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
2024.01.17.
님, 안녕하세요! 1월이 어느새 절반을 넘었어요. 계획하신 새해 다짐들 여전히 지켜나가고 계신가요? 혹시 일상의 치열함에 밀려 지키지 못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심호흡 한 번 하고! 다시 도전해보면 어떨까요?😀
지난주 강화길 작가님의 〈영희와 제임스〉가 공개되었습니다. 위픽은 딱 3주간만 공개된다는 사실 잊지 않으셨죠?😝 놓치고 계셨다면 지금 바로 확인해주세요!
오늘 공개되는 위픽은 이문영 작가님의 소설 〈루카스〉입니다. 최근에 첫 장편소설 《왼쪽 귀의 세계와 오른쪽 귀의 세계》를 출간하셨고요.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님만의 아름다운 문체를 즐기기 위해 한 줄 한 줄 속도를 내지 않고 읽는 중이랍니다.📌 위픽 〈루카스〉와 장편소설 《왼쪽 귀의 세계와 오른쪽 귀의 세계》 모두 놓치지 마세요!


《웅크린 말들》, 《노랑의 미로》와 최근 출간된 첫 소설 《왼쪽 귀의 세계와 오른쪽 귀의 세계》까지,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드는 독보적인 문체로 문학의 경계를 흔들고 세상의 경계를 지우는 이문영 작가님의 〈루카스〉를 공개합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곳에서 탈출한 애진은 10년 후 오늘, 시간을 건너 응급구조사가 됩니다. 소중한 친구들을 잃은 그는 다신 누구도 잃고 싶지 않아 ‘살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119구급대원들이 응급실로 스트레처카를 밀고 들어옵니다. 심정지 환자. 심정지의 골든 타임은 4분. 의사가 뛰고, 간호사가 뛰고, 기계들도 따라 뜁니다. 애진 역시 뜁니다. 뛰어야 다시 뛰게 할 수 있으니까요. 사람 살리는 소리로 가득한 곳, 응급실에선 사투가 일상입니다. 애진이 심폐소생술을 할 때마다 오른쪽 팔목에서 잊을 수 없는 그때의 감각이 펄떡입니다.

또 다른 ‘그날’, 그 거리 전체가 응급실이었습니다. 10년 전 그날의 장면이 겹칩니다. 안 돼. 애진의 심장에서 비명이 터집니다. 그렇게 가만히 있으면 안 돼. 그곳을 탈출할 때 친구들에게 ‘그 말’을 했어야 한다는 후회가 오래도록 애진을 괴롭힙니다.

멈춘 심장을 살리는 일은 때로 다른 심장을 포기해야 하는 차가운 일입니다. 어떤 사람은 구했고, 어떤 사람은 구하지 못했지만, 구한 사람에게도, 구하지 못한 사람에게도, 기억돼야 할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심장이 멈췄다고 그들의 이야기까지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구조되지 못한 몸들에겐 여전히 이야기가 부족합니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상상이 필요합니다.

그 바다와 그 골목에서 망각 깊이 가라앉은 이야기들. 심장이 멈춘 이야기들 위로 두 손을 포개 올립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이야기가 다시 뛸 때까지 반복해서 압박합니다. 그날 친구에게 하지 못한 ‘그 말’을 심장에 담고, 응급구조사 애진이 뜁니다. 그 깊고 깜깜한 바다로, 응급구조사 애진이 뜁니다.
어린 딸은 엄마의 사망을 알지 못한 채 어린이집 소풍을 갔는지 모른다.
 빈소에 오기 전 할머니가 울며 싼 김밥을 귀여운 가방에 넣어 어린이집에 데려다줬는지도 모른다.
 여자는 복수가 차도록 아프면서도 자신의 탓으로 알고 일했는지 모른다.
 오래된 영화를 보면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꿈에 머리 풀어헤치고 찾아오는 유령들이 있다.
 억울한 일을 당했다거나, 그래서 원수를 갚아달라거나, 그렇게라도 해야 할 이야기가 있을 때, 유령들은 말도 없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했다.
 마지막 경우라고 하자.
 겁먹은 얼굴로 시피알을 참관하던 실습생의 꿈에 출몰해서라도 여자가 남겨야 했던 이야기가 있었다고 하자.
 아무도 그의 죽음을 알은체하지 않아 여자는 내 꿈에라도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하자.
 그의 마지막 말을 들어줄 사람이 나 말곤 아무도 없었다고 하자.
 그렇게 시작해보자.  
  

🥐 레아 : 《새로고침》 김효인 작가님께 제작이 끝난 책을 보내드리면서 짧고 급하고, 그러나 깊었던 편집의 순간들을 돌아보았어요. 표지 예쁘다고 호들갑도 떨고요!🥳 무사히 여행을 떠난 NEW 위픽이 많은 독자님들께 사랑받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360 리뷰를 작성해야 하는 그날이 다가와 미루고 미뤄온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새 다이어리만큼 깨끗해진 마음으로, 다시 출발합니다!!🏃🏻‍♀️


🍙 서니 : 《소녀는 따로 자란다》 완독회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행사 전에는 무척 떨었는데 막상 자리에 앉아 마이크를 잡으니 준비했던 질문이 술술 나왔어요.😉 안담 작가님의 멋진 낭독은 여기에서 슬쩍 보실 수 있습니다. 금요일에는 《고유한 형태》 김현 작가님과 🐈 글로리아 님과 맛있는 점심을 먹었어요. 김현 시인의 시는 (전생과도 같은) 학교 다닐 때부터 무지무지 좋아했는데요. 소설은 시와 다르면서도 편집 작업은 제게 익숙한 과정이기도 하니 낯선 듯 편안한 듯 반갑고 즐겁게 읽었지요. 마감하고 나서도 오래 생각했던 작품이라 이번 ‘위클리 토크’에서 비하인드를 풀어보려 합니다! 요 아래에서 만나요.👋


🐿️ 소연 : 휴가 중🏝


🐯 엘라 : 2월 위픽 《논터널링》과 《나름에게 가는 길》이 편집 막바지에 들어섰습니다! 종이랑 표지 문장도 골랐고요. (스포일러!)어쩐지 면지에 조금 힘을 주었답니다. 재미있어해주시면 좋겠네요. 2023년 리뷰도 작성해야 해서, 강제로 지난해를 돌아봐야 했어요……. 님께 편지 쓴 기억뿐인데 말예요.😳 《화장실 전쟁》은 어느덧 차례, 참고 문헌, 찾아보기 작업만 남았습니다! 이번 주엔 기다리는 에세이가 있어요. 하루에 두 편씩만 아껴 읽으려고 하는데 오늘 당장 다 읽어버릴 것 같아요.🙏


🌷 은혜 : 김청귤 작가님의 《제습기 다이어트》💦와 조현아 작가님의 《밥줄광대놀음》🎙️이 드디어 제 손을 떠나 온전히 세상에 공개되었습니다. 어떤 반응들을 보여주실지 긴장하며 기다리고 있어요. 얇지만 가볍지 않은 두 편의 이야기, 마음껏 즐겨주세요. 위픽 업무 외에도 영미 추리소설을 하나 준비 중이에요. 작년 말부터 시작된 편집 과정에 속도를 높였고요. 아름다운 그림을 사용해 표지도 완성! 많이 한 것 같은데도 마감까지 갈 길이 아직 멀어요. 고양이가 등장하는 코지 미스터리 《고양이가 보았어》! 종종 소개할게요.🐾

 

📷영원히 함께하겠다는 말 대신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약속
🍙 서니 : 시와 소설, 산문을 오가며 참사 속에서도 모두의 안부를 물어온 김현 시인의 《고유한 형태》를 소개합니다. 《고유한 형태》는 초등학생 때부터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알았던 ‘재오’와 친구 ‘형태’의 이별과 재회를 다룹니다. 엄마들끼리는 절친하지만, 두 사람은 데면데면한 사이로 엄마들 앞에서나 적당히 친한 척 너스레를 떨죠. 일찍이 친구들에게 커밍아웃한 재오에게 내색하지도 놀리지도 않던 형태의 이사를 앞둔 겨울, 어느 해변에서 두 사람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하루”를 보냅니다.
그로부터 3년, 재오는 고등학교를 그만두고 엄마의 일을 도우며 이따금 서울에 놀러 가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고 또 헤어집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 또 누군가를 위해 살아 있어주던 재오는 어느 날, 형태가 찾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마중하기 위해 시외버스 터미널을 찾습니다.
그간 김현 시인의 활동을 돌아보면 퀴어와 재난, 애도와 연결이라는 키워드가 곧장 떠오릅니다. 《고유한 형태》도 같은 작품 세계 속에 쓰인 작품이에요. “또래 현장 실습생이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를 보면, 저게 나였을 수도, 내 친구였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누군가의 삶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도 있을까?” 묻기도 해요.
《고유한 형태》의 표지 컬러를 상의드리는 메일을 보냈을 때, 작가님은 밝은 노랑이나 연보라를 제안 주셨어요. “밝은 노랑과 연보라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하고 묻자 “노랑과 보라는 세월호, 10.29참사 추모 리본 색을 생각하면서 골랐어요^^”라고 답하셨죠.

처음에는 그 답장을 받고도 곧바로 작품과 연결 짓지 못하고, 형태의 인스타그램을 본 재오처럼 “알쏭달쏭한 마음이었다”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 가슴이 저릿저릿했”는데요. 작품 소개 글을 쓰면서 재오의 시간을 따라 걷는 동안 불현듯 제 안에서 ‘고유한 형태’가 완성되었어요. 마치 재오가 형태의 인스타그램이 “한 사람의 기록이면서 두 사람으로서 완성되는 기록”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처럼요! 그렇게 책 소개의 마지막 문장이 쓰였습니다.
“누군가가 돌아왔다가 떠나는 눈부신 여름은 너무 빠르게 지나가니까”, 너무 빠르게 지나가더라도 영원히 함께하겠다는 말 대신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말로 바꾸어 약속하는 마음을 담아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편지를 독자에게 건넨다.
일러두기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정원 작가의 만화 《뒤늦은 답장》(창비, 2022), 소설집 《고스트 듀엣》(한겨레출판, 2023)과 하나의 우주를 공유하고 있다. 그 우주에 당신은 늘 등장한다.
‘작가의 말’도 “정원 작가님께”라는 말로 시작해요. 특히 《뒤늦은 답장》은 재오와 형태가 사는 동네에 직접 가본 듯 풍경이 생생히 그려지는 만화인데요. 《고유한 형태》 옆에 이 두 권을 꼭 나란히 두고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하나의 ‘고유한 형태’가 완성될 테니까요.
💌 김현, ‘작가의 말’에서

(……) 크림이가 빛의 입자가 되어 크림이를 알고, 아끼는 이들의 삶 여기저기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그렇게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하여 존재한다고.

작가님, 저는 뒤늦은 답장을 늘 이런 말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기억하나요?”

기억하는 삶.
저는 그것을 뒤늦은 답장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맞다고 써도 맞다고!
🐯 엘라 : 제가 ‘짜장면’보다 더 기다려온 맞춤법 개정이 있는데요. 국립국어원에서 별도로 게시글까지 올려준 걸 보니 저만 기다린 건 아닌 모양이에요.
바로, ‘맞다’의 형용사 추가!
‘맞다’는 그동안 ‘동사’로만 쓰였어요. 동사로 현재 사건이나 사실을 서술하려면 어미 ‘-ㄴ다’로 활용해야 하는데요. 그러니까, ‘위픽을 읽고 있는 상황’을 서술하려면 ‘위픽을 읽는다’라고 쓰는 거죠.
자, 그럼 이제 동사 ‘맞다’를 써볼게요. 주어진 문장이 맞춤법에 맞는 상황을 서술해봅시다.  
‘이 문장이 맞다’? 아니죠.❌ ‘이 문장이 맞는다’라고요!😭 매번 원고에 ‘맞다’가 나올 때마다 “작가님, ‘맞다’는 동사라서 ‘맞는다’로 써야 하는데 너무 싫으니까 ‘그렇다’로 쓸까요?” 하고 메모를 달아야 했다니까요.😢
하지만! 드디어 ‘맞다’를 형용사로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맞다고 써도 맞다고요! 아, 맞다! 감탄사 ‘맞다’와 ‘맞아’도 추가되었답니다.😆
  

📚위픽 리와인드
🌈 테오 : 오늘은 위픽 2호 이희주 작가의 《마유미》를 돌아봅니다. 위픽 단행본 하면 바로 떠오르는 행사로 자리 잡은 완독회 현장으로 여러분을 다시 초대하고 싶은데요. 다행히 그때 생생한 장면을 담아둔 사진과 이야기가 있어 다시 꺼내봅니다. 지금도 이어지는 완독회를 앞으로도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쓰는 것과 읽는 것이 당연히 다르다는 걸 알지만 막상 둘의 차이를 직접 마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니, 그렇다는 걸 이번 완독회를 통해서 새삼 감각했습니다.

이희주 작가는 《마유미》를 읽어가며 인물의 대사에 배경을 깔고 톤을 얹었으며 읽는 호흡과 흐름에 맞춰 어떤 표현을 덧붙이기도 하고 바꿔넣기도 했는데요.

“엄마”를 “우리 엄마”라 읽으며 거리를 좁히거나 “냠냠짭짭”을 조용히(?) 건너뛰기도 하였는데(작가님께 여쭤보니 의성어는 도저히 못 읽겠다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을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이라 소리 낼 때에는(이거 정말 프리스타일 낭독 아닌가요.ㅎㅎ) 정말 이 자리에 와 있는 이유가 충만하게 차올랐습니다.

결론은 이희주 작가의 《마유미》는 활자로 읽어도 소리로 읽어도 즐거운 작품이라는 말씀!

  (사진 땡스북스 제공)

  
☀️새해맞이 독서 계획
🥐 레아 : 지난주 미션은 ‘올해 첫 위픽’이었죠! 최다 득표 위픽은 역시나 장안의 화제, 안담 작가님의 《소녀는 따로 자란다》(#소따자)였어요.💝 그 외의 답변으론 심너울 작가님의 《이런, 우리 엄마가 우주선을 유괴했어요》, 김원영 작가님의 《우리의 클라이밍》, 구병모 작가님의 《파쇄》, 조예은 작가님의 《만조를 기다리며》 등이 나왔답니다. 참고로 저의 올해 첫 위픽은 1월 10일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 《새로고침》! 작년의 묵은 감정을 털어버리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이때 딱 읽기 좋은 제목이죠? 홍보 맞으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미션과 함께 틈새 이벤트(!)로 소개되었던 포춘 위픽을 캡처해 보내주신 구독자님들도 계셨는데요. “이제 서로 자주 좀 들여다보고 살자” “일단 마음먹고 칼을 집었으면, 뜸 들이지 마” 새해맞이로 제격인 이 문장들은 어떤 위픽의 표지를 장식했을까요?
이번 주 미션은 ‘새해맞이 독서 계획’입니다. 저는 새해를 맞이하여 엉망진창인(!) 제 책장을 자주 좀 들여다보기로 마음먹었어요. 칼…… 대신 먼지털이를 들고 일단 청소를 하는 데엔 성공했답니다.🤗 가로세로 대각선으로 꽉꽉 들어찬 책장 속에서 언젠가는 읽기로 (나 자신과) 약속한 책, 사놓고 까맣게 잊은 책, 읽다가 만 책……들을 왕창 찾아냈어요.📚 손 닿는 곳에 그 책들을 가지런히 두고 유튜브를 볼 시간에 그 책을 한 장 더 읽기로 결심했지요. 그래서 말인데, 님은 독서 계획을 어떻게 세우시나요?🤔 되는 대로 읽기, 다이어리 쓰기, 독서 모임 나가기, 모바일 앱 활용, 기타 등등……. 무엇이든 좋으니 좀 알려주세요!!😣

  
이번 주 위픽, 재밌게 읽으셨나요?
위픽에 대한 후기도 들려주세요.🤗 클릭
위픽을 만드는 사람들
🥐 레아, 🍙 서니, 🐿️ 소연, 🐣 쎄오리, 🐯 엘라, 🌷 은혜, 🌈 테오
지난 위픽 다시 읽기 클릭
인스타그램 방문하기 클릭

🥐 레아 : 누워서 아이돌 유튜브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 서니 : 매일 야외 록 페스티벌(의 생맥주)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 소연 : 책과 아이들 사이에서 매일 종종거립니다.

🐣 쎄오리 : 친절한 세호 씨.

🐯 엘라 : 이다음에 커서 웃긴 사람이 되는 게 꿈입니다.

🌷 은혜 : 제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는 사람은 오직 저뿐입니다.

🌈 테오 : 10년 단위로 별명이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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