차례로 읽고 나누며 시민 릴레이 독서 완주에 도전해보세요!

  - 접수기간: 5. 22.(월) ~ 온라인 선착순 접수 
  - 접수대상: 화성시민, 화성시 소재 직장 재직자 또는 학생 3~5인으로 구성된 팀

  - 접수방법: 화성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한 신청서 다운로드 및 제출(온라인 선착순)

※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도서관 홈페이지 공지사항으로 연결됩니다. 
👍 책을 좋아하는 친구 & 지인에게 <주간 북레터>를 알려주세요!
화성시문화재단 독서문화진흥팀
Tel. 031-8015-8274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