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2.5.20 | 464호 | 구독하기 | 지난호
안녕하세요!

지난 주 레터에 썼던 테라와 루나 사태의 여파가 아직도 미치고 있어요! 이 사건을 계기로 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한 사람들과 언론의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것 같은데요(부정적인 방향으로.. 😅). 저도  미라클레터를 쓰면서 블록체인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하고 있습니다. 코인에 관심이 없을 때는 의미가 크게 와 닿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야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코인에 대해서 우리가(제가) 잘 몰랐던 여섯 가지'에 대해서 한번 써보겠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많이 공유되었던 이 글과 코빗의 리서치 자료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에디션 

  1. 비트코인과 나머지 코인은 다르다. 
  2. 코인은 투자가 아니라 기부다. 

  3. 코인프로젝트는 주인이 없다. 
  4. 코인은 모두 자본차익을 노린다.  
  5. 코인은 커뮤니티와 생태계가 중요하다. 
  6. 코인은 초국가적이다. 
  7. 한줄 브리핑

    1. 비트코인과 나머지 코인은 다르다.

    대략 이런 관계 <giphy>)

    非비트코인=알트코인 

    코인판을 이해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첫 번째! 바로 비트코인과 비트코인이 아닌 非비트코인(이걸 알트코인이라고 보통 말합니다)이 다르다는 것이에요. 일반인 입장에서는 비트코인이나 루나나 다 같은 코인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자세히 크립토 시장을 들여다보면 두 코인의 차이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가 만든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에요. 이 사람은 초기에만 잠깐 활동을 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죠. 그러다보니 비트코인을 주도하는 기관이나 집단이 없어요. 비트코인은 처음 만들어진 규칙 그대로 지금도 작동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주인'이 없는 탈중앙화된 코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시작할 때는 당연히 중앙이 있지..  

    반면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코인들은 어떤 기관이나 사람에 의해서 ‘비트코인’을 모델로 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어요.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수단 이외의 역할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을 다른 용도로 쓰기위한 코인을 만든 거죠. 탈중앙화된 앱을 가동시키기 위한 목적(이더리움), 거래의 편의성과 금융을 위한 목적(스테이블코인) 이 대표적입니다. 이렇게 어떤 목적을 가지고 최초에 코인을 만들고 발행한 집단은 기업인 경우도 있고, 재단인 경우도 있고, 탈중앙화조직(DAO)인 경우도 있어요. 처음 시작할 때 모든 코인은 '중앙화' 되어있다고 볼 수 있어요.   

     

    이런 구조와는 무관하게 투자 대상으로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은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비트코인은 탄생 이후 수많은 부침을 겪어왔지만 최근 10년간 나온 자산 중에는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큰 폭으로 가치가 올랐습니다. 지금까지는 버티기만 하면 어쨌든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가격이 우상향 해왔다는 거에요. 반면 알트코인은 수백개가 매년 쏟아지고 있지만 이중 살아남은 것은 몇 개 없어요. 물론 루나같이 수십조원 가치의 코인이 며칠 만에 사라지는 것이 크립토 세계에서도 흔한 일은 아니지만요.  


    누가 감히 비트코인에 도전해? 

    이런 차이로 인해 코인 투자자 중에는 비트코인 맥시말리스트(Bitcoin Maximalist)라는 사람들도 있어요. 비트코인 원리주의자 정도라고 해야할까요? 이들은 비트코인이야말로 유일하게 가치있는 암호화폐라고 보고 다른 알트코인들을 배척합니다.

     

    반면 알트코인을 만들거나 투자하는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코인시장에서 기축통화로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비트코인이 실용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어요. 물론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도 있지만 그보다는 새로운 코인을 만드는 것이 낫다는 거죠. 이더리움 부터 시작해서 수많은 코인들이 비트코인의 단점을 극복하고 비트코인을 대체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어요. 

     

    테라도 마찬가지에요. 테라는 디지털 세계뿐 아니라 현실세계에서도 쓸 수 있는 탈중앙화된 돈이 되는 것이 목표였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 미달러화와 1:1로 페깅되는 스테이블코인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기억할 것 : 비트코인과 非비트코인 엄청난 차이가 있다. 非비트코인은 그걸 처음 만든 이들이 있다.  

    2. 코인은 투자가 아니라 기부다.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은 언제든 상법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투자? 너만 투자라고 생각하는 거 아닐까?

    코인상장, 거래대금과 같은 용어들을 접하다보면 우리는 코인투자가 주식투자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게 마련이에요. 그런데 기업의 주주가 돼서 투자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상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집니다. 기업이 투자자에게 지켜야할 약속이 있고 주주의 권리가 있습니다.

     

    근데 코인은? 주식처럼 법적인 테두리 안에 있을까요? 

     

    없습니다. 그래서 '코인은 투자가 아니라 기부다'라는 표현도 나온 것입니다. 코인 투자자들이 아무것도 기대하는 것이 없이 코인을 사는 건 아니죠. 다만 코인에는 주식투자처럼 이를 다시 돌려받을 법적인 강제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보장하는 국가가 없는데 무슨 화폐?

    암호화폐는 디지털 세계에 존재하는 화폐를 지향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한 법적인 근거를 만든 국가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국가에서 발행하는 화폐 이외의 화폐를 인정해줘야할테니까요.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뭘 보고 코인에 투자하는 걸까요? 앞서 밝힌 알트코인들은 어떤 '프로젝트'로 시작해요. 뭔가 블록체인으로 새로운 걸 해보겠다고 하면서 앞으로 하고자하는 일, 자금조달계획(코인발행계획) 등을 밝히고 돈을 모으는 거죠. 이 경우 대개 만들어져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마치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하는 것 처럼요. 

     

    스타트업 벤처투자와 다른 점은 역시 법적인 강제력이 덜하다는 것이에요. 물론, 실제 벤처캐피털이 코인 프로젝트에 투자할 때는 뭔가 다른 계약을 맺겠지만 주식회사에 부여되는 것과 같은 강제력은 없다고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서 대개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회사를 먼저 설립해 이 회사는 주식투자를 받고, 이 회사가 코인을 발행해서 코인을 대상으로도 투자를 받는 이중구조가 많습니다. 


    코인투자는 벤처투자와 비슷하다! 

    2018년 테라프로젝트를 위한 회사인 '테라폼랩스(TFL)'가 만들어졌습니다. 신현성 전 티몬대표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시드펀딩으로만 360억원을 모았어요. 글로벌 암호화폐거래소(바이낸스, OKX, 후오비)와 해시드 등 블록체인 전문투자자들의 투자를 받으면서 화려하게 출발했습니다. 아마도 이 때는 주식으로 벤처투자를 받았을 것 같아요. 

     

    2019년 초에는 퍼블릭 세일을 통해 테라 생태계의 코인인 루나를 판매했어요. 여기에 또 많은 기업과 개인들이 참여했어요. 이들은 일종의 벤처투자자처럼 테라가 잘 될 것을 기대하고 루나코인을 산 거에요. 앞서 시드펀딩이 주식형태의 투자를 받았다면 한다면 투자자들은 테라폼랩스에 상법을 통한 강제력을 갖고 있을 거에요. 하지만 반대로 코인으로만 투자한 투자자들의 경우 그런 상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 할 거에요. 


    기억할 것 : 코인 투자는 상법의 보호를 받는 주식투자와 다르다. 하지만 스타트업 벤처투자와 흡사한 점이 있다. 

     

    3. 코인프로젝트는 주인이 없다.

    (주)이더리움 비탈릭 사장.... 이런건 없습니다.  <출처=PROBIT>

    주식회사와 코인프로젝트의 차이

    코인 프로젝트는 그것을 한 기업이나 단체가 막강한 힘을 가지고 이끌지 않아요. 우리는 어떤 사업을 하는 주체로 기업을 당연하게 생각해요. 기업 CEO가 있고 직원이 있고, 이 회사는 투자를 받아서 돈을 벌어 주주에게 나눠주는 주식회사 구조가 너무 익숙하죠. 문제가 생겼을 때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보상하는 주체는 바로 이 기업. 물론 그 책임의 크기는 유한해요. 최악의 경우 회사가 문을 닫는 것. 

     

    그런데 코인 프로젝트는 다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한 회사나 단체가 주도권을 갖지만 코인의 소유자가 많아질수록 힘은 나눠져요(탈중앙화!). 주식회사의 경우 우리가 보통 대표이사, 등기임원이라고 부르는 사람에게 모든 걸 위임하고 정말 중요한 경우에만 주주들을 불러 모아서 결정을 하죠. 하지만 코인은 사소한 것도 코인의 소유자 전체에게 의사를 묻습니다. 디지털 세계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중앙이 없는 것이 미덕이라고? 

    테라폼랩스(TFL)는 권도형 대표가 CEO로 있지만 권 대표도, 테라폼랩스도 테라생태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맘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에요. 처음에는 그럴 수 있지만 소유자가 많아질 수록 그 힘은 점점 분산이 됩니다. 물론 TFL이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을 갖기는 하지만 소유자들이 많이 모이면 TFL 의 행동을 막을 수 있습니다. 상장된 주식회사도 그렇지 않냐고요? 그렇죠. 하지만 효율성을 위해 어느 정도 지분을 가진 개인이나 대주주가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코인에서는 이 주인을 없애고 탈중앙화시키는 것이 오히려 미덕이 됩니다. 최근 테라 생태계도 붕괴 이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투표가 이뤄지고 있는데 테라폼랩스의 제안에 반대하는 소유자들도 꽤 많다고 해요. 


    테라 생태계의 핵심 코인인 루나를 들고 있는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요? TFL을 제외하면 먼저 코인을 들고 있는 개인이 있을 것이구요. 코인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벤처캐피털이나 펀드)도 있을 겁니다. 우리가 채굴자, 밸리데이터(노드)라고 부르는 블록체인 인프라 공급자도 있고요. 또, 이 코인을 바탕으로 뭔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 제작회사가 있을 겁니다. 테라의 경우 ‘앵커 프로토콜’이라는 금융사업자(De-Fi)가 있었죠. 이들 모두가 생태계의 운영에 참여하고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웹2.0 vs 웹3.0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이더리움도 이더리움 재단이라는 비영리기관이 이끌고 있어요.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도 자기 마음대로 이더리움 전체를 끌고나가지 못 한다는 뜻이에요. (자세한 건 이 레터에)


    중앙화된 기업에 익숙한 우리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 예를 들어 구글이나 애플이 만든 생태계에서는 구글이나 애플이 생태계의 방향을 이끌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쓰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주주나 소비자에게) 책임을 져요. 대신 플랫폼 기업들은 플랫폼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수익을 독차지합니다.

    이것이 소위 웹2.0 생태계와 웹3.0 (블록체인과 토큰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인터넷) 생태계의 가장 큰 차이라고 볼 수 있어요. 블록체인 세계에서는 고객(소비자), 앱 서비스 제공자(서드파티) 모두 해당 코인을 들고 있으니까요. 애플의 소비자와 납품업체 모두 애플의 주주라고 보면되는거죠.  


    기억할 것 : 코인 프로젝트는 강력한 힘을 가진 주인이 없고, 오히려 주인이 없는 것이 미덕이다.


    4. 코인은 모두 자본차익을 노린다.

    유한하다는 측면에서 비트코인은 원자재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출처

    일단 상장해놓고 시작

    기업은 어떻게 돈을 벌고 성장하죠?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서 이걸 영업해 매출을 냅니다. 매출에서 원가를 제외하고 남은 이익을 다시 투자하죠. 필요하면 투자자를 받아 그 돈으로 다시 영업을 해서 매출을 내고 이익을 높입니다. 그러다가 현금창출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면 이 회사는 공개시장에 상장됩니다. 기업의 가치는 시장에서 거래가격에 따라 달라지고, 필요에 따라 회사나 대주주는 자신의 주식을 팔기도 합니다.

     

    반면 코인프로젝트는 상장부터 시작해요. 사실 ‘상장한다’는 것도 지극히 주식회사의 기준에서 보는 것이에요. 크립토에서 우리가 상장한다는 것은 업비트, 코빗같은 중앙화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가 된다는 것을 말해요. 이런 곳에 상장되어야 사실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코인의 가격을 띄우기는 좋습니다. 하지만 코인을 거래소에 상장하는 것은 일반 주식 상장처럼 어렵지 않습니다. 


    만약 까다롭게 한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해야 할까요? 처음 코인 프로젝트를 시작한 기업이나 재단이 돈을 버는지를 보고 그 코인을 상장한다? 이 기관이 코인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돈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고 한다? 그런 기준으로 한다면 어느 코인도 상장하기 어려울 거에요. 거기다 코인 거래는 꼭 중앙화거래소를 거치지 않아도 탈중앙화거래소라는 것을 통해서 가능해요. 코인이 처음부터 상장을 한다는 것은 코인 프로젝트가 실제로 어떤 결과물을 내기 전인 초기에도 이것을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사고 팔 수 있다는 것이에요. 


    코인가격을 띄우는 것이 중요

    생태계가 잘 만들어져서 이 내부에서 여러가지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고객들이 활동한다고 해볼게요. 이 생태계에서는 어떻게 경제활동이 이뤄질까요? 먼저 채굴자는 블록체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비용을 자동적으로 (코인으로) 받아요. 그리고 일부 앱은 서비스를 사용할 때 코인으로 수수료를 거둬가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NFT 민팅 수수료입니다.

     

    하지만 처음 코인프로젝트를 시작한 기관은 딱히 돈을 벌 방법이 없어요. 코인 프로젝트가 하나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라고 생각하면 오픈소스를 처음 만들고 사람들에게 공개한 기관은 비영리인 경우가 많죠. 근데 어떻게 보면 이 기관은 사실은 돈을 벌 필요가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가장 많은 코인을 이 기관이 가장 낮은 가격에 보유하고 있을거에요. 만약 프로젝트가 성공해서 코인가격이 크게 오른다면 거기서 나오는 자본(?) 차익이 훨씬 클 테니까요. 이건 초기에 이 프로젝트에 코인으로 투자한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일거에요. 스타트업에 이뤄지는 벤처투자가 자본차익을 노리는 것과 마찬가지.  


    루나는 얼마나 올랐나

    앞서 초기 투자를 받은 테라폼랩스의 코인 루나는 2019년 5월에 우리나라 거래소인 코인원에 세계최초로 상장됩니다. 이때만 해도 한국계 김치코인이었죠. 이때 가격이 약 1600원 정도인 것으로 나오는데요. 2020년에는 이 가격이 200원 정도(0.1~0.2달러)까지 떨어집니다. 아마 초기 서비스가 지지부진하고 큰 성과를 얻지 못해서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2020년 높은 이자를 주는 앵커 프로토콜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루나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어요. 그 해 글로벌 거래소들인 후오비, 바이낸스에 상장하면서 한국이 아닌 전세계의 크립토 자금들이 루나와 테라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800원으로 시작한 루나의 가격이 그해 말에는 10만원까지 오르죠. 올해 초 고점에는 14만원(115달러)까지 가기도 했습니다. 초기에 투자했던 판테라 캐피털이라는 헤지펀드는 약 2년만에 100배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어요.  

     

    기억할 것 : 코인프로젝트를 시작한 기관이나 초기투자자에게는 자본차익이 훨씬 중요하다.

    5. 코인은 커뮤니티와 생태계가 중요하다.

    코인의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네트워크효과 때문입니다. <출처

    커뮤니티가 대체 뭐 길래? 

    이런 이유로 코인 프로젝트에서는 커뮤니티와 생태계가 제일 중요해요. 프로젝트를 시작한 기관이든 초기투자자든 그 코인을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사야지 자신이 보유한 코인의 가치가 올라가죠. 자신보다 먼저 샀던 뒤에 샀던 코인을 사서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 곧 커뮤니티. 이 사람들이 코인을 계속 사고 계속 보유하고 있게 하려면 이 블록체인에서만 쓸 수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나와야하죠.  


    테라의 경우 루나틱스라는 이름의 커뮤니티가 있었죠. 테라와 루나에 믿고 투자하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에 이 테라 위에서 돌아가는 다양한 앱을 만드는 회사까지 포함한 것이 테라 생태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인이 다단계? 

    이런 생태계를 저희에게 익숙한 애플 생태계와 다시 비교해볼까요? 애플이 성장하려면 아이폰 사용자가 많아지고 앱스토어 이용자가 많아지고 거기에서 돌아가는 앱도 많아져야하죠. 근데 사실 그것이 애플 주가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요. 어떤 시장에서 한계에 도달하면 애플은 아예 다른 시장에 진출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올려버리는 형태로 수익을 높일 수 있어요.   


    근데 코인 생태계에서는 늘어나는 사용자와 생태계 내에서 사용하는 서비스가 코인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네트워크 효과!). 그들이 모두 코인을 사서 보유하고 있을테니까요. 특히, 초기에 코인을 사서 보유한 사람일수록 늘어나는 사용자 증가로 얻게되는 가치의 상승효과는 더욱 드라마틱합니다. 이점 때문에 코인을 다단계처럼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앞에 코인을 산 사람들 입장에서는 다음에 들어올 사람이 정말 중요하니까요. 


    테라 커뮤니티 어떻게 되나?

    테라와 루나는 한국 창업자와 개발자들이 이런 글로벌 생태계를 만드는데 성공한 첫 코인이라고 해요. 루나틱스라고 하는 커뮤니티도 전세계에 만들었죠. 이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앱들도 나오거나 준비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페깅이 깨지면서 커뮤니티의 신뢰가 무너졌고 그동안 쌓아왔던 가치가 모두 증발해버렸습니다.

     

    테라생태계에서 이 커뮤니티만이라도 살려보자고 하는 얘기가 나오는 건 이 때문이에요. 한번이라도 테라나 루나를 사고, 앵커프로젝트에 돈을 예치했던 사람들이 적어도 전세계에 수십만명 정도는 될 것 같은데요. 크립토에서는 커뮤니티가 곧 힘이고 돈이기 때문에 이들을 어떻게든 유지해보려는 것 같아요. 남은 재산을 나누고 이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프로젝트(소위 테라2.0)를 시작하려는 이유죠. 물론 이미 테라와 루나에 대한 신뢰는 사라졌고, 엄청난 돈을 날려버린 투자자들이 새로운 코인을 살 여력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억할 것 : 코인에서는 사람(커뮤니티)이 곧 가치이면서 가격이다.  


    6. 코인은 초국가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테라 사태와 글로벌금융위기를 연상하고 있어요. <관련기사

    한국이 만들고 전 세계가 사랑한 코인

    테라와 루나는 한국에서 시작해 글로벌하게 인기를 첫 코인. 사실 모든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글로벌 프로젝트에요. 전 세계 사람들이 인터넷이 사용하기 때문에 블록체인도 전세계에 있는 컴퓨터에 기록됩니다. 테라와 루나도 한국 사람뿐 아니라 전세계의 사람들이 투자했어요. 피해자도 전 세계에 퍼져있죠. 


    코인은 태생부터 초국가적이에요. 어느 국가에서도 제도화가 되어있지 않으니 인터넷이 가능한 곳에서는 자유롭게 이동이나 사업이 가능한거죠. 이 말은 한 국가에서 규제를 시작한다고 해도 다른 나라로 가면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그러다보면 자국에 규제를 만든 국가만 글로벌 경쟁력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어요. 이 말은 '규제해봤자 소용없으니 규제하지 말자'라는 뜻은 아니고 여러 국가들이 공조해서 글로벌 규제를 만들지 않으면 효과적이지 않다는 뜻이에요. 심지어 규제를 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그걸 우회할 방법을 찾아내죠.  


    율사의 시대가 코인에도 왔다 

    코인은 투자가 아니고 기부이고, 코인프로젝트에는 주인이 없고, 코인은 초국가적이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그렇다면 테라폼랩스와 경영진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코인 자체는 법적인 테두리의 밖에 있지만 자금을 모으는 행위는 법적인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해요. 당연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도 불법. 그래서 테라폼랩스도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코인을 발행했죠. 그런데 루나 테라 같은 경우 피해자가 워낙 전세계에 있다보니 싱가포르에 있는 피해자들도 테라폼랩스에 문제를 제기 했다고 해요. 또, 한국국적인 사람이 만들었으니 한국에서 이를 처벌하려고하는 움직임도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보면 테라와 루나 사건은 암호화폐 거래시장보다는 규제와 사법차원에서 시작된 충격이 더 클 것 같아요.   


    기억할 것 : 코인은 초 국가적이지만, 이를 처음 만든 사람과 기관은 국가에 속해있다. 


    한줄 브리핑 📢
    • 사우디 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일본 게임업체 닌텐도 주식 5%를 취득했어요. 이 국부펀드는 우리나라 게임회사 넥슨 지분 7%, NC소프트 지분 9% 외에도 블리자드 4.9%를 보유.  

    • 애플이 구글에서 영입해 온 유명 AI 연구자 이언 굿펠로우가 회사가 원격근무가 불가 방침을 밝히자 애플을 떠나서 구글(알파벳) 딥마인드에 합류했어요. 

    • 가장 유명한 NFT 프로젝트인 BAYC가 애니메이션으로 나온다고 해요. 후원은 코인베이스가 한다고. 

    오늘 레터에 적은 여섯 가지 내용. 혹시 이미 알고 계셨나요? 암호화폐 업계에 있는 분들에게는 너무 당연히 얘기지만 여기에 무관심했던 사람들에게는 너무 낯선 것들이라고 저는 생각했어요(혹시라도 제가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꼭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서 독자님들께 꼭 알려드리고 싶었습니. 오늘 레터는 테라프로젝트나 블록체인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도 부정적인 의견도 담겨져있지 않습니다. 전적으로 미라클러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쓴 레터라는 것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멋진 미래를 응원합니다
    이덕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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