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에게, 30만원 상당! 쇼파드 향수 이벤트💐

늘 생일을 기준으로 앞뒤 일주일, 그러니까 총 2주 정도 시간을 잡고 생일 파티를 한다. 파티라고 해봤자 어떤 사람들과는 카페에서 차 한잔할 뿐이고, 때로는 줌(Zoom) 모임이 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늘 내가 사람들을 모으고, 스케줄러를 보면서 일정과 장소를 잡는다. 언제부터 이런 생일을 보냈는지는 모르겠다.

김소이 인스타그램 @soy_weird 

문득 우리 모두가 너무 바쁘다는 생각이 들었고, 좋아하는 내 생일 시즌이 오면 친구들이 내 곁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어떤 선물에 대한 욕망보다 앞섰다. 그래서 생일 한 달 전부터 친구들에게 “선물은 괜찮으니 나를 만나줘”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연차를 내야 하는 직장인이든, 밤낮을 직장인과 다르게 사는 프리랜서든 한 달 정도의 시간과 14일의 선택지는 필요하니까.

가족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생일 파티로 캘린더를 채우고 나면 그중 한 번 정도는 원하는 케이크를 직접 산다. 올해는 좋아하는 배구 팀인 IBK기업은행 대전 원정 경기를 다녀오는 길에 성심당에 들러 ‘팡도르’를 샀다. 나는 디저트를 좋아하지 않지만 유명한 빵집 케이크를 친구들을 위해 준비하는 마음이 설레서 좋았다.

지난해엔 고등학교 친구와 친구 20주년 기념일이었고, 월미도에 가서 놀이기구를 탔다. 불혹 파티는 20대 때부터 계획했다. 그쯤이면 코로나19가 눈치껏 사라져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가능한 방식의 축하를 하면서 포옹하겠지. 일 년 중 한 번은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닿아 있고 싶다.

출처 Unsplash

세상 모든 기념일이 결국은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서로가 당연하고, 마주 보는 걸 잊고, 함께하는 기쁨을 미루며 사는 어느 날, 그래도 한 번쯤은 유난스럽고 시끄럽게 손잡고 마주하기 위한 날이라고. 열심히 창밖을 보며 기다리면 타이밍 좋게 커다란 케이크에 잔뜩 초를 꽂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나 내 이름을 불러주길. 그래서 나는 천천히 뒤만 돌아보면 되길 바라는 사람도 있고, 그건 그것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나는 그 파티를 준비하는 과정에도 격하게 끼고 싶다.

잠잘 시간도 없이 바쁘고, 일상을 침범하는 자잘한 일이 너무 많은 우리에게 단 한 번의 화려한 경기만 치르는 건 너무 아깝다. 올림픽처럼 성화 봉송도 오래오래 하고 개막식도 하고 폐막식도 하면서 기념할 만한 기념일을 만드는 게 훨씬 즐겁다.

“생일 파티를 직접 준비해? 하자는 사람 없어?” 어떤 사람들은 누군가와 닿고 싶어하는 욕망을 조롱한다. 지인이 없는 모임에 혼자 참석하는 것, 먼저 애인에게 연락하는 것, 내 생일을 누군가 알아맞히기 전에 먼저 만나자고 제안하는 것…. 먼저 구애받는 연애가 행복하다고, 오죽 친구가 없으면 혼자 모임을 찾아다니냐고, 생일인데 챙겨주는 사람 없느냐고. 누가 먼저 다가갔는지, 다가오는 사람의 숫자가 얼마나 많은지를 일종의 ‘스펙’처럼 여기면서 말이다.

누군가 만나고 싶은 날마저 타인이 먼저 어떻게 행동할지를 관찰하며 ‘쿨’한 척 앉아 있다가, 관심이 매년 줄어들면 “나이 들수록 친구가 없어” 하고 체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은 삶의 연차를 멋지게 쌓아가며 우리 모두 너무나 바쁘고, 당장의 일상에 진심인 것뿐이다.

출처 Unsplash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은 교복을 입고 자리에 앉아 서로를 가구처럼 옆에 두던 시절을 더 이상 살지 않지만, 그런 장치가 사라진 지금도 서로에게 닿아 있으려고 손을 뻗는 시도는 그 자체로 고백이고 사랑이다. 어쩌면 기념일은 그 날짜 자체의 상징성보다 그런 시도를 멈추지 않는 오늘의 우리를 기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2월에는 밸런타인데이가 있다. 여성이 성애적 감정을 느끼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한국식 밸런타인데이의 정의는 좁아도 정말 너무 좁다. 수동과 능동의 주체를 가르지 말고, 내 방식의 사랑을 내가 고른 대상에게 마음껏 발산하는 하루가 되면 좋겠다. 늘 주저 없이 먼저 손을 뻗게 만드는, 수많은 나의 밸런타인들에게 사랑을 보내며.


Writer 곽민지
다양한 비혼자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예능 팟캐스트 〈비혼세〉 진행자이자 출판 레이블 ‘아말페’ 대표. 〈걸어서 환장 속으로〉 〈아니 요즘 세상에 누가〉를 썼다. 여성의 몸과 사랑, 관계에 관심이 많다.

내 생일인데, 우리 만날까 - <엘르> 2022년, 2월호 발췌


✨ELLE가 들려주는 반짝이는 이야기

여자들 우정이 최고야_요주의여성 #44
친구 얘기에 웃고 울다 보면 2월도 뚝딱. 여자들의 '찐우정'을 그린 OTT 추천작.

영화 <돌페이스> 스틸컷

〈돌페이스〉 디즈니 플러스
디즈니 플러스에 숨겨진 ‘20대 여심 저격’ 시리즈. 오랫동안 사귄 남자친구에게 갑작스레 이별 통보를 받은 ‘줄스’가 그간 멀어졌던 여자친구들과 관계를 회복하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마고 로비가 제작에 참여했으며 어리숙하면서 솔직한 매력을 지닌 주인공 줄스 역에는 〈토르〉 〈완다비전〉으로 알려진 캣 데닝스가 출연했다. 판타지적인 요소와 코미디가 어우러져 부담 없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작품. 스타일 좋고 개성 넘치는 LA 걸들을 감상하는 재미와 함께 동성 친구들 간에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가 공감대를 이룬다.

 영화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 스틸컷

〈린다의 가장 완벽한 5개월〉 왓챠
1940년대 유럽을 배경으로 사촌이자 단짝 친구인 두 여성의 삶을 다룬 3부작 드라마. BBC 시대극답게 완벽히 재현된 당시 풍경과 인테리어, 패션 등 볼거리 많은 작품이다. ‘열정과 갈망으로 가득 찬’ 린다(릴리 제임스)와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패니(에밀리 비첨), 시대와 배경은 다르지만 주어진 삶 속에서 행복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그녀들의 몸짓은 결코 낯설지 않다. 사랑을 좇아 떠도는 안타까운 린다의 행보도 다음 대사 한 줄로 이해가 되어버리고 만다. “우린 여자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해. 마치 날개가 꺾인 기분이야.”

영화 <파이어플라이 레인> 스틸컷

〈파이어플라이 레인〉 넷플릭스
털리와 케이트, 10대부터 40대까지 이어지는 두 여성의 삶과 우정을 그린 〈파이어플라이 레인〉. 넷플릭스에 ‘워맨스’를 다룬 작품은 제법 많지만, 이렇게 깊고 진한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는 처음인 듯. 긴 시간 동안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공유하며 아프고 힘들 때마다 서로를 보듬는 두 사람의 우정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오랜만에 〈그레이 아나토미〉의 스타 캐서린 헤이글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한데, 성공한 TV 토크쇼의 진행자이지만 늘 마음 한구석이 공허한 인물 ‘털리’의 복잡한 심리를 훌륭하게 표현해냈다.


Writer 김아름
전 <엘르> 피처&라이프스타일 디렉터 김아름. 다양한 목소리를 전달하는 좋은 이야기의 힘을 믿으며 책과 영화, 각종 컬처 콘텐츠를 탐닉합니다.
 - <엘르> 2022년, 1월 웹기사 발췌

💐EVENT💐

"서로에게 닿아 있으려고 손을 뻗는 시도는 그 자체로 고백이고 사랑이다. 어쩌면 기념일은 그 날짜 자체의 상징성보다 그런 시도를 멈추지 않는 오늘의 우리를 기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오늘의 엘르보이스처럼 지금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선물로 마음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사랑의 계절을 맞아 <엘르보이스>구독 후 응모한 분 중, 총 3명에게 쇼파드 바닐라 드 마다가스카르 오드 퍼퓸 향수를 드립니다💙

  • 이벤트 참여 방법 : 엘르보이스 구독 후, 응모하기 버튼 click!
  • 이벤트 기간 : 2/22(화)  ~ 3/6(일)
  • 당첨자 발표 :  3/8(화) 엘르보이스 뉴스레터
  • 경품 안내 : 쇼파드 바닐라 드 마다가스카르 오드 퍼퓸 향수 (30만원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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