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장은미 기자입니다. 😺
새로운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대구시장은 현재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대구시장이 내란 혐의로 법정에 서고 있지만, 재판을 상세히 전하는 언론은 많지 않습니다. <뉴스민>은 이 재판의 쟁점과 증거, 피고인 신문 내용을 살펴보는 기사를 세 차례에 걸쳐 보도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을 직접 취재했는데요.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이상원 기자와 함께 추 시장의 혐의는 무엇인지, 특검과 변호인은 법정에서 어떻게 맞섰는지, 유·무죄를 가를 핵심 쟁점은 무엇인지 짚어보려고 합니다.🔎 
🎉뉴스민 상 받았어요🏆🏆 
지난 16일 제8회 인터넷선거보도상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뉴스민은 6.3 지방선거 기획보도 ‘전국조례대잔치’(이상원·박중엽·김보현·장은미 기자, 서주희 PD)로 독립형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연속보도 보기)

인터넷선거보도상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와 한국언론학회가 공동주관하는 상인데요. 정책 중심의 공정하고 올바른 선거보도를 장려하고, 유권자의 선거 참여에 기여한 언론사에 수여하는 상입니다. 

뉴스민의 수상은 지난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 기획보도 ‘기후로운 투표생활’로 6회 인터넷선거보도상 수상 후 두번째입니다. '전국조례대잔치'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수여하는 6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을 받기도 했었죠. 

수상 배경으로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주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17개 시·도의 조례 분석을 한 점을 비롯해 유권자들의 입장에서 심층 분석하고 전달한 점, 관행에서 벗어난 참신한 기획 등이 언급됐습니다. 

조례발굴단을 비롯해 취재에 협조해주신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무엇보다 뉴스민을 후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는 뉴스민 독자 께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

상 복 많은 뉴스민, 좋은 소식이 또 있습니다. 🏆🏆
지난 18일 송건호풀뿌리언론상 시상식도 있었는데요. 이상원 기자가 지역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와 사회적 의제를 꾸준히 기록하고 지역 공론장 형성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습니다. 


송건호풀뿌리언론상은 언론민주화운동에 앞장선 청암 송건호 선생의 언론 정신을 기리고 지역에서 이를 실천하는 언론인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상인데요. 청암송건호언론문화제는 공론장을 지키는 핵심 주체를 언론·독자·제보자로 보고 송건호풀뿌리언론상, 송건호언론시민상, 송건호공익신고자상을 시상하고 있습니다.

🎖️이 주의 기사 🎖️
🤔추경호 대구시장 재판 관련 기사를 연이어 3편 쓰셨는데요.

이상원 기자🎤 추경호 대구시장이 국회의원이던 시절, 정확히는 국민의힘 원내대표이던 때 12·3 내란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 다수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죠. 내란 특검은 이것이 추 시장의 표결 방해 행위 때문이라고 보고 그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추 시장은 재판을 받는 상태에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고요.

우스갯소리로 주변 선배 기자들이 “야, 너희가 취재하지 않으면 누가 하느냐”며 재판 취재를 종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추 시장의 혐의가 내란 사건의 다른 핵심 피고인들과 비교해 유죄로 인정되기 쉽지 않다고 보는 쪽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장이 된 후에도 매주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재판 내용을 꼼꼼하게 들여다보지는 않았습니다. 재판이 서울에서 열려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고요.

왜 유죄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지는 뒤에서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그렇게 재판 상황만 확인하던 중 이번 달에 변론이 종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죄 가능성을 높게 보더라도, 대구시장이 내란 혐의로 받는 재판을 지역언론이 최소한 기록해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기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살펴보니 추 시장 재판은 내란 사건의 다른 핵심 피고인들과 달리 중앙언론에서도 거의 다루지 않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피고인들보다 유죄 가능성이 작다고 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재판 내용 자체의 기사 가치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거나, 추경호라는 정치인의 체급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지난 16일 서울에서는 추 시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됐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재판도 열렸는데요. 보도를 찾아보면 추 시장 재판은 뉴스민 보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지만, 오 시장 재판 관련 보도는 쏟아졌습니다. 정치적 체급의 차이라고 봐야겠죠.🗞️
▲지난해 10월 30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서울 서초구 내란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이정민 기자)
🤔 서울로 재판 취재를 직접 다녀오셨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이상원 기자🎤 네. 지난 9월 1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날 추 시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됐습니다.

지난 9월 2일 공판에서는 특검 측의 증거조사가 진행됐는데요. 16일 오전에는 변호인 측 증거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오전 재판 후반부에 추 시장을 상대로 한 피고인 신문이 일부 진행됐고, 오후부터 본격적인 신문이 이어졌습니다. 피고인 신문에만 약 4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지만, 특검이 추 시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한 만큼 결정적인 증거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피고인 신문을 지켜봤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를 충족할 만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생각한 결정적인 증거란 윤석열 전 대통령이나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으로부터 추 시장이 국회 표결을 막아달라는 명시적인 요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내란 당일 추 시장과 약 7분간 통화한 한 전 총리가 관련 증언을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돌았는데요. 재판에서는 그러한 증거가 전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특검은 추 시장이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선출된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질문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왜 저런 내용까지 묻는 걸까’ 싶었는데요. 한동안 지켜보던 변호인 측도 결국 반발했습니다.

“왜 그런 걸 묻느냐”, “원내대표로 선출될 때부터 내란이 준비됐다는 것이냐”, “그런 식으로 질문하니 신문에 4시간이나 걸리는 것 아니냐”는 취지였습니다. 🕜

물론 특검의 질문 취지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특검은 추 시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고, 당시 정세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인식도 비슷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과 정치적 견해의 ‘싱크로율’이 높았던 만큼 추 시장이 비상계엄 선포 가능성을 인지했고, 그것이 위헌·위법하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입니다.

반면 추 시장 측은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으며,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을 때도 그 위헌·위법성을 즉각 인식할 수 없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추 시장은 피고인 신문에서도 상당히 당당한 태도로 특검의 공세적인 질문을 받아냈습니다.

▲2024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유성호 오마이뉴스 기자)

🤔 재판의 핵심 쟁점은 무엇인가요?

이상원 기자 🎤 쟁점은 추 시장이 단지 ‘무능해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의도를 갖고’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인지를 가리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무능해서’와 ‘의도를 갖고’라는 표현은 제 개인적인 해석입니다.

특검이 추 시장의 범죄 행위로 지목한 것은 이렇습니다. 위헌·위법한 내란 상황에서 국회의원에게는 이를 막아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데, 추 시장은 그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원내대표라는 지위를 이용해 동료 의원들까지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는 것입니다.

특검이 지목한 구체적인 실행 행위는 의원총회 장소를 반복해서 변경한 것입니다. 특검은 12월 4일 자정을 넘긴 직후 추 시장이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에서 다시 국민의힘 당사로 변경했고, 그 결정이 유지되면서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 들어오지 못했다고 봅니다. 의원들을 당사에 묶어두고 표결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었다는 것이죠.

반면 추 시장은 마지막에 의원총회 장소를 당사로 정한 것은 당시 의원 다수가 경찰의 국회 출입 통제로 인해 들어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당사로 향하거나 이미 당사에 도착한 상태였기 때문이라고 반박합니다. 자연스럽게 당사에서 의원총회를 열기로 결정했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경찰이 막아서 의원들이 들어오지 못한 것이지, 내가 못 들어오게 막은 것이 아니다”라는 주장입니다.🧩

특검은 동일한 조건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의원들은 담을 넘는 등의 방법으로 국회에 들어왔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도 의원들에게 반복해서 국회로 들어오라고 요청했는데, 원내대표인 추 시장도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국회로 들어오라고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이에 추 시장은 자신은 이미 국회 안에 들어와 있어 바깥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의원들이 경찰 통제로 국회에 들어갈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고, 그런 상황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이 별도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취지였습니다.

결국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을 토대로 당시 추 시장의 의도를 판단해야 합니다. 추 시장이 의원들의 표결을 막아 내란의 성공을 돕거나 최소한 이를 방임하려는 의도로 의원들을 당사에 머물게 한 것인지, 아니면 경찰의 국회 통제라는 물리적인 장애 때문에 불가피하게 당사를 의원총회 장소로 정한 것인지를 가려야 하는 것이죠.

표결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인정된다면 유죄 판단 가능성은 커집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재까지 드러난 증거만으로 재판부가 그러한 심증을 굳히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형사재판에서는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강조됩니다. 그래서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이 형사법의 대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현재 특검이 제시한 증거가 추 시장의 항변을 배척하고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할 정도인지,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할지 궁금합니다.

물론 적극적으로 어떤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의무를 다하지 않아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이른바 ‘부작위범’인데요. 일정한 행위를 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는 사람이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피해를 초래한 경우 처벌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하면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내란 사건 재판 가운데 이런 부작위를 죄로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진관 판사가 재판장을 맡았던 한덕수 전 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1심 재판입니다. 1심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국무총리로서 내란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유죄 판단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이 판결은 항소심에서 뒤집혔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한 전 총리의 부작위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인 법리와 판단 내용은 뉴스민 기사를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여기서는 이진관 판사의 1심 판결문 가운데 한 대목만 소개하겠습니다.⚖️

“윤석열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일으킨 폭동의 수단으로써 비상계엄을 선포하려고 할 경우, 국무총리인 피고인으로서는 실질적인 국무회의 심의를 통해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반대의견을 윤석열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고, 국무회의록을 작성하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하였다는 사실을 기록하도록 하는 등 피고인에게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여야 할 직무상 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직무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오히려 윤석열에게 형식적으로나마 의사정족수를 채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칠 것을 건의함으로써, 헌법과 계엄법에 따른 비상계엄 선포에 관한 절차적 요건을 충족시킨 것과 같은 외관을 갖추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윤석열 등의 내란행위에 가담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떠신가요? 이 판결문의 ‘국무회의 심의’를 ‘국회 표결’로, ‘국무총리’를 ‘여당 원내대표’로 바꿔본다면 추 시장 재판의 쟁점과도 상당히 닮아 보이지 않나요?
▲지난 3월 첫 공판에서 추경호 시장이 인정신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유튜브)
🤔 앞으로 재판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결과는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이상원 기자 🎤 오는 9월 30일 재판의 변론이 종결됩니다. 이날 특검의 구형도 이뤄질 예정인데요. 개인적으로는 특검이 최소 징역 10년을 구형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렸지만, 저는 유죄 판결이 쉽지 않다고 봅니다. 추 시장의 행위와 무관하게 국회에 들어와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도 있습니다. 추 시장이 의원들에게 명시적으로 국회에 가지 말라고 지시한 정황도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원총회 장소를 당사로 정했다는 사실만으로 표결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확신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렇다면 당시 국회 안에 있던 추 시장과 원내지도부는 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느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추 시장 측은 0시 30분께 군 병력이 국회 본청까지 진입하면서 자신들이 머물던 원내대표실에서 본회의장으로 가는 길도 막혔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그 급박한 상황에 한가하게 무슨 의원총회였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추 시장 측은 본회의 표결 전에 의원총회를 여는 것이 통상적인 관행이었고, 당시에도 자신이 아니라 다른 의원들이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고 주장합니다. 헛웃음이 나오는 해명이지만, 적어도 그 말 자체가 거짓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형사책임과 별개로 재판 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국민의힘 국회의원 다수의 집단적인 무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검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 여러 의원에게 “의원총회를 열었다고 해서 당시 상황에서 달리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있었느냐”는 취지로 물었습니다. 하지만 시원하게 답한 의원은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던 사람조차 비상계엄 상황을 위헌·위법한 것으로 판단할 수 없었다고 강변하고 있으니, 할 말은 다 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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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묵묵히 활동하는 활동가들을 만나

그들이 속한 단체와 현장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이주민 곁을 지키는,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담당자 : 박중엽 기자✏️
뙤약볕이 내리쬐는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앞 계단. 이주민들이 층층이 앉아 있고 밀짚모자를 쓴 한 남성이 마이크를 잡고 서 있다. 여느 집회의 모습이지만, 마이크를 잡은 사람의 말이 쉼 없이 쏟아진다는 점에서는 교회 집회를 닮기도 했다. 마이크를 잡은 이는 박순종(63)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목사다.

박 목사는 2003년부터 대구이주민선교센터에서 이주민을 만나고 있다. 센터를 찾는 이들 가운데는 베트남 출신 이주민이 많다. 박 목사는 이들의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상담은 물론, 체류, 의료, 가족 문제까지 살피고 해결을 돕는다.

20년 넘게 이주민 곁을 지키면서 박 목사는 자신이 생각하는 ‘선교’도 달라졌다고 했다. 교인을 만드는 것보다 이주민이 겪는 착취와 차별,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자체가 복음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Q. 대구이주민선교센터는 언제, 어떻게 시작됐나.

-2003년 11월 11일 설립했다. 그전에 대구의 외국인상담소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그러면서 베트남 사람들을 비롯한 이주노동자를 많이 만났다. 한국의 가난한 사람들, 여성이나 노숙자들이 겪는 어려움 못지않게, 어쩌면 그보다 더 심각한 아픔과 문제를 이주노동자들이 겪고 있다고 느꼈다. 봉사하면서 만나는 사람도 점점 많아졌다. 이후 뜻이 맞는 목사와 함께 대구이주민선교센터를 만들었다.

Q. 선교센터를 운영하면서 만난 이주민들의 상황은 어땠나.

-당시에는 이주노동자 문제가 중심이었다. 산업재해나 사망 사고도 심각했다.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문제가 너무 많았다.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거나 욕하고 때리는 일도 있었고, 여권이나 외국인등록증을 빼앗아 가는 경우도 많았다. 2004년 중국인 이주노동자 고(故) 정유홍 씨 사망 사건에 대응하는 활동도 여러 달 이어졌다. 그런 일들을 보면서 이 사람들을 만나고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Q. 왜 ‘선교센터’였나.

-목사로서 이 사람들을 만나고 돕고 싶었다. 당연히 선교의 목적이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교인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이 사람들이 겪는 아픔, 착취, 차별, 죽음의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 곧 복음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이주노동자들을 만나면서 내 생각도 그렇게 변해갔다.

Q. 특히 베트남 출신 이주민과 오랫동안 활동해왔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여러 나라 사람을 많이 만났다. 언어 문제도 있고, 한마디라도 더 배워 제대로 소통하려면 한 사람이 여러 나라 출신 이주민을 모두 담당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활동하는 목사들이 자연스럽게 국가별로 역할을 나눴다. 나는 베트남을 맡았다.

2006년 10월, 한국에서 일하다 베트남으로 돌아간 노동자들의 모임이 하노이에서 만들어졌다. 첫 모임에는 70~80명 정도가 참석했다. 그래서 다른 지역 목사님들의 지원을 받아 주기적으로 베트남을 방문했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관계를 계속 이어왔다.

Q. 일요일에 선교센터에서 열리는 예배에 한 번 참석한 적이 있다. 예배가 끝나자마자 노동 상담을 받으려는 이주노동자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노동 상담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이주노동자들이 실제로 어떻게 사는지 알 수 있다. 몇 시에 출근하고, 언제 밥을 먹고, 어떻게 일하고, 언제 퇴근하고, 월급을 언제 받는지 상담해야 노동자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그냥 ‘이 사람은 어느 공장에서 일한다’고 아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그래서 이주민의 실제 생활을 알려면 노동 상담을 꼭 해야 한다.

상담해 보면 최저임금이나 주휴수당 문제가 여전히 있다. 최근에도 베트남 출신 여성 노동자들이 주휴수당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한 사업장에서 여러 사람이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데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사례를 보면 노동 상담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다.

Q. 이주민을 둘러싼 문제가 점점 사회적 갈등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요즘은 생각보다 혐오와 조롱, 차별이 심하다는 것을 느낀다. 특히 인터넷 댓글 등을 보면 무서울 정도라고 느낄 때가 있다. 이주노동자가 자기 일자리를 빼앗으러 왔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건설 현장에서는 그런 갈등이 더 직접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주민이 한국에서 살아간다고 해서 한국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오해를 풀어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이주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교육받는 것도 필요하다. 무조건 더 많이, 더 빨리 일하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면서 일해야 한다. 천천히 안전하게 일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결국 그렇게 해야 이주노동자 자신도 덜 힘들고, 노동조건도 함께 나아질 수 있다.

Q. 지금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요즘 상담 중에는 병원 진료를 지원하는 일이 가장 많다. 나는 그동안 베트남 사람들을 주로 담당했는데, 센터 주변을 보면 베트남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우즈베키스탄, 인도, 스리랑카,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도 아플 수 있고 아이들도 있을 텐데, 아프면 어디에서 어떻게 도움을 받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특히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미등록 이주민들이 있다. 적어도 이런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진료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단순히 도움을 준다는 차원을 넘어, 여러 나라에서 온 이주민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
📫뉴스미니 NEW 코너 소개📫
 
1주차 | 우리들의 돌봄일기
반려동물, 육아, 가족, 나 자신까지
뉴스민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겪는 ‘돌봄의 일상’을 기록합니다.
 
2주차 | 뉴민스를 만나다
<뉴스민>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후원회원들의 삶과 생각을 인터뷰로 전합니다.
 
3주차 | 지역을 잇는 사람들
지역에서 묵묵히 활동하는 활동가들을 만나
그들이 속한 단체와 현장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4주차 | 그때의 오늘
<뉴스민>이 남긴 과거의 보도를 다시 살펴보면서, 지역의 문제를 돌아봅니다.

5주차 | 편집국 편지 
뉴스민 편집국에서 전하는 안부. 취재 뒷이야기와 내부 소식,
그리고 요즘의 고민을 전합니다.
  뉴스민은 지난 2012년 5월 창간한 대구경북지역 독립언론입니다. 가장 억압받는 이들의 삶과 투쟁, 그리고 지역사회 대안 모색을 위해 노력하는 뉴스민은 후원회원과 독자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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