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요청할 경우에는 상대방이 수락할 가능성이 대면 요청 때보다 상당히 떨어질 거라는 것은 미리 예상하기 바랍니다. 손쉬운 방법이겠지만 그만큼 이득이 적다는 것이죠.
바네사 케이 본즈(Vanessa K. Bohns)는 45명의 참가자로 하여금 각자 10명의 낯선 사람에게 간단한 설문조사를 요청하도록 시켰습니다. 참가자들 중 절반은 이메일로, 나머지 절반은 직접 만나서 설문을 요청하도록 했죠. 그랬더니 이메일보다는 직접 대면이 설문조사에 동의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습니다. 이메일보다 대면 요청이 무려 34배나 더 효과적이었어요.
당연한 결과라구요? 실험을 하기 전에 참가자들에게 '사람들이 설문조사에 얼마나 응할 것 같은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이메일로 요청하기로 돼 있던 참가자들은 10명 중 5.5명이 동의할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직접 대면해서 요청하기로 돼 있던 참가자들은 10명 중 5명이 동의할 거라고 짐작했죠.
흥미롭게도 이메일로 요청하기로 했던 참가자들이 상대방의 수락 확률을 더 크게 예상했던 겁니다!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는 상대방에게 부탁을 하는 데 있어 형편없는 매체이지만, 이렇게 사람들의 '착각' 때문에 여전히 요청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죠.
이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로 요청해 놓고서 상대방이 응하지 않으면 "소통이 잘 안 된다."라고 불만을 터뜨리지는 않나요? 소통 문제가 상대방의 잘못이 아니라 직접 찾아가 요청하려 하지 않는 본인의 게으름 때문은 아닐까요?
* 참고논문: Roghanizad, M. M., & Bohns, V. K. (2017). Ask in person: You're less persuasive than you think over email.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69, 22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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