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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의 정신을 가진 분들😍

유지영, 파이어볼러, 위현우, 권도형, 임우석, 만학도, 화백, 최지혜

안녕하세요, 열여덟 번째 책한조각 레터입니다.

저는 야구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세어보니 벌써 햇수로 15년째 롯데 자이언츠 팬이네요. 그리고 또 잘합니다. 엄청 잘합니다(진짜임). 아무튼 야구에 대한 열정이 크다 보니 이번 올림픽 때 화가 머리 끝까지 나기도 했었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굉장히 유명한 선수가 한 명 있습니다. 2018년에 신인왕을 받은, 오타니 쇼헤이라는 일본인 선수인데요. 이 선수에게 특이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고 있다는 겁니다.

야구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면, 보통 한 명의 선수가 투수와 타자를 모두 하는 일은 없습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에는 그날의 선발투수가 타석에도 서긴 하지만, 타석에 서는 건 선발투수로 나서는 그 경기뿐입니다. 그 외의 경기에서는 모두 휴식을 취하죠. 하지만 오타니 쇼헤이는 다릅니다. 그는 자신이 그날의 선발투수가 아닌 경기에도 모두 타자로 나섭니다. 놀랍지 않나요?

이런 선수를 '이도류', 영어로는 two-way라고 칭합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두 번째 이도류라고 하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오타니 쇼헤이는 투수와 타자 모두 잘합니다. 투수와 타자 둘 중 하나만 잘하기도 쉽지 않은데 둘 다 잘해요. 그냥 잘하는 게 아니라 굉-장히 잘합니다. 2018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몇 번의 부침을 겪긴 했지만, 오타니 쇼헤이는 올해 그 포텐셜이 터지며 야구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있어요.

야구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구요, 오타니 쇼헤이가 유명해지며 덩달아 유명해진 하나의 프레임워크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만다라트 차트'라는 건데요. 원래는 경영에서 쓰이는 기법이라고 하는데, 오타니 쇼헤이는 이것을 자신의 삶에 적용시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무려 고등학생 때 작성했다고 하네요.

한가운데에는 자신의 최종적인 목표가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이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8가지 항목들이 들어가죠. 그리고 또 각 항목들을 성취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총 64개의 구체적인 행동 지침이 세워지게 되는 겁니다.

오타니 쇼헤이는 193cm의 신장에 굉장히 넓은 어깨를 갖춘, 아시아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피지컬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럽습니다. 게다가 외모도 준수할뿐더러 머리가 작아서 종종 헬멧이 벗겨진다고 합니다. 진심으로 부럽네요. 이런 선수를 보면 얼핏 타고난 재능으로 지금의 성취를 이룬 것 같지만, 그 이면에 이런 철저한 자기 관리가 있었다는 점이 정말 존경스러울 뿐입니다.

저에게 인상적인 부분은 '멘탈'과 '인간성'이었습니다. 야구선수로서 갖춰야 하는 실력(하드 스킬) 외에도 정신적, 인격적인 면을 발전시키려 노력했다는 점에서요. 그래서인지 오타니 쇼헤이는 인성, 자기 관리, 프로정신, 겸손함 등에서도 빼어나기로 유명합니다. 재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감탄한 부분은 '운'입니다. 우리는 보통 운이라는 것을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 그저 언젠가 나에게 찾아오길 기다려야 하는 우연적인 요소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타니 쇼헤이는 그것마저도 통제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운은 다른 항목들에 비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지 않나요? 운이 나에게 찾아올 수 있도록, 운을 최대한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회가 찾아오지 않으면 찾아올 수 있도록 문이라도 만들어 둘 수 있지 않을까요? 엄청 멋있는 말인데 제가 생각한 건 아니고 어디서 들은 말입니다.

참새가 방앗간 지나치지 못한다고, 저도 제 만다라트를 작성해봤습니다. 저는 나름 저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다고 생각했는데, 8개의 항목을 정하는 것도 꽤나 어렵더군요. 그러고 나서 어찌어찌 완성을 했습니다.

제가 만다라트를 작성하며 느낀 건, 빈칸들을 하나씩 채워나가며 현재 제 모습에 대한 고민, 제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고민, 그리고 무엇보다 막연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실천해야 할 것들이 보다 명확해졌다는 겁니다. 따라서 내가 내 삶의 방향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또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할 때 내 만다라트를 작성해보는 게 어떨까요. 모든 빈칸을 다 채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직 채우지 못한 것들이 있어요. 하지만 그 고민 자체를 통해 머릿속이 좀 더 명확해지는 걸 느낄 수 있으실 겁니다.

꼭꼭 작성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다음 주에 봐요!

✍ 이번 주에 기록한 책 속 문장들 ✍

📖 "그러나 기술이 우리까지 지배할 필요는 없다."

🤔 그 역할이 너무 과대평가 되어 있는 건 아닌가?

📖 "사실상 행동이 생각을 가다듬고 정리해준다."

🤔 직접 해보지 않고는 절대 알 수 없는 것들이 훨씬 많다.

📖 "필요한 것은 적절한 데이터다."

🤔 무조건 많은 데이터를 모으자?

📖 "매년 판매되는 콘돔은 6억 개에도 못 미친다."

🤔 고객 설문, 여론조사 등을 믿을 수 없는 이유.

의견/응원은 늘 저에게 가장 소중합니다!

*공유되는 게 부담스러우면 말해주세요 ㅋㅋ

한조각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오영준 예비역 병장님. 항상 저녁먹을때쯤 보내주셔서 먹으면서 재밌게 읽게되네요. 스타트업 경험이 없는 입장에서는 이런 글과 프레임워크 소개를 볼때마다 궁금증이 되는게있는데, 이런 컨셉들이 스타트업이나 빅테크 회사들이 아닌 이미 자리가 잡히고 어떻게 보면 굳어진 industry에서는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합니다. 예를들어 금융계에서 fundraising capability를 올리고 싶어 새로운 strategy또는 value proposition을 강조해 봤는데 HOSKR중 signal에서 계속 status quo가 새로운 방법들보다 효율이 좋다는 결론이 나오면 status quo 에 머무는게 맞는걸까요? 금융계만이 아닌 오래전부터 틀이 잡혀있고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법조계같은 곳엔 자주 있는 문제일것같습니다만 그런경우엔 현재 방식에 만족하고 변화가 확연히 필요할때까지 기다리는게 좋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좋은 강의의 내용을 번역/정리하여 공유했을 뿐인데 제 수준을 벗어나는 어려운 질문을 주셨네요. 이래서 함부로 아는 척하면 안되나 봅니다.

제가 아는 선에서 최대한 말씀을 드리자면, "status quo가 새로운 방법들보다 효율이 좋다는 결론이 나오면 status quo에 머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강의에서 Rapha가 강조한 것 중 하나가 자신의 가설/관점(worldview)이 틀릴 수도 있음을 인정하는 거니까요. 개인과 프로덕트, 나아가 세상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관점을 반드시 갖추되, 거기에 매몰되지 않고 신호 또는 데이터를 통해 유연하게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했죠.

한편 금융계에도 수많은 필드가 있기 때문에 획일화하여 말할 수는 없겠지만, 개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 서비스(증권, 은행 등)는 토스를 필두로 하여 고객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많은 스타트업에 의해 판이 뒤집어졌죠. 자산운용쪽 역시 많은 유의미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구요. 다만 헤지펀드나 PEF 등과 같은 곳들은 규제도 워낙 심하고 개개인들과의 접점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스타트업에서 쓰이는 프레임워크가 제대로 적용되지는 않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업계에 대한 어떤 worldview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도 있으려나요? 깊이 알지 못하는 분야이니 아는 척 그만 하겠습니다.

예시로 들어주신 법조계 역시 결국 규제의 이슈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금융계와 같은 수순을 밟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이나 빅테크 기업이 아닌, 보수적이고 굳어진 산업일수록 새로운 시도와 접근, 그리고 기술을 통해 재편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는 글들을 많이 봤습니다. 최근 '로톡'이라는 서비스가 크게 화제가 되었어요. 즐거운 내용은 아니긴 한데, 관련된 기사들을 한 번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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