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DM 중에는 이런 내용이 많아요.

대부분 중학생이에요.

엄마들이 보내는 고민이랑 결이 좀 달라요.

가만히 읽다 보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메시지들이 있어요.


"저는 학원도 다니고 집에서도 공부해요.

근데 성적이 생각보다 안 나와요.

제가 노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저는 이런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이 아이들, 노력을 더 할 시간이 없어요.

학교 끝나면 학원 가요. 학원 끝나면 숙제 해요.

학교 숙제도 해요. 그리고 자요.

하루 24시간이 꽉 차 있어요.


근데 본인은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이게 가장 마음 아픈 부분이에요.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안 나오면, 아이들은 그걸 자기 탓으로 돌려요.

"내가 머리가 나쁜가 봐." "내가 게으른가 봐."


근데요. 노력 부족이 아니에요.

아이들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공통점이 보여요.


기초가 없어요.

문해력이 진짜 부족해요.

그리고 혼자 공부를 해본 적이 없어요.


이 세 가지가 빠진 채로 학원만 6년 다닌 거예요.


저는 요즘 엄마들이 자주 하는 말들을 듣고 있어요.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안 해서 그래."

"집중을 못 해요."

"마음이 없어요."

"사춘기라 그래요."

저는 이 말들이 다 같은 말이라고 생각해요.

엄마의 위로요. 아이를 위한 말이 아니에요.


진실은

공부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거예요.

아이들이 학원 가면 선생님이 설명해줘요.

문제 풀어줘요. 답도 알려줘요. 잘 듣고 따라 적었어요.

이해된 것 같았어요. 근데 시험 보면 안 풀려요.


왜냐면요.

들은 거랑 아는 거는 다르거든요.

아는 거랑 쓸 수 있는 거는 또 달라요.


그 사이를 메우는 게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에요.


혼자 풀어보고,

혼자 막히고,

혼자 다시 찾아보고,

혼자 정리하는 시간.

이 시간이 없으면 6년 다녀도 빈 거예요.


근데 요즘 아이들 시간표를 보면 그 시간이 없어요.

학원 시간이 있고, 학원 숙제 시간이 있고, 학교 숙제 시간이 있어요.

다 누군가가 시킨 시간이에요.


아무도 안 시킨 시간, 아이가 혼자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

그 시간이 하루에 얼마나 있을까요.

이게 빠지면 어떻게 되냐면요.

초등 6년 동안은 그래도 어떻게든 굴러가요.

내용이 어렵지 않으니까. 근데 중학교에 들어가면 보여요.

한글로 쓰여 있는데 외계어 같은 순간이 와요.


아이는 도망가요.

핸드폰으로, 친구로, 잠으로. 그러다가 포기해요.

"나는 원래 못 해." 엄마들은 이걸 보고 사춘기라고 부릅니다.

근데 사춘기가 아닐 수 있어요.


저한테 DM을 보내는 그 아이들이요.

"제가 노력이 부족해요"라고 쓰는 그 아이들이요. 사실은 노력하고 있어요.

진짜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근데 방향이 없는 거예요.

듣기만 했지, 자기 것으로 만들 시간이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저는 요즘 엄마들한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오늘 아이 시간표 한번 봐주세요.

학원 시간 말고요. 학원 숙제 시간 말고요.

아무도 가르치지 않는 시간, 아이가 혼자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

그 시간이 하루에 얼마나 있나요.


그리고 한 가지 더요.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에요.

방에 들어가서 문 닫으면 그게 혼자 공부일까요. 아닐 수 있어요.

아이가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도 봐주세요.

문제만 풀고 답 맞추고 끝내는 건 아닌지.

틀린 문제는 그냥 지나가는 건 아닌지.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찾아보는지, 그냥 넘어가는지. 요약 정리는 하는지.


혼자 공부에도 방법이 있거든요.

그 방법이 안 잡혀 있으면 시간만 흘러요.

아이는 책상 앞에 앉아 있는데, 머릿속엔 아무것도 안 남는 시간이 돼요.


이게 답답한 부분이에요.

공부를 안 하는 것도 문제지만, 하는데 방법이 없는 게 더 큰 문제예요.

거기에 답이 있어요.

"공부 안 한다"고 혼나는 아이들 중에, 사실은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아이들이 많아요.

배운 걸 자기 것으로 만들 시간이요.

그리고 그 시간이 있어도, 어떻게 채우는지 모르는 아이들이 많아요.

지금 한번 보세요. 늦지 않았어요. 


늘 응원하겠습니다.

쿨한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