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앤트레이드 연구원
Vol.40, 2024.02.16.
테크앤트레이드 연구원에서는 중국 통상 산업 경제 정보 서비스(TnT China Intelligence)를 제공합니다. 중국 관련 정보와 현안 이슈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를 주간 단위로 제공하여 기업 경영과 정부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춘제] 폭죽 규제 완화…곳곳 오염·사고 속 사양길 폭죽 산업 부활


박한진 한국외대 중국외교통상학부 초빙교수·전 KOTRA 중국지역본부장

중국 푸단대 기업관리학 박사

 

올해 춘제(春节·중국의 설) 기간에는 전국적인 폭죽·불꽃놀이 규제 완화 속에 중국 전역에서 대규모 불꽃놀이가 이어졌다.

 

코로나 이후 사실상 전면 금지됐던 놀이 수요가 일시에 분출했다. 전국 곳곳에서 대기오염과 화재로 몸살을 앓았지만 사양길을 걷던 폭죽 산업이 부활하고 있다.

 

규제-금지-완화의 흐름

 

폭죽·불꽃놀이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때 악귀를 쫓는 풍속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춘제 보름 전부터 시작해 정월 대보름까지 약 한 달 동안 이어진다. 폭죽규제가 시작된 것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도시에서 폭죽으로 인한 화재 사고가 잇따르고 대기오염의 원인으로 지적되자 1993년 베이징을 시작으로 여러 도시가 규제에 나섰다. 과소비 논란도 부각됐다. 폭죽은 가격과 터뜨리는 양이 부의 척도로 인식되기도 해 몇 달 치 월급을 폭죽 사는 데 쓰기도 한다.

 

2021년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중부 허난성(河南省)은 성 전역을 금지 구역으로 정했다. 이어 중앙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나오면서 전국적으로 폭죽·불꽃놀이가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초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하자 폭죽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쇄도했다. 지난해 12월 26일 규제 완화 분수령이 되는 일이 있었다. 전인대(국회 격) 법제공작위원회 선춘야오(沈春耀) 주임(장관급)이 전인대 상무위원회 제7차 회의 업무 보고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폭죽·불꽃놀이 전면 금지 규정을 심의해줄 것으로 요구하는 기업과 시민들의 건의가 많았다. ‘대기오염방지법’과 ‘안전관리조례’에는 금지 규정이 없다.” 당시 선 주임은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불합리한 규제를 수정하겠다고 했는데, 이것이 올해 전국적으로 금지 조치가 풀린 배경이 됐다.

폭죽·불꽃놀이의 정치경제적 측면

 

중국의 폭죽·불꽃놀이 용품 중심지는 후난성(湖南省) 류양시(浏阳市)다. 인구가 150만 명에 불과하지만, 폭죽과 불꽃놀이 용품 생산량이 중국 전역의 50%, 전 세계의 60%를 차지한다. 류양시 인구의 20%(30만 명)가 폭죽·불꽃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12월 말 전인대 법제공작위원회 선 주임이 규제 완화 방침을 시사하자 허난성과 윈난성(云南省), 저장성(浙江省), 산둥성(山东省) 도시들이 잇따라 현지 상황에 따라 완화 조치를 내놨다.

 

폭죽·불꽃놀이 관련 산업이 류양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0년 전후만 해도 GDP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으나 규제가 해제되기 직전 20% 아래로 떨어졌다. 한때 2,000개에 달하던 생산업체는 300개로 위축됐다. 이제 규제 완화에 따라 지역경제가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현지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5년간 수요가 급증하는 황금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 장기 불황 국면에 빠진 중국이 최근 지방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데, 이번 규제 완화는 지방 민간경제 활성화 방향과도 연결된다.

 

폭죽·불꽃놀이 용품은 인화성 위험물로 국가가 허가증 관리를 시행한다. 제조업체는 당국의 생산 허가증을 받아야 하고, 도매 판매상도 판매 허가증 취득이 필수다. 도매상은 한 지역 한 곳에서만 판매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

 

까다로운 업종인데도 생산·판매 허가 신청이 크게 늘고 있다. 생산공장의 순이익률은 15~18%이고 도소매상 마진폭은 50% 이상이다. 이른바 ‘폭리업종’으로 꼽힌다. 규제 완화 후 사건·사고가 심각해지거나 유통 질서가 어지러워진다면 산업안전 및 유통관리 차원의 규제가 나올 수도 있다.



[에너지] 그린수소로 탈탄소 속도 높이는 중국

정도숙 청주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중국 칭화대 경제학 박사

 

중국이 그린수소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석연료를 탈피해 탈탄소화로 가기 위한 움직임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2020년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2030년 탄소 배출량의 정점을 찍고 2060년에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쌍탄(双碳)’ 목표를 제시했다.

 

이후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에 공을 들여왔으나 에너지 위기 상황에 부닥칠 때마다 석탄 사용을 늘리곤 했다. 2023년에는 석탄 수입량(4억 7,442만 톤)이 전년 대비 61.8%나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럽 등 전 세계가 탄소 가격제 도입으로 가고 있지만 중국에선 국제사회에 내건 약속과 달리 화석연료가 증가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최근 그린수소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산업발전촉진회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9월에 착공 또는 승인 대기 중인 그린수소 프로젝트 수가 전국적으로 57개에 달한다. 총투자액은 3,000억 위앤(55조 6,110억 원) 규모다. 승인 대기 중인 프로젝트는 다수가 진행될 것으로 보여 올해 여러 곳에서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양상이다. 중국 정부는 그린수소가 전체 에너지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15%, 2060년까지 75%로 각각 올린다는 방침이다.

최근 잇달아 발표된 수소 에너지 산업 발전 정책은 그린수소 에너지 시스템 전환을 촉진할 전망이다. 2022년 3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发改委)가 발표한 ‘수소 에너지 산업 발전 중장기 규획(2021~205)’은 수소 에너지 개발이 국가 ‘쌍탄 목표’의 핵심 요소라고 명시했다.

 

중국이 그린수소 보급을 늘리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우선, 재생에너지 시스템의 공급 안정성 확보 문제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은 날씨 등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높다. 수소 제조에 필요한 전력 공급량의 안정성 여부를 해결해야 한다. 서북부 신장자치구 쿠처(库车)의 그린수소 프로젝트가 모범 사례로 꼽힌다. 이 프로젝트는 독자적인 생산제어 시스템을 개발해 수만 톤급 그린수소 생산에 성공했다고 중국 정부가 발표했다.

 

생산 비용 절감 효과도 거둬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경제성 논의가 끊이지 않는다. 신장 쿠처 프로젝트의 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은 태양광 발전의 효율 향상과 전기분해 효율 개선”에 있다고 말한다.

 

교통 인프라 문제도 있다. 중국은 그린수소 생산자와 수요자가 원격지에 떨어져 있다. 수송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생산 기지는 주로 태양광, 풍력 자원이 풍부한 북부 지역에 집중해 있다. 내몽고 자치구, 간쑤성, 칭하이성,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지린성, 산시성 등이다. 반면, 수요지는 중·동부 지역이다. 석탄화학 공업이 발달한 서북지역과 연료전지 자동차 실증 실험을 진행하는 베이징, 상하이, 광둥성, 허난성, 허베이성에 수요가 많다.*

*서부 신장웨이우얼 자치구를 기준으로 베이징까지 거리는 2,770km로 자동차로 하루 이상 달려야 한다.

[현지화] 유명 브랜드 ‘용(龍)’ 액세서리, 동·서양 콜라보 마케팅 펼쳐


조수영 중앙대 동북아학과 객원교수

중국 인민대 경제학 박사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이 올해 용띠 해의 춘제를 맞아 중국 시장에서 현지화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업들은 제품에 중국 특색의 디자인을 활용하거나 동·서양 문화를 결합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중국 명소를 영상으로 제작해서 소비자 잡기에 나서기도 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용(龍)’ 콘셉트다. 용은 중국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올해 용띠 해를 맞아 많은 기업이 현지화 마케팅 전략에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겐조(Kenzo), 로로피아나(Loro Piana),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지방시(Givenchy) 등이 잇달아 용을 테마로 한 의류·액세서리와 다이어리를 한정판 컬렉션으로 출시했다.

 

중국 럭셔리 브랜드 전문 매거진 ‘징데일리(Jing Daily)’는 용 테마 외에도 글로벌 브랜드의 2024년 춘제 마케팅 키워드로 콜라보레이션·현지 명소·친환경 등을 꼽았다.

 

특히 콜라보레이션은 중국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는 대중 친화적인 전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미국·유럽 브랜드들에는 동·서양 문화의 조화를 통해 색다른 상품을 선보일 수 있는 일종의 ‘영리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미국의 토미 힐피거(Tommy Hilfiger)는 홍콩의 패션 브랜드 클롯(Clot)과 제휴를 맺고 미국과 중국의 캠퍼스 패션을 결합한 아이템을 출시했다.

자국 관광지가 아닌 중국 현지 명소를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유럽의 프레미엄 여행 브랜드인 리모와(Rimowa)와 전 세계 프랑스 뷰티의 아이콘인 로레알 파리(L'Oréal Paris) 등은 중국 유명 관광지를 배경으로 한 영상을 제작해 자사 브랜드를 알린다.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 중국인들이 해외여행보다 국내 여행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다.

 

중국 소비자들의 친환경 제품 구매 인식이 확산하면서 이탈리아 프라다 그룹 산하 패션 브랜드인 미우미우(Miu Miu)와 독일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한정판 친환경 컬렉션을 선보였다.

 

유명기업들이 자사 고유의 특성은 유지하면서도 마케팅 현지화에 나서는 움직임은 중국 내수 소비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이 꼼꼼하게 관찰해야 할 대목이다.

 

박한진 한국외대 중국외교통상학부 초빙교수

 

  • 올해 상반기가 바이든 대통령 방중 여부 관찰기

11월 재선 도전에 나서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재정과 이민 등 국내 문제에 발목이 잡혀 중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중국 에버브라이트증권(光大证券)은 “중·미 수교 이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필수사항’이었고, 양국 관계에서 대체할 수 없는 전략적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시절부터 양국이 경쟁과 대결로 치달아 왔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현재까지 중국을 방문하지 않은 극소수 미국 대통령이며 2024년 상반기가 바이든 대통령의 방중 여부를 관찰할 수 있는 (마지막) 기간”이라고 분석했다. (光大证券 24.2.8)

 

  • EU, 러시아 지원한 중국 기업 첫 제재 움직임

EU가 러시아를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24개 기업에 대해 새로운 무역 제한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2일 보도했다. 이 제안은 특정 물품이 제3국 기업을 통해 러시아로 흘러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제재 대상 리스트에는 중국 기업 3개 사와 홍콩 기업 1개 사가 포함됐다. 이 제안은 EU 회원국의 만장일치를 거치면 정식 채택되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가 중국 기업을 직접 제재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EU의 핵심 국가인 독일을 비롯해 다수 EU 회원국에 경제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폭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 기업에는 가장 큰 해외시장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Bloomberg 24.2.12)

 

  • 대기오염 경보 지속겨울철 고온에 폭죽놀이 영향 겹쳐

중국 중앙기상대는 11일부터 14일까지 화북 중남부와 황화이(黄淮)*, 스촨분지에 스모그와 안개가 지속될 것이라고 11일 오전 밝혔다. 기상대는 앞서 10일 야간부터 11일 아침까지는 상하이, 쑤저우, 항저우, 창사, 자싱, 러우디 등 중부 지역 여러 도시에 심각한 대기오염 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은 겨울철에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 통상 지역별로 3~4일가량 스모그가 확산한다. 올해는 2017년부터 금지됐던 ‘폭죽놀이’가 광범위하게 허용되면서 대기질을 더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中央气象台 24.2.11)

*황허(黄河) 하류·화이허(淮河) 유역 북부 지역. 행정구역으로는 허난성(河南省) 중부·안후이성(安徽) 중‧북부 지역에 해당

*창사(후난성 长沙), 자싱(저장성 嘉兴), 러우디(후난성 娄底)

 

  • 겨울철 중국 국내 관광지 1순위 하얼빈, 빙설경제 효과로 부동산 거래 활발

겨울 빙설 대축제로 유명한 하얼빈에 관광 붐이 일면서 주택 매매와 임대 거래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대만 중국시보가 하얼빈시 주택건설국 관계자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두 달 동안 외지 사람의 하얼빈 부동산 구매(4,640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증가했다. 이 기간에 임대 계약 건수(2,360채)는 3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2년간 중국 대부분 지역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빠진 가운데 하얼빈은 집값이 더 떨어졌다. 수십만 위앤*이면 한 채를 살 수 있어 하얼빈을 찾은 관광객들의 수요가 집중된 것이다. 하얼빈은 겨울철 중국 국내 인기 관광지 1위**에 올라 있다. 이번 춘제 기간에 관광객 305만 명을 맞아 60억 위앤(1조 1,100억 원)의 관광 수입을 올렸다. 각각 사상 최고치다.

*50만 위앤은 한화 9,242만 원(KRW184.84=CNY1 적용 시)

**인기 목적지 10 : 하얼빈, 충칭, 청두, 쿤밍, 베이징, 싼야, 구이양, 상하이, 시안, 광저우.

(대만 中國J時報 24.2.13)

 

  • 인민은행, 디플레이션 우려 일축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분기별 금융 보고서에서 최근 고조되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했다. 보고서는 금융정책이 적절하게 시행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심각한 물가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근 중국 경제 회복세와 산업구조 업그레이드 효과로 디플레이션이든 인플레이션이든 위기 발생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직후에 공개됐다. 1월 CPI는 1년 전보다 0.8% 하락했다. 2009년 9월 이후 거의 1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중국 국내외에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Bloomberg 24.2.8). <T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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