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는 크게 칵테일과 위스키 메뉴가 있다. 칵테일은 해당 메뉴가 만들어진 나라에 따라 혹은 기주로 사용된 술의 원산지에 따라 종류가 나눠져 있어서 떠나고 싶은 나라에 맞게 메뉴를 골라보는 재미도 있었다.  나라별로 구분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마티니, 마가리타와 같이 클래식한 칵테일들도 있었고, 메뉴판에 없는 메뉴도 재료만 있다면 만들어주실 수 있다고 한다.

위스키는 테이스팅 메뉴를 만들어두셨다. 사장님 추천 코스 뿐 아니라 싱글몰트, 버번, 재패니즈 코스 등 서로 어울리는 3-4가지 위스키를 하프샷으로 즐겨볼 수도 있다.

나는 코로나 전에 영국 여행을 모두 예매해두고 취소한 뒤 아직까지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영국의 메뉴 중에 지역 이름이 들어간 ‘런던콜링’이 궁금해서 주문했다. 적혀진 재료에서 예상한대로 상큼함이 가득 느껴지는 한 잔이 나왔다. 역시나 첫 입은 시트러스한 향과 맛이 시원하게 다가왔다. 끝맛은 미묘하고 향긋하게 계속 남아서 찾아보니 ‘앙고스투라 비터스’덕분인 것 같았다.

앙고스투라 비터스는 칵테일 재료로 많이 사용되는 조미료와 같은 술인데 허브와 향신료를 배합해 칵테일의 풍미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기주로 사용된 진과 피노 셰리*의 도수가 낮은 편은 아닌데 앙고스투라 비터스 덕분에 알콜의 쓴맛과 레몬, 오렌지 계열의 시트러스한 밸런스가 잘 잡히고 끝맛까지 여운이 남았다.

* 피노 셰리: 발효가 끝난 화이트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하는 셰리 와인 중 가장 단맛이 적고 드라이한 것이 특징이다.

위스키 향 / 높은 도수 / 묵직함

와인을 즐겨 마시는 에디터는 기주로 와인 계열이 들어간 칵테일을 골랐다. 위스키, 베르무트, 앙고스투라 비터스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클래식한 칵테일 ‘맨하탄’에 포르투갈 메뉴답게 루비 포트 와인을 첨가한 메뉴로 시차에서 개발한 메뉴이다. 루비 맨하탄은 겉보기에도 맑은 레드 와인같았다. 포트 와인만 너무 강하게 느껴질 것 같았던 걱정과는 다르게, 향에서는 오히려 약간의 살구향과 함께 위스키의 향이 지배적이었다.

맛에서는 위스키와 포트 와인*이 적절하게 잘 어우러져 두 가지 술을 잘 느낄 수 있었다. 두 기주 모두 도수가 높고 꽤나 특성 강한 편인데도 어느 하나가 특별하게 튀지 않고 부드러워서 두 종류를 섞은 느낌이라기보다 원래 있는 술같은 느낌이 들었다. 위스키나 포트 와인을 좋아하지만 색다르게 즐겨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 포트 와인: 발효 중인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하는 주정 강화 와인으로 포르투갈에서 유래되었다.

메뉴판에서 가장 많은 종류가 있던 일본 카테고리에서도 칵테일을 하나 골랐다. 동양적인 특징을 살린 다양한 칵테일 메뉴들 중 드라이한 피노 셰리와 베르무트로만 만들어진 ‘뱀부’가 눈길을 사로잡아 주문. 한 입 마시자마자 나는 이 칵테일에 반하고 말았다.

맑은 비주얼답게 맛 또한 그랬다. 청량하고 깔끔해서 개운한 차로 입가심한 것 처럼 산뜻했다. 두 개의 기주가 모두 화이트 와인을 베이스로 하고 있어서인지 화이트 와인과 가장 가까운 맛이 났지만, 와인 특유의 단맛과 텁텁함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맑은 만큼 허브향이 잘 느껴진다. 칵테일에서 신선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깔끔하고 가벼운 칵테일을 먹고 싶을 때 꼭 한 번 접해봤으면 하는 메뉴이다.

‘시차’는 디저트 수준의 가볍고 간단한 안주만 준비돼있다. 때문에 식사나 요깃거리를 하기보다는 술 자체를 즐기러 오는 것이 좋다. 다만, 웰컴 푸드로 인당 1개의 크림브륄레를 준비해주신다. 적당한 단맛과 크리미함으로 칵테일, 위스키와 즐기기 너무 좋은 메뉴이기 때문에 술을 고를 때 크림브륄레와의 조합을 고려해봐도 좋겠다.

시차의 이색적인 메뉴들로 어디론가 떠나지 못했지만, 지나온 여행을 회상하거나 앞으로의 여행을 꿈꾸는 시간을 보냈다. 다른 곳에서 흔하게 볼 수 없었던 생소한 칵테일이 비교적 많은 편이라 꼭 다시 들러보고 싶다. 최근 위스키에도 슬슬 관심이 가고 있던 찰나인데 합리적으로 테이스팅할 수 있는 위스키 코스를 시도해봐도 좋겠다.

ᑯ 서울 송파구 가락로31길 8

ᑯ 영업시간

  금,토 제외 19:00-02:00

  금,토 19:00-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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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차에서 걸어서 6분

파전과 함께 비올 때마다 당기는 메뉴 중 하나인 칼국수다. 양에 한 번 놀라고 찰진 손칼국수 면에 두 번 놀라는 맛이다. 칼국수 맛집의 기준을 정하는 김치 역시 새콤하여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 네이버리뷰 '클린앤케어'

: 시차에서 걸어서 11분

가득 진열된 책들과 인센스향이 여기가 성수인가? 하는 착각과 함께 합장을 하게 만드는 카페다. 밖이 너무 더워서, 비가 많이 와서 잠시 쉬었다 갈 카페가 필요하다면 뷰클런즈를 추천한다.

ⓒ 뷰클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