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비치 #게일 교향곡 ©️galerietyaven 미국에는 "미국 여성 작곡가 협회"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중 여성만 모인 단체인데요. 단체의 존재를 알고 문득 든 생각이 있습니다. "'미국 남성 작곡가 협회'도 있는 건가? 여성 작곡가가 모인 것이 특별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여성 작곡가 협회가 창립된 1925년에도, 현재의 2021년에도 여성 작곡가가 '작곡가'가 아닌 '여성 작곡가'로 불리는 것은 '작곡가는 남자다'라는 사회의 고정관념이 드러나는 지점인 것 같아요. 오늘은 여성 최초로 교향곡을 출판한 작곡가이자 미국 여성 작곡가 협회를 창립한 에이미 비치를 소개합니다. 그의 삶과 음악이 궁금하다면 얼른 따라오세요🚴🏻♀️ 👩🏽🎓에이미 비치(Amy Marcy Cheney Beach) 지금까지 GLIT이 뉴스레터에서 다룬 음악가 중에는 어린 나이부터 뛰어난 재능을 보인 사람이 많아요. 남들은 기껏 말과 걸음에 익숙해지는 나이에 이들은 악기를 잡고 음악을 한 것이죠🤓 에이미 비치도 그중 하나입니다. 1867년 미국에서 태어난 그는 피아니스트이자 성악가였던 어머니에게 많은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음악과 가까이 지낼 수 있었어요. 3살에는 어머니가 부르던 소프라노 선율에 맞춰 알토 선율을 즉흥으로 작곡했고, 4살에는 들었던 음악을 모두 기억해내서 연주했다고 해요🙀 하지만 이러한 영재성과는 달리 에이미는 14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전문적인 작곡 레슨을 받았고, 이후 독일음악원에서 공부할 기회가 있었으나 부모님의 반대로 좌절됩니다.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으로 여겨지는 독일에서 공부할 기회를 거절하다니!😦 그러나 여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어요. 바로 에이미 비치의 독창성이 지워질까 걱정한 것인데요. 에이미의 남편 헨리 헤리슨 오드리 비치 박사 또한 같은 이유로 정규 음악교육을 받는 것에 반대했다고 합니다. 헨리는 에이미가 대중 앞에 나서서 피아노를 치는 것을 원치 않았고, 대신 작곡에 몰두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었다고 해요. 그렇게 미국, 그것도 보스턴에만 머물던 에이미 비치가 유럽 대륙을 밟은 것은 44살이 되던 1911년의 일이었습니다. 1910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이듬해에 의지했던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에이미 비치는 힘든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유럽 행을 택했어요💧 그곳에서 많은 음악가를 만나고 자신의 곡을 발표하며 음악적 기량을 키운 에이미는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보스턴으로 돌아와 여생을 음악과 함께 보냅니다✍🏻 진정한 미국 작곡가를 찾아서🐠 미국은 “문화의 용광로”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각기 다른 문화들이 한 데 녹아들어 새로운 문화가 탄생한다고 하여 붙여진 별칭이에요. 요즘에는 그 안에서도 각자의 개성이 살아있다는 의미에서 “샐러드 볼🥙”이라는 별칭이 부상하고 있지만, 여전히 ‘융합’은 미국 문화를 설명하는 키워드입니다. 하지만 이런 특징 때문에 “미국 작곡가"라는 타이틀을 붙이기 모호한 경우들이 종종 있는데요. 미국에서 활동하더라도 국적은 유럽인 경우가 많고,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에이미 비치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만 음악 교육을 받았고, 이후 미국을 대표하는 작곡가가 되었기에 “미국 작곡가” 타이틀을 가질 수 있었답니다🇺🇸 👯♀️제2 뉴잉글랜드 악파 음악에는 참 악파가 많죠? 빈악파, 만하임악파, 국민악파 등... 비슷한 음악적 특징을 공유하는 작곡가 그룹을 하나의 사조로 묶어 '악파'라고 부릅니다. 수많은 악파 중 제2 뉴잉글랜드 악파는 미국에서 탄생했어요. 그리고 에이미 비치는 제2 뉴잉글랜드 악파의 유일한 여성 작곡가였습니다🙆🏻♀️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 제2 뉴잉글랜드 악파라고요? 그럼 제1 뉴잉글랜드 악파도 있겠네요? 💁🏻♀️: 맞아요. 제1 뉴잉글랜드 악파는 17세기 초 미국으로 이주하여 보스턴에 정착한 청교도들이 “우리도 구전되는 음악 말고 악보를 보고 제대로 노래를 부르자!”라는 움직임을 벌이면서 만들어졌어요. 이후 19세기 중엽, 많은 독일 음악가가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이전까지 주로 영국의 영향을 받던 미국음악이 독일음악의 영향을 크게 받기 시작했고, 제2 뉴잉글랜드 악파가 만들어졌죠. 그런 만큼 제2 뉴잉글랜드 악파 작곡가의 대다수가 독일에서 공부했답니다. ✨: 그런데 에이미 비치는 미국에서만 공부했다고 했잖아요! 💁🏻♀️: 에이미 비치는 미국에서 공부했지만, 독일의 후기 낭만 스타일로 곡을 썼어요. 제2 뉴잉글랜드 악파에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한 에이미는 제2 뉴잉글랜드 악파 중 이후 미국음악에 새로운 길을 만든 멤버로 꼽히곤 합니다. 악파에서 가장 잘 알려진 사람도 에이미 비치이고요! 🌵게일 교향곡(Gaelic Symphony) ©️벅스 에이미 이전의 여성 작곡가는 대부분 소규모의 곡을 작곡했어요. “여성은 대규모의 교향곡을 작곡할 수 없다.”라는 시선이 당대 작곡가들에게 반영된 것인지 주로 피아노곡과 가곡을 작곡했죠(GLIT이 지금까지 소개한 여성 작곡가의 곡을 잘 살펴보면 피아노곡과 가곡 위주로 구성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에이미 또한 300여 개의 곡 중 약 120개를 가곡으로 작곡했을 정도로 많은 가곡을 작곡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전의 틀에서 벗어나 대규모 교향곡을 작곡하려고 했고, 그 결과가 "게일 교향곡"이에요. “게일 교향곡”은 여성 작곡가가 작곡하고 출판한 최초의 교향곡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답니다👍🏻 하나 더! “게일 교향곡”은 1896년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의해 초연되었는데요, 이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역사상 최초로 연주한 여성 작곡가의 교향곡이었습니다. 제목(Gaelic, 스코틀랜드 켈트어/아일랜드 게일어)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 영국, 아일랜드, 스코틀랜드의 선율이 관현악곡으로 확장된 “게일 교향곡”. 로맨틱한 선율과 더불어 이따금 파워풀하게 몰아치는 이 곡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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