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간 [茶茶益善]
2024년 1월

2024년 1월 1일 월남마을은 새해 처음 떠오르는 해를 맞으려는 이들의 발길이 바빴습니다. 기상청의 예보는 오전 7시 40분, 하지만 해를 맞으러 오는 발걸음들은 7시가 되기도 전에 월출산 아래 차밭에 다다랐습니다. 7시 40분, 41분, 42분... 시간은 점점 흐르는데 동쪽 하늘은 햇살 대신 구름이 피어올랐습니다. 모두의 실망이 커질 즈음, 손톱만 한 붉은 태양이 살짝 얼굴을 내밀었다가 곧 구름 속으로 숨었답니다. 그렇게 우리는 1월 1일의 햇살과 짧은 인사를 끝냈습니다. 짧은 대면이었지만 붉은 햇살만큼이나 강렬한 설렘이었습니다. 누군가를 맞이하는 일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하죠.

월남마을에는 삼거리를 지키고 있는 오래된 정거장이 있습니다. 대도시의 버스정류장이 스마트 정류장으로 변신하며 각종 디지털기기의 전시장이 되었지만, 월남마을의 버스정류장은 옛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작은 벽돌집에는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위해 누군가 가져다 놓은 낡은 나무 의자만 공간을 지키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자동차가 흔하다지만 사오십여 년 전만 해도 오가는 차량이 많지 않아 마을의 교통수단은 버스가 유일했습니다. 명절이면 큰 도시로 나갔던 형이나 누나가 선물을 안고 처음 마을에 내리는 곳이 버스정류장 앞이었습니다. 마을을 떠나며 아쉬웠던 마음은 마을에 들어서며 설레는 마음으로 바뀌곤 했습니다. 그래서 버스정류장에는 그 많은 설렘이 가득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합니다.

월남마을 버스정류장에 가득한 설렘을 선물합니다. 지쳐 힘들 때 자기 자신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물하고 싶을 때, 월남마을 버스정류장을 잠시 빌려드릴게요.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실 거예요. 물론 버스정류장 앞에 서서 직접 바라본다면 더 행복하겠죠?

 

💌2024년 1월 첫날 월남마을 버스정류장에서


임신년(1812) 9월 12일, 다산 정약용은 제자들과 함께 월출산에 올랐다가 백운동 별서정원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그날의 아름다운 풍경을 잊지 못한 정약용은 초의선사에게 백운동의 경치를 그림으로 그리게 하고 특별히 아름다운 12 풍경에 대한 시를 지었습니다.

“남은 미련이 오래 가시지 않기에 승려 의순(초의선사)을 시켜서 ‘백운도’를 그리게 하고, 12 승사의 시를 지어서 주었다.”

정약용은 백운동으로 들어서는 첫 발걸음부터 마음에 들었나 봐요. 두 사람이 걸으면 좋을 정도의 작은 길에 그늘이 되어주는 동백나무 숲이 펼쳐져 있습니다. 다산 정약용은 동백꽃길을 노래하는 시를 지었습니다.

 

언덕을 끼고 심은 동백나무가

이제는 길 가득 그늘 만드네

가지마다 꽃 보숭이 맺혀있으니

세한의 마음을 남겨둔 걸세

-산다경(山茶徑)

 🔈12승경을 노래한 정약용의 시 중 동백나무 꽃길 풍경을 노래한 시다. 산다(山茶)란 동백의 잎이 차나무와 비슷하여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한겨울에도 초록인 동백잎은 한겨울에도 초록인 찻잎을 닮아 ‘산에 피는 茶-山茶’라고 합니다. 여전히 추운 1월, 하얗게 흰 눈이 덮인 월출산에 동백꽃의 붉은 얼굴이 빼꼼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한겨울에도 여전한 초록 잎과 흰 눈 위에 피처럼 피어난 붉은 꽃은 누군가의 애절한 사랑이라는 전설이 담겼다네요.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고 흰 눈이 세상을 뒤덮은 월출산의 겨울. 하지만 동백꽃이 피어 이제 곧 봄이 올 듯합니다.

다산 정약용의 <산다경>이 이달의 차가 되었습니다. 세상의 온통 붉은 기운을 다 모아서 1월의 茶 <동백꽃 피어봄>을 만들었습니다. 동백꽃잎, 홍차, 히비스커스, 레몬그라스, 로즈힙, 로즈플라워가 어우러져 피어나는 영롱한 붉은빛 茶입니다.

<동백꽃 피어봄>을 신청하시면 이달의 차와 함께 월출산 야생차 씨앗 키트를 보내드립니다.


🌹동백꽃 피어봄 3g X 10

월출산 야생차 씨앗 키트 (차씨앗2, 지피펠렛 2, 친환경 포트)


본래 우리나라의 차는 모두 야생차였지만, 19세기 이후부터 더 많은 양을 생산해 내기 위해 만들어진 개량종 차나무가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월출산에는 야생차가 자랍니다. 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차나무는 깊은 땅속에서 순수한 기와 미량원소들을 흡수해 틔운 싹으로 만들어집니다. 개량종보다 생산량이 적지만 차의 향이 더욱 깊답니다. 점점 사라지는 야생차 우리 함께 지켜요.

 

📢구독 서비스를 신청하시면 매달 새로운 차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서비스를 신청해서 다산 정약용의 백운 12경과 열두 종류의 차를 맛보는 기쁨을 누리세요.

-  이달의 차 1월 세트 35,000원 (배송료 포함) 


이야기가 가득한 월남마을 걷기는 1월에도 2월에도 계속 이어집니다. 

1월의 이가월기에는 새로운 손님들이 함께 걸었습니다. 오래 전 어느 때 같은 학교에서 근무했던 두 분의 선생님들이 함께 걷다가 옛 인연을 알아차리는 '뜻밖의 기쁨'을 선물받았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선물로 누군가에게는 기쁨을 선물하는 이가월기는 매주 일요일 8시,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한 명이 오나 100명이 오나 함께 걷습니다. 이른 아침 월남사 앞 3층 석탑을 보며 마음을 정화하고 산뜻하게 솟아오른 월출산을 마주하며 한 주일 동안 묵었던 마음의 때를 벗겨보세요. 

1월의 신산한 바람에서 멀리서 오는 봄이 느껴집니다. 함께 걷고 싶다면 일요일 아침 8시 언제나 누구나 찾아와 문을 두드려 주세요.


📍코스소개

이한영생가- 월남사- 월남소류지- 월출산국립공원입구- 강진다원- 백운동원림- 월남마을- 이한영생가


걸음 걸음 후에 다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습니다. 🫖🍵


이한영茶문화원 / 전라남도 강진군 성전면 백운로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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