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교향곡 제 4번

<Poseidon und die nereiden>,Friedrich Ernst Wolfrom ©️Art Renewal Center

연말이라는 단어와 함께 연상되는 이미지들이 있죠. 북적북적한 연말 공연장의 분위기, 종소리가 가득한 거리, 가족과 함께하는 맛있는 식사 등등. 매년 이맘때쯤에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과 작별을 고한 요즘, 연말 같지 않은 연말에 마음도 몸도 축 처집니다. 좀처럼 기운이 나지 않을 님에게 GLIT이 추천할 곡은 말러의 <교향곡 제 4번>이에요❄️ 겨울 음악에 빠질 수 없는 악기 슬레이벨의 사운드와 함께 시작하는 이 곡은 그 자체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는 듯해요.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과 함께 춥지만, 마음만은 따스한 연말을 느껴볼까요?  
ABOUT Performance 💬: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와 Lucerne Festival Orchestra 의 연주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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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가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정확히 알 길은 없지만, 약 50여년의 일생동안 결코 평안한 삶을 살지는 못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보헤미아 지방의 칼리슈트에서 유대인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말러는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를 보며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11명의 형제는 각각 질병을 앓거나 어린 나이에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죠. 1902년 피아니스트 알마 쉰들러와 결혼하고 가정을 꾸린 것도 잠시, 자녀의 사망과 말러 자신의 심장 질환으로 비운의 말년을 보냅니다. 이런 환경 때문이었는지 말러는 음악가들 사이에서도 예민하고 불안한 심리상태를 지닌 것으로 유명했다고 해요. 그래서 ‘매정한 지휘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고요.

오늘날 말러는 작곡가로 잘 알려졌지만, 살아생전에는 오히려 지휘자🕴로 더 활발하게 활동했어요. 소위 투 잡을 뛰며 생계를 유지한 그는 1897년에는 빈 왕립 가극장의 음악감독 자리에 오르기도 하는데요. 연주가 많지 않은 여름 시즌에는 엄청난 속도로 곡을 작곡했고, 겨울철에는 시간을 쪼개 교향곡을 작곡했다고 전해질만큼 작곡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어요. 그 열정 덕인지 말러는 20세기 음악을 언급하는 데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작곡가로 남게 되었습니다. 

말러 음악은 어렵다?🎲

러의 음악이 소위 어려운 음악으로 불린 데에는 교향곡 편성의 역할이 커요. 말러는 주로 엄청나게 규모의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했고, 극단적인 예시로 <교향곡 8 > 초연 당시 무려 1,000명 👀 이 무대에 섰다고 합니다. 거대한 편성과 높은 음악적 밀도 탓에 말러의 교향곡은 전문 연주자들에게도 도전이랍니다.

앞서 말러가 작곡가이기 이전에 지휘자로 활동했다고 이야기했어요. 이처럼 대부분의 작곡가는 작곡가임과 동시에  다른 음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요.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작곡가들의 음악 활동,  애정했던 악기가 시대별로 구분 된다는 점입니다. 

A Caricature Mahler conducting his symphony no. 4

음악이 교회에 종속되어있던 시절에는 신이 주신 목소리를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중세 작곡가들의 주요 악기는 목소리😲 였습니다. 이후 현악기가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되는데요. 기록상 최초의 오페라를 작곡했다고 전해지는 몬테베르디는 사실 굉장한 바이올리니스트🎻 였다고 하죠. 
작곡가들의 악기가 건반악기로 바뀌게 된 것은 바로크시대부터에요. 당시에는 피아노가 없었기에 그 전신인 하프시코드나 오르간 같은 건반악기를 사용했지만, 그 흐름은 고전시대까지 이어져 모차르트, 베토벤과 같은 피아노 비르투오소🎹 가 등장했어요수백년간 지속된 건반악기의 시대는 프랑스 작곡가 베를리오즈를 기점으로 🥁오케스트라 시대의 도래🎺 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고, 이에 따라 작곡가들의 직업도 자연스레 지휘자로 변화했습니다. 말러도 그중 하나였고요.
      
성악😲 ➡️ 현악기🎻 ➡️ 건반악기🎹 ➡️ 오케스트라🎺

사실 <교향곡 4번>은 초연 당시 좋은 평을 듣지 못했다고 해요. 그 이전에 작곡된 교향곡 제 1번부터 3번은 굉장히 어렵고 길이가 긴데요. 말러는 과거의 어려운 음악에서 벗어나 청중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와 다소 밝은 선율의 4번을 작곡했어요. 그러나 말러의 기대와는 달리 청중석은 소란으로 가득했고 심지어는 관객들끼리 싸움도 일어났다고 합니다. 다들 말러의 어려운 교향곡에 익숙해져 있었던 모양이에요 👥 🤯

부제는 '천상에서의 삶'으로, 어머니가 음식을 구하러 나간 사이, 굶어 죽은 아이가 가난과 굶주림이 없는 천상을 보고 느끼는 감정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1악장의 시작은 썰매 종소리같은 슬레이벨 사운드🛷 이지만, 트럼펫의 팡파레가 마치 천둥 번개⛈ 가 치는 듯한 공포감을 조성해요. 이는 천국의 평온함과 지상의 고통이라는 대비적인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 네가 왜 거기서 나와...?

교향곡은 보통 오케스트라 곡을 이르는 말이에요. 그런데 말러의 교향곡에 조금 특별한 점이 있다면 바로 오케스트라뿐만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 가 활용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소개한 <교향곡 제 4번> 4악장에는 독일 민요시집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중 ‘천상의 삶’이 사용되었는데요, “대단히 쾌활하게”라는 지시어답게 아름답고 환희에 가득 찬 천상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교향곡 2번 (부제: 부활)> 에도 마지막 4악장에 성악 독창이, 5악장에는 합창이 포함되어있고 제 3번에도, 제 8번 천인교향곡 에도 성악을 편성했답니다. 말러는 가곡집으로도 알려져 있을만큼 뛰어난 가곡 작곡가이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시를 음악에 활용하는 능력이 탁월했고, 그런 특징이 교향곡에서도 나타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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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IT
WOLFIE⚡️ SHIR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