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등포] 모쪼록 너와 함께였으면 하는 마음

EDITOR'S LETTER

재작년 크리스마스만 해도 놀이공원에서 액티비티를 즐겼는데요. 코로나 때문에 ‘스쳐가듯’ 방문할 수 있는 공간들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 그래서 널찍한 거리 사이로 감각적인 공간들이 속속들이 숨어있는 ‘영등포’가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는 것 같아요. 잠깐 들려 구경하기 좋은 크리스마스 소품샵부터, 자리에 안기만 해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되는 넓은 카페, 그리고 멀리서 바라봐도 기분 좋아지는 거대한 트리가 위치한 야외광장까지.

해마다 한 번씩 오는 아주 귀중한 밤에, 소중한 사람과 함께 리프레시할 수 있는 공간들을 모아봤습니다. EGOZINE이 도착했을 시점의 여러분은 이미 어딘가에 안착해 계실지 모르겠어요. 집 밖을 나설지 말지는 여러분의 선택.

1. 진심디자인

(@jinsimdesign)

골목마다 우후죽순 보이는 카페 사이 조금 다른 분위기를 뿜어내는 공간이 있습니다. 일상이 감성이 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감성 디자인’의 쇼룸 겸 카페.

크리스마스의 감성이 가득 담긴 오르골, 식탁보, 인형과 같은 소품들로 채워져 있는 이곳. 홈파티를 하기로 마음먹었으나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분들, 오르골의 맑은 소리를 감상하러 오시는 분들 등 발길이 끊이질 않는 데요. 내리는 새하얀 눈의 결정만큼이나 섬세하게 만들어진 오르골들에 눈과 귀를 맡기고 싶다면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길.

2. 라이커스 커피

(@coffeelikus)

2012년 동네 작은 카페로 시작한 커피 라이커스. 좋은 공간에서 한 잔의 맛있는 커피를 드리는 목표를 가지고 출발했다고 하죠. 가장 기본적인 동시에, 가장 어려운 목표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커피 라이커스의 행보를 지켜본다면 ‘기본에 충실한 태도’가 무엇인지 어렴풋이나마 가늠할 수 있을 터.

깔끔하고 단순한 카페 같아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층마다 즐길 수 있는 음악과 분위기가 가지각색입니다. 테이블 사이 충분히 확보된 여백의 미 덕에 비밀스러운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죠.

모든 메뉴 다 훌륭하지만, 시그니처 크림이 올라간 ‘라이커스 꼰 크레마’를 꼭 도전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낭낭하고 묵직한 크림이 부드러운 커피 특유의 신맛을 잡아주는 묘한 광경을 마주하게 될 테니까요.

진심 디자인에서 나오는 길목, 매서운 추위에 어디론가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땐 이 ‘커피 라이커스’는 어떤가요? 향긋한 유기농 커피에 달달한 단호박 케이크를 곁들일 수 있어, 보장된 맛과 분위기는 물론이거니와 달콤한 크리스마스 추억까지 안겨줄 겁니다. 이곳의 커피와 감성에 반하신 분들은 ‘홈 바리스타’라는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실 수도. 마침 매월 클래스도 진행한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홈페이지에 방문해 보시길.

3. 영등포 타임스퀘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타임스퀘어 정문 광장에 자리한 대형 트리. 매년 크리스마스 사진 스팟으로 사랑받고 있는덴 이유가 있죠. 여느 때보다 한층 더 화려해진 불빛, 코로나19 이후 두 번째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로 오랜 시간 지쳐버린 우리를 따뜻한 황금빛으로 위로해주는 듯합니다.

360도, 어느 곳을 배경 삼아 찍어도 오늘의 주인공이 되는 신비한 마법. 집에 따로 트리 장식을 해두지 않은 분이라면,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나는 이곳으로 잠깐 발길을 돌려보길. 트리가 광장에 위치한 덕에, 굳이 타임스퀘어 안까지 방문할 필요는 없어요. 아, 그런데 크리스마스 당일일 오후 3시, 5시, 7시 타임스퀘어에도 방문하길 추천해요! 지하 2층부터 4층까지 깜짝 크리스마스 퍼레이드를 진행한다니까요.

영등포를 방문하실 여러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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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어페어>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추운 겨울이지만, 따뜻한 사랑을 꿈꾸는 사람들이 한 번씩은 찾는 영화죠. 자유분방한 프랑스식 연애담을 재치 있고 우아하게 그려냈어요. 사랑과 끌림에 관한 이성적인 고찰이 담겨 있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영화 작곡가인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가 작곡에 참여했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뛰어난 각본에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클래식 음악으로 유명해요.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 크리스마스 이브, 주인공 마이크와 테리는 자선 콘서트 장에서 오랜만에 재회를 하게 되죠. 이때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노래가 바로 ‘The Christmas Song’ 입니다.

로맨스 영화지만,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 한 번 하지 않아요. 대신 ‘I like watching you move. (당신을 보는 게 좋아요)’라고 말합니다. 저에게는 사랑한다는 말보다 훨씬 솔직하게 느껴지네요. 연인이든, 친구든 크리스마스 트리를 함께 보내는 이에게 이 노래를 배경삼아 솔직담백한 메시지 하나를 전해 보시길. 지금 이 순간, 너와 함께여서 좋다고.

EDITOR: 허아란

DESIGNER: 황예인, 유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