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네이버 포시마크 인수 2.이구성수 탐방기
 2022.10.05 22-040호   |   웹에서 보기   |   지난호 보기    

  01 네이버가 포시마크를 픽한 진짜 이유
  02 29CM가 공간을 사용하는 법
  03 뉴스 TOP5 - '스타일쉐어, 안녕!'

   

네이버가 포시마크를 픽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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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탈 나는 거 아닙니까?

네이버 창사 이래로 최대의 규모의 빅딜이 성사되었습니다. 무려 2조 3,441억 원이라는 거액을 베팅하여 네이버가 북미 최대 C2C 패션 플랫폼 포시마크를 인수한 것인데요. 국내 기업의 해외 유명 스타트업 인수라는 낯선 사례인 데다가, 역대급 규모까지 더해져 정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인수 소식이 알려진 직후 주주들의 반응은 냉담하였습니다. 인수 소식이 발표된 당일 네이버의 주가는 8.79%나 급락하며 장중 52주 신저가를 새로 기록하기도 했고요. 고환율 시대에 걸맞지 않은 의사결정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때문에 너무 비싼 가격에 인수했다는 식의 부정적 평가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작년 엣시가 비슷한 포지션의 디팝을 16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이보다 매출이 5배 큰 포시마크를 12억 달러에 인수한 건 잘 산거라는 옹호론도 존재하긴 하고요. 그리고 당연히 네이버 역시 내부적으로 면밀하게 손익을 계산한 후에 인수 결정을 내리긴 했을 텐데요. 이미 이번 인수를 숫자적으로 평가한 좋은 아티클들은 많이 있으므로, 조금 더 사업 전략인 관점에서 네이버 경영진이 이번 포시마크 인수 배경을 유추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하려 합니다

사실 10월 4일 네이버 주가의 급락은 포시마크 인수 소식이 끼친 영향도 있긴 했지만, 씨티증권의 매도 의견이 담긴 리포트가 결정타로 작용했다고 합니다. 씨티증권은 네이버가 카카오나 쿠팡과의 경쟁으로 인해 광고 부문이나 패션 카테고리에서 매출이 감소하고 있고, 스마트스토어의 점유율이 더욱 하락할 위험 요소가 존재하며, 인건비를 유연하게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향후 전망이 어둡다고 평가하였는데요. 이번 포시마크 인수 역시 이와 같은 요인들로 인해, 위기감을 느낀 네이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과거 성공 경험이 있는 기업들은, 이를 반복적으로 활용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특히 네이버는 그간 참여형 커뮤니티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로 큰 성공을 거둔 기억이 있기에 이번에는 유사한 모델인 C2C에 베팅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검색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 네이버는 참여형 서비스였던 지식iN 서비스로 반전을 일으키며 검색 점유율 1위 사업자로 등극하였고요. 커머스 영역에서도 스마트스토어라는 SME 셀러들을 위한 서비스를 출시하며 성공을 거두기도 했었습니다. 특히 이러한 서비스들의 특징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 없이 자산을 최대한 가볍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는데요. 포시마크의 사업 모델은 최수연 네이버 CEO가 직접 언급했던 것처럼 'Asset Light Commerce(자산을 가볍게 가져가는 커머스)'라는, 네이버의 전략적 방향성과 완전히 부합합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이번 인수야말로 아마존 같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 경쟁자보다 자본도 기술력도 열위에 처한 네이버에겐 정말 딱 맞는 선택이라 평가할 만한 거죠.

또한 C2C 커머스 경험을 풍부하게 쌓아 왔다는 점 역시 이번 인수 성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네이버는 이미 내부에서 탄생하고 성장한 중고나라를 가까이서 지켜본 적이 있고요. 크림이라는 리셀 플랫폼을 조 단위 거래액 규모까지 키워내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스페일 왈라팝에 투자하는 등 글로벌 C2C 경험까지도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특별한 시장 지배자가 없는 C2C 영역에서 만큼은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본래 가지고 있는 크림 등을 가지고 해외로 손을 뻗는 것이 아니라, 인수라는 방식을 택했는지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무엇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신생 시장을 먼저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측면에서의 속도와,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역으로 플랫폼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시점이 주효했던 것 같습니다. 자본적 여유만 있다면 인수라는 방식은 시장 내 점유율을 빠르게 가져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력적인 선택지인데요. 가장 큰 허들이라 할 수 있는 인수가격마저 시장이 겨울을 맞이하며 지불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졌으니 놓칠 수 없는 호기라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과거 네이버는 국내 시장에 진출한 빅테크 기업들과 수없이 경쟁하며,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면서 만든 네트워크 효과의 무서움을 체감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는 늘 당하던 입장을 넘어서, 먼저 글로벌 서비스로 거듭나는 기업이 되겠다고 결심한 거 아닐까요?
 
과연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요?

물론 떨어진 주가가 말해주듯, 네이버의 앞길은 결코 장밋빛 만은 아닐 겁니다. 아니 오히려 단기적으론 여러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시선을 익히 알고 있기에 네이버는 인수 소식을 발표한 당일, 기자 간담회를 열어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는데요. 네이버는 특히 비용적인 측면의 개선 효과를 강조하였습니다. 포시마크의 주식 상장 폐지로 인한 비용을 절감하고, 네이버 인하우스 솔루션 대체를 통해서도 추가적인 수익 개선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러한 성과를 단기간 내에 거두기는 어려울 것 같긴 합니다. 네이버 생태계의 솔루션이 국제적으로 탁월한 경쟁력을 지녔다고 보기도 어려울뿐더러, 서로 다른 서비스의 인프라를 통합하여 효율을 낸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출처: 네이버

다만, 이와 함께 내세운 네이버의 또 다른 전략인 광고 매출의 도입 가능성은 상당히 현실적인 방법으로 여겨지긴 합니다. 네이버는 시장 최저 수준의 수수료 혹은 아예 무료 수수료로 서비스 트래픽을 확보하고, 여기에 광고 BM을 붙여 수익을 올리는 방법에 매우 능숙합니다. 이와 같은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다면 근시일 내에 성공적인 광고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가능성이 농후하고요. 네이버의 로드맵처럼 정말 포시마크를 중심으로 글로벌 C2C 시장을 장악한다면 이러한 수익은 스노우볼처럼 급격히 커져나갈 겁니다. 이처럼 포시마크 인수에 관한 내용들을 정리해보며 네이버는 확실히 국내 1위 테크 기업답게 정말 스케일이 남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꼈는데요. 국내 IT기업 전체 생태계를 위해서도 이번 인수가 정말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원해 봅니다.

   

#광고, 29CM가 공간을 사용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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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CM는 오프라인에 진심입니다

지난 9월 24일 29CM는 새로운 오프라인 공간, 이구성수를 선보였습니다. 지난 브랜드 캠페인 때 깜짝 등장했던 팝업 스토어, 29맨션더현대 서울에 자리 잡은 이구갤러리에 이어 올해만 해도 벌써 3번째 오프라인으로의 영역 확장 시도인데요. 이에 이어 9월 30일에는 이구갤러리 2호점을 더현대 대구에 선보였다고 하니 정말 공격적인 행보라 할 수 있습니다.

29CM는 도대체 왜 이리 오프라인 확장에 진심인 걸까요. 우선 29CM는 온라인 셀렉트샵으로 다져온 그간의 브랜드 자산을 적극적으로 확산시키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브랜드 정체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이 오프라인 매장이라 확신했던 거죠. 경험만큼 확실한 전달 수단은 없으니까요.

또한 편집샵이라는 본연의 가치를 전달하고, 무엇보다 입점 브랜드가 원하는 바를 실현시켜주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을 겁니다. 실제로 이번 이구성수를 둘러본 입점 브랜드 관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브랜드 입장에서 매우 좋은 기회이며, 장기적으로 상시 운영되는 공간이 생겨서 좋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오프라인 매장 하나로, 고객에게는 29CM가 지향하는 가치를 온전히 전달하고, 내부 입점 브랜드들의 고충마저 해결해줄 수 있으니 이렇게나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이중에서도 특히 이구성수는 상시 운영하는 첫 단독 매장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


전시를 택한 건 신의 한 수입니다

그리고 올해 선보인 29맨션부터, 이구갤러리, 그리고 이구성수까지 모두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일반적인 오프라인 매장이 판매에 집중했다면, 이들 29CM가 만든 공간들은 모두 전시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입니다. 29맨션과 이구성수는 처음부터 판매보다는 고객의 브랜드 경험에 초점을 맞춘 매장을 표방했고요. 이구갤러리는 이름부터가 갤러리에서 따왔을 정도입니다.

출처: 29CM

사실 매장이 하나의 독립된 사업체로 수익을 일으켜야 하는 경우, 이와 같은 구성은 절대 불가합니다. 이구성수처럼 넓은 공간에 소수의 상품을 전시하는 형태로 배치하는 건 공간 효율성 측면에서 금기시되는 방법이거든요. 오히려 최대한 많은 상품을 빽빽하게 진열하는 것이 매출 관점에선 제일 좋습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행사장 공간이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고요.

하지만 29CM는 본업이 온라인이기에 굳이 판매에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오감을 활용한 고객의 경험과 브랜드 가치 전달에 집중하였고요. 다소 부족한 실제 매출 전환 기능은 온오프라인 연계를 통해 극복하였습니다. 이번 이구성수만 하더라도 2주 간격으로 바뀌는 큐레이션 상품들로 동일하게 구성한 기획전을 온라인 몰에서 운영 중인데요. 이를 통해 실제적인 매출 전환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의 한계에서 벗어나면서 오히려 공간 활용도는 극대화될 수 있는 거죠.

성수를 가장 잘 활용하려면...

마지막으로 이구성수가 위치한 성수동이라는 지역적 배경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성수로 29CM뿐 아니라, 많은 커머스 업체들이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몰려들고 있습니다. 성수는 서울에서 가장 힙한 동네일 뿐 아니라, 교통환경이나 유명세에 비해선 아직은 감당할만한 임대료 및 여전히 여유 있는 공간 등 실리적인 이유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성수라는 지역을 잘 활용하는 커머스 기업이나 브랜드를 막상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단순히 유행에 편승하여 진출한 곳도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구성수에선 확실히 '성수다움'을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습니다. BGM매거진과 함께 성수의 감성을 담은 플레이리스트를 별도로 만든 것 등에 이러한 부분들이 잘 담겨 있었고요. 그래서 마치 성수동 전체를 29CM의 브랜드 가치를 홍보하는 곳으로 사용하려고 시도하는 듯했습니다. 실제로 '자기 만의 취향과 감각을 가진 사람'이라는 29CM의 고객 페르소나와 성수가 너무 찰떡으로 어울리기도 했고요.

이처럼 29CM의 오프라인 활용 전략의 정수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는 이구성수는 여러 디테일한 요소들이 더해져 상당히 매력적인 곳이었습니다. 물론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긴 하였는데요. 자세한 내용은 이구성수 탐방 후 느낀 점들을 다룬 아래 아티클 전문을 통해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29CM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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