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배우가 아닌 일반 파리인들의 삶을 시네마 베리테로 보고자 한 새로운 시도로 이뤄졌다.”
세 사람이 앉아 있다. 두 사람은 감독 그리고 한 여성. 인류학자 장 루슈가 말한다. “카메라를 앞에 두고 사람들이 대화하게 하자”. 여자가 답한다. “카메라가 신경 쓰일 것 같아서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사회학자 에드가 모랭이 거든다. “우리가 생각하는 건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담은 영화에요.” 여자는 프랑스의 거리로 나간다. 1960년 파리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이어서 카메라는 파리인들의 하루, 고민, 대화, 휴가, 그들의 일상을 따라간다. 카메라는 서로 모르는 두 사람의 만남을 촉발하기도 한다. 소형 카메라와 소형 동시녹음기의 개발 덕분이다.
'영화 진실'로 번역되는 '시네마 베리테'는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사용되었다. 영화가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 감독은 시사회를 연다. 지금까지의 편집본을 영화에 출연한 모든 파리인들과 함께 본다. 한 아이가 말한다. “찰리 채플린 영화보다 재미없어요.” 사람들은 웃는다. 아이스브레이킹은 끝났다. 한 남자가 말한다. 카메라 앞에 있으니 모두가 유식한 단어를 고르며 젠체한다고 한다. 또 누가 말한다. 너무 사실 같아서 혼잣말을 하는데 우리가 끼어든 것 같은 당혹스러운 느낌이 있었다고. 진실이다. 진실 같았다. 거짓이다. 연기다. 출연한 모든 이가 저마다의 감상을 말한다. 두 감독은 시사회가 끝나고 영화를 스스로 평가한다.
영화가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어쩌면 영화 진실이란 영화 관람 후 영화가 각자에 남긴 것에 있지 않을까. 영화가 내게 남긴 실감 적어도 그것만은 각자에게 진실일 것이다. 이 개별적으로 온전한 감각을 누군가에게 다시 전하려 할 때, 또다시 누군가는 그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는 이상하게도 언어의 한계를 다시 느낀다. 그리고 어쩌면 이 영화는 1961년에 다큐멘터리가 영원히 안고 갈 거의 대부분의 모든 문제를 보여줬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