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기독인연대 뉴스레터 편집위원)
무더운 햇볕에 맥을 못추리는 한 주를 보냈습니다. 제가 사는 부산엔 오늘 아침부터 비가 내리면서 더위가 한풀 꺾였습니다. 기기연 회원님들은 건강히 6월을 나고 있으신지요? 건강히 여름을...이라 적으려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은 시작도 안 한듯해서 적질 못했습니다. 이번 여름은 얼마나 더울지 두려운 요즘입니다.
지난 주, 작렬하는 햇빛을 맞으며 힘겹게 퇴근하는데 까마귀 여러 마리가 울어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순간, '저 까마귀들은 어디서 이 뜨거운 더위를 피할까..'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집에 돌아와 절 반겨주는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상념에 잠겼습니다. 작년 홍수 때 구조한 이 고양이가, 만일 날 만나지 않고, 호우 속에서 살아남았다면, 지금쯤 저 밖의 까마귀들처럼 길 위에서 뙤약볕을 견디고 있었겠지요.
대다수의 인간들은 에어컨 튼 건물 안에 들어가 쉽게 더위를 피할 수 있지만, 저 밖 길거리의 수많은 생물들은 이 타는 듯한 폭염을 온몸으로 맞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평년 기온을 훨씬 웃도는 6월의 더위가 인간들에겐 일찍 찾아온 여름에 불과할 지 모르지만, 온몸으로 더위를 견뎌내는 수많은 생물들에겐 이미 닥친 재앙인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러한 공포에 이입돼 좌절하고 미안해지고, 절망하고 간절해지기길 반복했습니다. 이미 별 수 없다며 에어컨 리모컨을 찾아 헤매다가도 멈칫대는 것은 그러한 미안함 때문일 것입니다.
40도에 육박할 어느 더운 날, 어쩜 넘어설 이번 여름날, 우리는 길 위를 걷다 더위를 이기지 못해 쓰러진 어떤 생물을 만날지도 모릅니다. 그때 걷잡을 수 없이 절망하지 않도록 같은 믿음 아래 있는 이들과 서로를 붙들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러한 연대에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저는 이 뉴스레터를 읽는 모든 분들이 그러한 소망에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아침 묵상한 말씀을 나누며 뉴스레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너희를 두고 계획하고 있는 일들은 오직 나만이 알고 있다.
내가 너희를 두고 계획하고 있는 일들은 재앙이 아니라 번영이다.
너희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려는 것이다. 나 주의 말이다. '
-예레미야서 29:11-
1. |예술| <생태영화 읽기>에서 '마더!' 영화를 소개하구요
2. |담론| 비폭력직접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4. 6월 3-4주 기기연 활동 소식과
5. 드디어 기기연 카카오톡 채널이 개설됐다는 소식, 그리고
6. 9월 행진 소식을 전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