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하면서 스턴트-비즈(stund-vis)나 프리-비즈(pre-vis)를 많이 써야 했나요?
C: 네. 시나리오가 계속 변하는 이유도 있었어요. 특히, 주연인 다니엘 크레이그의 부상 때문에 캐리 감독의 원래 계획대로 찍지 못하고 스케줄을 조정해서 찍어야 했던 시퀀스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쿠바 액션 시퀀스는 원래 일종의 긴 원 테이크 샷으로 찍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니엘 크레이그의 발목 부상으로 스케줄 조정이 필요했고, 시퀀스 전체를 다시 설계해야 했습니다. 세컨드 유닛이 먼저 촬영하고, 그걸 기반으로 촬영할 수 있는 걸 찍고, 그리고 나머지는 프리-비즈, 포스트-비즈, 그리고 스턴트-비즈로 채웠어요. 전체 시퀀스의 촬영이 끝나기 까진 수개월에 걸치는 과정이었습니다. 즉, 단순히 프리 프로덕션의 문제가 아니라 촬영 중에도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이었어요.
G: 심지어는 어시스턴트 에디터, 그리고 스턴트 어드바이저와 함께 우리끼리 스턴트-비즈를 만들기도 했어요.
당신들이 스턴트를 했다고요?!
C: 에디터는 원래 항상 주어진 것에 반응하는 위치입니다. 배우의 연기에, 촬영되어 온 푸티지에 반응하는 거죠. 우린 항상 촬영된 후에 참여하는 셈입니다. 이 영화는 달랐어요. 여러 유닛으로 나뉘어 촬영했고, 액션 신들은 한 번에 촬영되는 게 아니라 여러 차례 나뉘어 촬영되었기 때문에, 에디터인 우리가 미리 이런저런 제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액션 신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물론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캐릭터와 감정이거든요.
G: 쿠바 시퀀스를 다시 예로 들겠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 아나 데 아르마스, 그리고 악당들 장면이 모두 따로 촬영되었고, 우린 이걸 하나로 만들어야 했죠. 탐과 저는 어시스턴트 에디터, 그리고 스턴트 슈퍼바이저와 함께 옥상에 핸드폰을 들고 올라가 이것들을 어떻게 이을 수 있을지 필요한 것들을 촬영했습니다. “자, 여기선 이런 샷이 어떨까? 한 번 해보자!”라고요. 물론, 빌딩에서 진짜 뛰어내리진 않았지만 캐리 감독에게 어떤 게 필요한지 아이디어를 주고 싶었어요. 이런 게 사람들이 편집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부분입니다. 사람들은 편집이 그냥 방 안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홀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실 편집은 감독, 배우, 스턴트 슈퍼바이저, 촬영 등등 모든 사람과 함께 하는 일입니다. 그게 바로 이 일의 재미입니다.
이야기에서 좀 더 빨리 도달해야 한다는 포인트가 있었나요?
C: 영화 전체에 걸쳐서 그런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007 시리즈는 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런 고민이 시작됐어요. 모든 007 시리즈는 대서사시죠. 이번 영화가 다른 건 거기에 더해서 세 가지 다른 시간대를 다뤄야 했던 겁니다. 이전 다른 007 시리즈에서는 없던 일이죠. 우린 프리 타이틀 시퀀스가 이전 다른 007 시리즈에 비해서 훨씬 길거라는 걸 알았어요.
마들렌이 어린 소녀였던 시절부터 시작해서 <스펙터>에서의 제임스 본드와 마들렌이 이야기로 가야 했습니다. 이 프리 타이틀 시퀀스가 끝나면 5년 후로 건너뛰죠. 피할 수 없이 총 러닝 타임이 길어질 거라는 걸 알았어요. 문제는 어떻게 하면 이 모든 이야기를 그에 걸맞게 다루면서도 빨리 진행시키느냐 였습니다.
007 시리즈는 언제나 멋진 로케이션과 세트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이런 멋진 샷들을 편집한다는 건 어떤 기분이었나요? 혹시 와이드 샷으로 그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유혹과 계속 싸워야 하진 않았나요?
G: 우린 지금 여기에 편집에 대해서,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는 감독인 캐리와 어떻게 일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모두와 협업하는 거예요. 그게 바로 우리 일의 일부고, 우리 일의 기쁨 중의 하나죠. 세트는 편집에 영향을 줘요. 사람들은 그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단순히 현장에서 디자이너가 창조한 멋진 세트를 뽐내고 배우들의 연기를 보여주는 게 아닙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의 스토리텔링과 에디터의 스토리텔링 사이에 자연스러운 커넥션이 존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