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30, 2019

연휴가 부쩍 가까워진 수요일 아침이네요! 오늘은 예타 면제 사업 발표, 김복동 할머니 별세, 세종시 의정비 인상, 아프간 평화협상 합의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점심시간에 예타 얘기가 나온다면, 그리고 사람들이 여러분의 유식함에 너무 감탄한다면, 꼭 뉴닉 얘기를 꺼내주세요.. 꼭이요! 🦔
[공지] 뉴닉은 금요일까지 발행한 뒤 다음 주 설 연휴를 쉬어갑니다. 잘 충전해서 더욱더 좋은 콘텐츠로 돌아올 테니 보고 싶어도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p.s. 뉴닉 레터에서의 밑줄은 관련 링크로 연결돼요!
    #1. 예타 빼주다 예산이 타버리면 💰
    정부가 예타를 면제한 23개의 국가사업을 발표했어요.
    고속도로, 철도 등 대규모 건설 사업(SOC 사업)이 대부분이고, 다 더하면 약 24조 원의 규모에요. (예타 면제 사업 현황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그림)

    YETA…? APEC 같은 거야?😮
    사실 영어는 아니고요.. ‘예비타당성 조사제도’의 줄임말이에요.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대형 사업-총 사업비 500억 원 이상, 국가 재정 지원이 300억 원 이상-을 무작정 시작하기 전에, 예산 낭비를 막고자 사업의 수익성이나 지속성 등을 미리 따져보는 겁니다.

    세금 낭비를 막으려면 필요한 거 아냐? 왜 이번에 프리패스?
    필요한 예산이 일정 규모 이상이면 예타를 꼭 거쳐야 하지만, 정책적으로 필요한 일부 사업은 예외거든요: 지역균형발전, 남북협력, 재난대비, 국가안보 등 

    지역균형발전은 왜 들어가 있어?

    예타는 세금을 똑똑하게 쓸 수 있게 해주는 제도지만, 한계도 있어요. 평가 항목 중 하나인 ‘경제성 조사’가 지방 사업 유치에 불리할 때도 있거든요.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인구가 비교적 적으니까 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든 것이 문제. (예상 수익이 저평가되면 인프라 구축이 늦어지고, 인구 밀도가 더 낮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도…
    🙄)

    예타 면제도 가끔 필요는 하겠네. 그런데 이번에 비판이 많은 이유는?
    1. 예타 제도를 고쳐서 쓰면 되는데, 왜 패스해!😕 그런 이유라면 ‘지역 낙후도’나 ‘지역균형발전’과 관련된 평가요소의 비중을 늘려야지, 조사 과정을 아예 면제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 그리고 경제성이 부족해도 지역 발전을 위한 필요성을 충분히 인정받아서 예타를 잘 통과하고 추진된 선례도 많고요. (2009년부터 5년간 82건, 40조 원

    2. 올해 예타 면제 규모, 4대강 사업보다 큰데?💁 예타를 거치지 않고 추진했다가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는 4대강 사업. 이번 예타 면제 규모는 4대강 사업(약 22조 원)보다도 큰데요. 그런데 일부 사업은 이미 예타에서 한 번 탈락했다가 이번에 재조사도 안 받고 면제로 빠진 거라, 이렇게 큰 규모로 면제하면서 충분한 설득의 과정이 없었다는 비판.

    3. 돈도 쓰고 환경파괴도 하고?🌴 또, 환경단체들은 충분한 검토가 없이 대규모의 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하는 것을 우려 중. 예산만 낭비되는 게 아니라 환경파괴도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에요.
    + 야당: 정부 너네… 내년 4월 총선을 노린 거지? 토건 사업 크게 벌려서 경기 살리고 일자리 창출해서 성적 내려는 거 아냐?

    + 도로에 다람쥐만 오면 어떡해?
    🐿 
    1990년대 초, 일본은 침체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도로, 공항 건설 사업을 추진합니다. 근데 꼭 필요하지 않은데도 일단 건설하다 보니 도로에 자동차는 안 오고 다람쥐만 다녔대요… 그래서 ‘다람쥐 도로’라는 말이 나왔다고. 

    #2. 김복동 할머니 별세 
    여성인권운동가이자 일본군 강제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1월 28일, 세상을 떠나셨어요. 이제 남은 피해자는 단 23명.

    1929년 자신이 일본군 강제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을 밝힌 김복동 할머니. 다음 해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일본군의 야만스러운 행위를 고발하고 피해 사실을 증언하면서 여성인권운동가의 길을 걷기 시작하셨어요.

    어떤 활동을 하셨는데?
    변영주 감독은 김복동 할머니를 ‘세상 모든 피해 여성의 깃발'이라고 표현했어요. 그만큼 전 세계 피해 여성을 돕기 위해 많은 일을 하셨지만, 그중 네 가지를 꼽는다면 :
    • 재단 ‘김복동의 희망’을 만들어 분쟁 지역의 아이들과 전쟁 중 성폭력에 노출된 피해 여성들에게 도움을 주셨어요. 
    • 한국군이 가해자였던 베트남 전쟁의 성폭력 피해 여성들에게 대신 사과하시기도. 
    • 2012년 3월 8일에는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길원옥 할머니와 함께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나비 기금’을 발족하셨고요. 
    •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이루어지자 이에 반대하며 화해·치유 재단을 해산하고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하셨죠. 

    너무 안타까운 일이네.. 😢

    김복동 할머니는 “끝까지 싸워달라"는 말을 남기셨어요. 아직 일본이 피해 할머니들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거든요. 2013년 8월부터 이어져 온 손해배상청구는 아직 소송을 시작하지도 못했어요. 일본이 주권 침해를 주장하며 서류 접수를 계속 거부하고 있기 때문.

    할머니의 발인은 2월 1일(금). 서울광장에서 일본대사관까지 시민들과 함께 추모 행진을 한 후, 그 앞에서 영결식을 진행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혹은 ‘종군 위안부'가 아닌 ‘일본군 강제 위안부 피해자'로 정정할 것을 부탁합니다. 스스로 몸을 팔았다는 뜻을 가진 ‘위안부’ 표현은, 긴 세월 동안 폭력을 당했던 할머니들께 적절하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3. 월급은 셀프입니다- 😮
    세종특별자치시의회(세종시의회)가 의정비를 1,000만 원 가까이 올리는 조례를 통과시켰어요. 의정비는 두 개로 나뉘어요: 의정활동비(의회가 굴러가는 비용)와 월정수당(직무에 대한 대가). 올해부터 지방의회가 자율적으로 월정수당을 정할 수 있게 되면서 그걸 47%나 올렸대요. 월급이 1.5배 정도 많아졌다는 뜻! 연봉 4,200만 원이던 세종시의회 의원들은 올해부터 5,197만 원을 받게 됩니다.

    2019년 지방공무원 보수 인상률은 2.6%. 이보다 높은 비율로 의정비를 올리려면 반드시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해야 해요.
    🧐시민들은 “세종시의회가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고, 셀프 인상을 했다“며 비판적인 입장:
    • 의정비를 올리기 위해서는 조례를 고쳐야 해요. 바뀐 조례를 시행하기 전에는 20일 이상 시민들에게 달라지는 내용을 알려주어야 하거든요. 세종시의회의 예고 기간은 단 6일에 불과했다고. (그마저도 새해 휴일을 포함했대요.) 
    • 지난해 12월에 공청회를 열어 설문 조사를 하긴 했는데, 이 설문에 응한 사람은 단 78명. 하지만 이 가운데 45명이 찬성했기 때문에 패스했다고. (세종시 주민등록인구는 31만 4,126명, 2018.12 기준)

    하지만 
    🏛세종시의회도 할 말 있다는 입장:
    • 지난 6년간 의정비가 오르지 않아, 현실적으로 의정비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리 연봉이 세종시청 7급 공무원 수준이야!”)
    • 의정비를 올려도, 세종시는 2019년 기준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업무추진비는 광역시 의회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데?) 
    + 의정비를 올리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지방의회는 선거를 치른 해에 심사와 토의를 통해 의정비를 조정해요.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 후, 전국 대부분 지방의회가 의정비 논의 과정을 거쳤다고.
    #4. 아프가니스탄에도 봄이 올까요 💐
    무려 17년 동안 계속된 아프간 전쟁의 끝이 보일락말락. (아프간 전쟁이 낯설다면 아래 플러스를 참고하세요!) 아직 평화협정을 위한 사전 합의이긴 하지만, 미국과 탈레반이 이렇게 유의미한 한 걸음을 내디딘 것은 처음이에요. 미국은 군대를 천천히 빼겠답니다. 단, 탈레반이 아프간을 더 이상 알카에다 같은 국제 테러 조직의 허브(hub)로 만들지 않겠다는 조건에서요.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는 트럼프는 최근 시리아에서도 철군을 명령했고(Jan 14. #2), 남은 국제 전쟁에서도 점점 빠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소련의 철군 이후 나라가 쑥대밭이 되었던 이전 경험이 있다 보니, 아프간 정부는 미국이 철군을 너무 서두르지 않기를, 또 평화협정 과정에서 아프간 정부의 의사도 충분히 반영해주기를 주장하고 있네요. 
    + 빠른 아프간 전쟁 요약: 아프간의 정식 명칭은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 중동과 아시아를 잇는 교통의 요지인 이 나라를 탐낸 소련은, 아프간에서 사회주의 정권이 일어나자 슬쩍 침략했지만, 오히려 무슬림 형제들만 똘똘 뭉치게 하고 철군했어요. 혼란스러운 아프간 정권은 곧 극단적 이슬람주의 세력인 탈레반에 넘어갔고, 알카에다-탈레반과 동맹관계인 또다른 극단적 이슬람주의 세력-의 본거지가 됐죠. 그러다 2001년, 오사마 빈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가 9·11테러를 일으켰고, 화가 난 미국은 알카에다와 알카에다를 보호해주는 탈레반을 무너뜨리기 위해 침공합니다. 이것이 미국-아프간 전쟁의 시작. 

    + 철군 예정 소식을 듣고 한 여성이 발을 내려다본 이유: 탈레반은 여성에 대한 탄압이 워낙 심해서, 부르카 아래로 발목이 보이면 때렸던 기억이 나서. 탈레반이 미국의 견제 없이 정권을 되찾는다면 여성들에게 더 혹독한 환경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NYT와의 인터뷰에서 한 여성: “여성 인권에 더 열악한 환경을 만드는 평화는 원치 않습니다.”
    5분 더 있다면 읽어볼 거리 
    💌Q. 출근했는데, 쌓여있는 메일 개수는? A. 4,459개.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셧다운이 일시 해제되면서(Jan 28. #3), 강제 휴가를 갔던 공무원들이 월요일부터 출근을 시작했어요. 그동안 밀린 업무를 다 처리하고 운영을 완전히 정상화하려면 몇 주에서 몇 개월까지도 걸릴 전망.

    🙀김주영 쓰앵님은 드라마 속에서 넘겼지만…. 현직 공군 중령 신 씨가 전역 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취업하기 위해 군사 기밀을 넘긴 혐의로 재판 중. 지난해, 국방부 송무팀장을 맡은 동안 취업 자문을 받으려고 ‘국방 분야 사업계획서’와 이력서를 김앤장 변호사들에게 보냈다고. 

    😉5G, 놓치지 않을 거예요. 화웨이를 놓고, 미국의 지구 편가르기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중.
    - 얼마 전 폴란드에는: 5G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경우, 미군 기지를 제공할게.
    - 독일에는: 5G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 않으면, NATO에서 불이익을 받을지도-!
    NYT는 미국이 이렇게까지 화웨이에 집착하는 것은 5G를 장악하는 나라가 세계 패권을 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어요.
    + 5G가 4G 다음인 것만 알았다고요? 괜찮아요! 이 기사를 읽어보세요. 

    👩🏻‍⚖️👨🏻‍⚖️사법부 사상 최초로 일선 판사들이 추천한 인물이 법원장에 임명됐어요. 이번 임명 방식은 전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태(Jan25. #2)를 초래한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려는 시도였다는 분석. 원래 법원장 임명은 전적으로 대법원장에게 달려 있어서 승진하려면 대법원장 아래로 줄을 잘 서야 하는 ‘법관의 관료화'가 일어났죠.
    + 행정부에서 또 새로운 역사가: 검찰 역사상 첫 음주 삼진아웃!

    🧣빨간 스카프 vs. 노란 조끼.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대의 폭력성에 반대하는 빨간 스카프 시위대가 등장했어요. 노란 조끼 시위대는 마크롱 정부에 대한 불만과 정치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로, 11주째 진행되고 있어요. (Dec 10. #4) 그렇지만 빨간 스카프를 맸다고 해서, 꼭 마크롱 대통령 지지자라는 건 아닙니다. 일부는 비정치적 운동이라는 것을 강조 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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