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0 오픈했습니다.

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혬점원입니다. 


모두 추석과 한글날 연휴 잘 보내셨나요? 특히나 이번 추석은 임시공휴일과 개천절까지 이어져 6년 만에 가장 긴 추석 연휴였다고 하죠. 모처럼 찾아온 긴 연휴에 휴식을 취하신 분도, 여행을 다녀오신 분도, 혹은 일터에서 땀 흘려 일하신 분들도 계실 텐데요. 저희 점원들은 정트리오와 장한나&마이스키 투어 공연을 마치고 각자 꿀 같은 휴식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구독자님께 한가위 저녁에 만난 커다란 보름달처럼 풍성하고 설레는 공연과 소식들을 전해드리기 위해 금세 열일 모드에 돌입했죠. 우선 11월 요요 마 공연과, 이어지는 12월 연말 공연들의 티켓 오픈부터 잘 준비해서 찾아뵐게요!


요즘 같은 피로 과잉의 시대에 잘 쉬는 것도 기술이고, 능력이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오늘 보내드리는 이 편지가 구독자님께 피로한 일상 속 작은 쉼표가 되어드리기를 바라며, 잡화점 문을 힘차게 열어 봅니다.

🎬 영화 <마에스트로 번스타인> ⓒNetflix

🎤 조수미, 위대한 성악가 20인 선정

얼마 전, 클래식 FM이 ‘위대한 성악가 20인’을 선정했는데요. 소프라노 조수미가 마리아 칼라스, 제시 노먼과 같은 전설적인 소프라노와 함께 이름을 올렸습니다. 조수미는 그래미상 수상자이자 유네스코 평화예술인으로 활동한 성악가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부를 수 없다고 여겨 수정한 고난도 곡 ‘체르비네타의 아리아’를 수정되지 않은 원본으로 노래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죠. 이외에도 조이스 디도나토, 디아나 담라우, 르네 플레밍 등이 명단에 올라 이름을 빛냈습니다.


🎻 관념을 깨는 신(新) 오케스트라 등장

지난 9월, 영국 BBC 프롬스에서 펼쳐진 ‘봄의 제전’ 공연이 화제에 올랐습니다. 바로 지휘자도, 악보도 없이 일어선 채로 연주를 시작했기 때문인데요. 무대의 주인공은 ‘오로라 오케스트라’로, 첫 10마디 동안 박자표가 7번 바뀌는 복잡한 악보를 모두 외워서 연주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편, 프롬스 무대에 선 ‘치네케! 오케스트라’도 독창적인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데요. 단원 전원이 아프리카계로, 같은 인종의 작곡가 음악을 발굴하여 연주한다고 해요. 클래식계에 신선한 혁신을 일으키는 이들의 도전을 기대해 봐도 좋겠습니다. 


🏆 새로운 여성 지휘자의 탄생! ‘라 마에스트라’ 콩쿠르 본선 진출자 발표

여성 지휘자를 배출하는 콩쿠르 ‘라 마에스트라 2024’의 본선 진출자 14명이 공개되었습니다. 프랑스의 콘서트홀, 필하모니 드 파리에서 개최되는 ‘라 마에스트라’는 2020년에 창설된 최초의 여성 지휘자 국제 대회인데요. 2년마다 열리는 콩쿠르의 우승자에게는 2년간 유수의 오케스트라 포디움에 오를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요. 이번 본선 진출자 명단에는 두 명의 한국인 지휘자 정유나, 남으리가 포함되어 있어 더욱 주목할 만한데요. 내년 3월에 펼쳐질 콩쿠르에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잡화점이 응원합니다! 


🎬 영화의 주인공이 된 클래식 스타들?!

구독자님, 클래식 아티스트의 삶을 그려낸 영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최근 ‘세기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의 전기 영화가 제작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2024년 개봉 예정인 이 영화는 1970년대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페라 가수의 이야기를 재현하는데요. 특히 안젤리나 졸리가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역할을 맡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한편, 지난 9월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초 상영된 <마에스트로 번스타인>도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브래들리 쿠퍼가 감독,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레너드 번스타인의 삶과 사랑을 이야기하는데요. 오는 10월 뉴욕 영화제에서 선공개되며, 12월 20일엔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고 하네요!

잡화점에 근무하며 10년 이상 클래식과 가깝게 지내온 제게도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장르가 있었습니다🤔 바로 오페라(Opera)인데요. 아마도 이탈리아어, 독일어 작품이 대부분이고, 주인공들의 이름 또한 낯설어 더더욱 다가가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최근,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일상의 클래식 시리즈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의 11월 공연 <코지 판 투테>를 준비하며 오페라와 조금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 두 번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 오페라 <코지 판 투테> Johan Elbers 2010

MET오페라에서 활동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디자이너를 만나다. 

첫 번째 만남의 주인공은 미국 뉴욕에 위치한 세계 최고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이하 MET오페라)에서 2019년부터 지금까지 무대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김아람(Aram Kim) 디자이너입니다. 우연히 만나게 된 김아람 디자이너를 통해 들은 MET오페라 극장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MET오페라는 9월-5월 시즌제로 운영되며 이 기간 동안 무대 리허설을 포함, 하루 최대 3개의 프로덕션을 한꺼번에 무대에 올리기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매일 100명 이상의 성악가와 수백 벌의 무대 의상, 테마가 제각각인 무대 세트를 마주한다고 하는데요.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역사상 가장 완벽한 작품이라 불리는 푸치니 <라 보엠>과 화려한 무대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한 푸치니 <투란도트>를 추천했습니다. 언젠간 꼭 MET오페라에서 두 작품을 봐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답니다. 


유정우 음악평론가가 들려준 오페라 <코지 판 투테> 이야기

두 번째 만남은 2021년 테너 존노의 첫 번째 오페라 연출작 <사랑의 묘약>에서 해설을 맡았던 유정우 음악평론가입니다. 유정우 평론가가 들려주는 <코지 판 투테>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는데요. 여기서 잠깐 모차르트의 오페라 <코지 판 투테>에 대해 알아보자면, 모차르트 생존 당시 빈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을 오페라로 만든 것으로 오늘날까지 뛰어난 음악과 작품성으로 인정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19세기 당시에는 주제가 부도덕하다며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요. 유정우 평론가에 의하면 <코지 판 투테>를 처음 본 베토벤이 “어떻게 모차르트 같은 위대한 음악가가 이렇게 부도덕한 작품을 만들었나!”라고 말할 정도로 파격적인 스토리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11월, 존노가 연출과 각색을 맡은 2023 크클클 버전 <코지 판 투테>는 연인의 사랑을 시험해 보기 위해, 상대방의 연인을 유혹하는 설정의 러브 버라이어티 관찰 예능에 출연한 네 남녀의 이야기로 새롭게 탄생됩니다. 유정우 평론가는 오늘날의 오페라는 스토리를 얼마나 파격적으로 그리느냐보다 얼마나 짜임새 있게 설정해 둔 ‘떡밥’을 회수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는데요. 존노가 과거 <사랑의 묘약>을 연출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오페라 애호가들이 무릎을 ‘탁’치는 찰떡 연출이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각색을 듣자마자 자연스러운 스토리에 매료되었어요😘)


두 번의 만남을 통해 과거 오페라에 대한 거리감은 어쩌면 스토리텔링의 부재에서 온 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오페라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구독자님에게 오늘의 일지가 조금이나마 오페라와 친해지는 계기가 되길!

by. 객원 앤점원 

지난 9월, 한국에서 오랜만에 조우한 스승과 제자, 미샤 마이스키와 장한나는 공연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뜨거운 취재 열기와 함께 쏟아진 여러 질문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지휘자로 전향한 첼리스트 장한나의 첼로 연주를 듣지 못해 아쉽다는 마이스키에게 ‘장한나가 다시 첼로 연주를 한다면 어떤 곡을 함께 연주하고 싶은지’였는데요. 

언젠가 그런 날이 온다면 마이스키는 장한나와 ‘슈베르트의 현악 5중주 D.956’를 함께 연주하고 싶다고 하였는데요. 이 곡은 슈베르트의 수많은 실내악 명곡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곡으로, 첼로 두 대가 들어가는 특별한 편성입니다. 음악을 듣고 보니 왜 이 곡을 선택했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듯한 첼로의 음색이 더욱 특별하고 아름다운 곡입니다. 


구독자님은 특별한 순간을 위해 남겨두고 싶은 음악이 있나요? 오늘은 거장들이 마지막 무대를 위해 준비한 곡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 R. 슈트라우스_돈 키호테 Op.35


“마지막으로 연주할 가장 특별한 첼로 작품을 고르라고 한다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 키호테’입니다. 이는 모든 첼리스트들이 좋아하는 곡이고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미샤 마이스키는 인생의 마지막 무대에서 연주를 하고 싶은 곡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 키호테’를 꼽았습니다. 장한나 지휘로 2012년 한국 무대에서 연주한 곡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특별한 애정이 느껴지는데요. 슈트라우스의 유일한 첼로를 위한 협주곡이기도 한 ‘돈 키호테’는 변주곡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음악을 듣다보면 모험을 떠나기로 한 돈키호테와 산초, 결투와 모험,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돈 키호테의 소설 속 장면들이 눈 앞에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 K. 펜데레츠키_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라르고

“악기와의 ‘결혼’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첼로 연주를 그만하는 것이 슬프지 않습니다.”


마이스키의 스승이자, 장한나의 스승이기도 했던 로스트로포비치의 마지막 첼로 연주는 2006년 6월 비엔나에서 열린 펜데레츠키의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라르고’ 초연이었는데요. 20세기 최고의 거장이자 전설인 로스트로포비치는 많은 현대음악가들에게 음악적 영감이 되었고, 많은 첼로 협주곡을 초연하며 오늘날 우리가 사랑하는 첼로 협주곡들을 들을 수 있게 해준 음악가이기도 하죠. 아쉽게도 로스트로포비치가 연주한 이 마지막 곡은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오늘은 첼리스트 클라우디오 보호르케즈의 연주로 소개해 드릴게요. 

✔️ 한국의 간판 클래식 스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따뜻한 송년 음악 <선물>이 돌아옵니다. 올해의 <선물>은 클래식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바로크 음악의 우아한 선율을 선사합니다. 이번 공연은 고음악 연주단체 알테 무지크 서울, 지휘자 김재윤, 테너 존노, 기타리스트 박종호까지, 바로크의 진수를 선사할 초호화 게스트가 함께할 예정입니다. ‘바로크 멜로디’의 진수를 보여 줄 따뜻한 연말 콘서트에 놀러오세요 🎁

(클럽발코니 유료회원 선오픈: 10/11(수) 오전 11시 / 일반오픈: 10/12(목) 오후 4시) 

 

✔️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이 시작된 지 60년이 된 해를 기념하는 ‘제1회 대한민국 국악관현악축제’가 10/10부터 10/21까지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개최됩니다. 전국 8개 국악관현악단과 장르 불문 다양한 협연자들이 함께 펼치는 이번 공연은 K-콘텐츠의 진수라 할 수 있는 국악관현악의 현주소와 미래를 총망라하는 대축제가 될 예정인데요. 그중 10월 17일,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가 대전시립연정국악단과 함께 협주곡 ‘푸른 달’을 선보입니다. 동양과 서양의 아름다운 조우, 아니 볼 수 없겠죠? ✨ (전석 무료-사전관람 신청 필수) 

✔️ 2019년 ‘그라모폰 어워드’ 선정, <올해의 오케스트라>에 빛나는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세계 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습니다. 10/28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0/29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펼쳐질 이번 내한 공연은, 흠잡을 데 없는 음악으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와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지휘자 로베르토 곤잘레스-몬하스가 함께합니다. 이들의 환상적인 호흡과 열정이 돋보일 무대를 기대해 주세요 😍

<공연장 옆 잡화점> 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둥점원, 현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