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생각한 무형유산 종목의 현재와 미래
국가긴급보호무형문화재란?

문화재청은 무형문화재위원회가 최근 회의에서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없어 종목 소멸 위기에 처한 나주의 샛골나이, 바디장, 백동연죽장, 악기장(편종·편경)을 국가긴급보호무형문화재 종목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고 지난해 8월 밝혔습니다.
- 출처 : 국가문화유산포털 문화재이미지, <바디만들기>
이때 국가긴급보호무형문화재소멸할 위험에 처한 전통 문화유산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로. 


현행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문화재청장은 전승이 단절될 위기에 처한 종목 등에 대해 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긴급보호무형문화재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국가긴급보호무형문화재의 지정대상 및 지정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전승 여건 및 생활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소멸할 위험성이 커진 국가무형문화재

② 보유자 또는 보유단체로 인정할 만한 사람 또는 단체가 상당한 기간 동안 없는 국가무형문화재

③ 국가무형문화재로서의 전형이 현저히 상실되어 그 전승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워진 국가무형문화재


국가긴급보호무형문화재로 지정될 경우, 전승자 발굴, 연구, 교육 활동 등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무형유산이 처한 현실

2024년 현재 나주의 샛골나이, 바디장, 백동연죽장은 보유자가 오랫동안 부재한 상황입니다. 전남 나주 샛골의 무명 짜는 직녀 또는 무명 짜는 일은 통칭하는 나주의 샛골나이는 2017년 노진남 보유자가 별세한 뒤 전승교육사도 없어 전승 활동이 어려운 상태고, 베틀에 딸린 기구의 하나인 바디를 제작하는 바디장 역시 2006년 이후 맥이 끊겼습니다. 백동으로 만든 담뱃대(연죽, 煙竹)를 만드는 백동연죽장의 경우 전승 교육사가 한 명 있기는 하나, 보유자는 2018년 이후 6년 넘게 공백인 상황이며 궁중 의례의 아악 연주에 사용하는 편종과 편경 제작 또한 상황이 여의찮습니다. 전통음악에 쓰이는 악기를 만드는 악기장은 현재 5명이 있으나 편종·편경 분야는 김현곤 보유자뿐이고. 북 제작, 현악기 제작과는 달리 전승 교육사도 아직 부재합니다.


무형문화재위원회는 보유자가 오랫동안 부재하거나 초고령인 종목, 이수자가 매우 적은 종목 등을 우선 검토한 뒤 현장 평가에 따라 나주의 샛골나이, 바디장, 백동연죽장, 악기장 등 총 4종목의 전승 환경이 구조적으로 회복되기 어렵고 사회적 요구가 작아 국가긴급보호무형문화재 종목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출처 : 국가문화유산포털 문화재이미지, <나주의 샛골나이-노진남(한국문화재재단_월간문화재_문화유산이야기 수록)>

처음 국가적 차원의 무형유산 보호가 시작된 것은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 이후입니다. 산업화의 영향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무형유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지정제도가 처음 도입되었고, 6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국가적 차원의 무형유산 보호와 관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 무형유산은 예능과 공예 등에 치중된 제한적인 보호 체계, 열악한 전승 기반으로 인한 전승 단절의 위기 심화, 후대 전승을 위한 교육과 연수 시스템 미비, 보유자의 고령화, 대중적 관심의 퇴색 등의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소멸 위기에 처한 무형문화재의 전승 단절 방지를 위해 문화재청에서 추진되고 있는 긴급보호무형문화재 지정제도에는 다음과 같은 지원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① 긴급보호무형문화재 지정 종목의 특성에 따라 전문가 컨설팅과 같은 맞춤형 보호, 육성 프로그램 제공

② 전승 환경이 변하면서 무형문화재의 수요가 급감하는 경우 현재적 활용 방안을 마련하고, 사업화 개척

③ 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보유단체의 부재로 인해 전승이 단절된 경우 전승자 교육프로그램 운영

- 출처 : 국가문화유산포털 문화재이미지, <백동연죽장(물부리말기)>

이젠 무형유산 보호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지난 60년간의 무형유산 보호 제도는 나름대로 우리의 전통문화의 보호와 육성을 위해 공헌하였지만, 문화적 가치가 중시되고 무형적 자산이 국가의 중요 브랜드로 부각되는 오늘날에는 무형유산의 보호와 전승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는 시스템이 요구됩니다. 


우선, 기·예능 중심의 무형유산 보호 체계를 뛰어넘어 구전 전통, 사회적 관습과 의례, 전통 지식 등 우리 전통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무형적 자산들에 대한 조사 연구와 보호 대상으로 포함하는 정책적 범위가 확대되어야 합니다.


종목 자체의 소멸 등 위기에 빠진 종목은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와 향후 활성화 등을 함께 고려해 더욱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형유산을 계승해서 이어나간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기에 무형유산 전승자들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전승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세심한 정책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지원금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문화재청은 예산 증액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도가 있기에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하루빨리 전승 지원을 강화하지 않으면 국가긴급보호무형문화재와 같은 보호 대상의 소멸은 시간문제입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긴급보호무형문화재와 같은 취약종목을 비롯해 자생력이 부족한 무형문화재 종목의 지원을 차별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입니다. 국악과 같이 예술대학에서 활발히 전승돼 자생력이 있는 종목들의 지원은 줄이고, 전승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종목에 집중적인 지원과 육성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무형유산이 전문적인 전승자들에 의한 소수집단의 전유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교육, 사회 교육 등과 연계되어 활발하게 전승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한국문화재재단은 대학교의 여름 계절학기를 활용해 국가긴급보호무형문화재의 보유자를 초빙해 종목에 대한 전수교육을 할 수 있도록 강의를 지원했습니다. 이와 같이 대중들이 무형유산을 생활과 동떨어진 화석화된 유물이 아니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향유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대폭 확대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전통문화의 근간인 무형적 자산들이 보호되어야 할 과거의 유산으로만 머물지 않고 현대적으로 응용되고 재창조될 수 있는 산업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전승자들의 전승활동 전념과 국민들의 무형유산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지원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건령 동원
ICHY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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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통문화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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