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10대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본격적으로 국제적인 행보에 나섰습니다. 5월 10~12일 사흘 동안 뉴욕 필하모닉(이하 뉴욕 필)과 뉴욕 데뷔 무대를 가졌고, 현지 평단과 애호가의 반응은 가히 열광적입니다. 한마디로 뉴욕을 ‘찢었습니다.’ 

이번에 임윤찬이 연주한 곡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지난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해 역대 최연소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 바로 그 곡입니다. 이 곡을 뉴욕 필과 함께하는 건 임윤찬에게도 특별한 일입니다. 중학생 시절 등하교 하면서 블라디미르 호로비츠와 뉴욕 필의 1978년 녹음을 끼고 살다시피 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1,000번은 들었다고 하네요.

뉴욕타임스에서 클래식 음악 평론을 담당하는 재커리 울프는 첫날 공연을 관람하고 이렇게 썼습니다. 임윤찬의 연주를 들어본 사람은 공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악절을 새로우면서도 설득력 있게 재창조하는 데 탁월한 면모를 보이는 연주자입니다. 음악 전반을 놀랍도록 섬세한 동시에 무모할 정도로 과감하게 꿰뚫죠. 

“이 곡이 이렇게 재밌을 줄 누가 알았겠나?”

재커리 울프는 이렇게 썼습니다.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처럼 너무나 자주 연주되는 곡은 차별화하기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짚어볼 대목입니다. 유명한 중식 요리사 이연복이 “짜장면 맛은 여기나 저기나 다 비슷해요. 다르게 만들기 진짜 어려워요.”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일지도 모르겠네요. 

그 어려운 걸 임윤찬은 합니다. 그가 연주하면 늘 다릅니다. 취향에 따른 호불호는 있을지 모르나 ‘다르다’는 점은 다들 동의할 수밖에 없도록 연주합니다. 한국의 수많은 콩쿠르 우승자 중 유독 임윤찬을 향한 반응이 뜨거운 배경입니다. 

뉴욕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임윤찬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아무리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더라도 자신은 항상 학생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밝힙니다. 소셜미디어 사용을 스스로 제한하며 음악에 몰두하고 있으며, 가을엔 미국 보스턴으로 옮겨 음악 공부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소개가 길었습니다. 오늘은 뉴욕 데뷔를 전후해서 나온 뉴욕타임스의 기사 두 편을 전해드립니다. 열렬하면서도 매혹적인 찬사로 가득한 공연 리뷰, 그리고 임윤찬의 이력과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입니다. 

얼룩소는 뉴욕타임스와 정식 계약을 맺고 기사 전문을 번역해서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