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마지막 주말을 맞으며 저는 어수선한 주말을 보냈어요. '한 해를 잘 살아낸 걸까?' 마음속에 무언가가 휘몰아쳤는지 연말 내내 싱숭생숭하더라고요. 내년에는 더 행복하고 뿌듯하게 살아 보기로 다짐했죠. :)

그렇게 마음먹으며 1월의 가계부 예산안을 짜는 것으로 한 해를 마무리 지었네요. 저에게 가계부란 알뜰살뜰 착실하게 살게 하는 동력이자, 지난 시간을 군더더기 없이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하거든요 오늘은 여러분께 저의 소중한 가계부 습관을 소개할게요. 

저에게 가계부와 플래너는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요. 하루를 점검한 뒤 다음 날의 목표를 세우기 위해 플래너를 쓰듯이, 가계부 역시 하루의 수입 지출 · 내역을 기록하는 것보다 다음 달의 예산안을 정하는 데 그 의의가 있는데요.

물 흐르듯 빠져나가는 돈을 막고 주체적인 경제 습관을 기르는 데 가계부만큼 좋은 습관은 없다고 생각해요. 저의 경우,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남는 돈으로 추가 적금을 들게 됐고, 비상금통장을 만들게 됐어요. 가계부 습관을 들이기 전에는 생각지도 못하던 일들이었죠... 그렇다면, 이제 여러분께 가계부 사용법 A-Z 를 알려드려야겠죠?

요즘에는 어플이 잘 되어 있어서 간편하게 가계부를 쓸 수 있어요. 갤럭시 폰을 쓰는 저는 현재 '똑똑 가계부' 어플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아이폰 사용자에게는 '위플 머니' 어플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두 어플 모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서 여러분께 추천드려요. 😊

어플을 설치했다면, 카드를 쓸 때마다 가계부에 자동 입력되도록 만들어주세요. 저는 카드를 쓰면 은행 어플로부터 알림이 오게 해놔서 따로 세팅하는 것 없이 자동 입력되더라고요.

처음 한 달은 내가 어디에 돈을 쓰는지 지출 내역을 분류하는 게 중요해요. 식비, 문화생활비, 사회생활비, 적금, 쇼핑비  등등... 가령 오늘 홍익돈까스를 먹었다면 지출내역을 '식비 - 홍익 돈까스' 로 수정하고 식비 카테고리에 분류하는 거죠.

한 달 동안 수입·지출내역을 기록했다면 이제 예산안을 짜야겠죠. 어떤 카테고리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생각해보세요. 가령 지난달에 쇼핑비로만 30만 원을 썼다면, 다음 달엔 25만 원으로 줄여서 예산안을 짜보는 거예요.

이렇게 처음 예산안을 세우는 일이 가장 까다롭습니다. 한 달 동안 쓴 금액과 대면하는 시간이기도 하고 '이 지출은 어디에 포함시켜야 하나...' 머리 싸매며 지출 카테고리를 전면 수정해야 할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첫 달에 예산안의 틀을 짜두면 다음 달부터는 그 전의 예산안을 통해 가감만 하면 되서 훨씬 수월해집니다. 무엇보다 매 소비마다 얼마나 썼는지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상당한 동기부여가 되죠.

저는 '더' 쓸 돈도 마련해둡니다. '사회생활비'가 그런데요. 가령 예산안을 짤 때 카톡 캘린더를 통해 다음 달에 있을 친구의 생일을 확인해두고, 친구에게 사줄 생일선물 값을 미리 사회생활비 예산안으로 빼둡니다. 다음 달에 친한 친구의 생일이 많다면 식비나 쇼핑비 등 다른 카테고리 예산안을 줄이는 등 유연하게 조절하죠.

'문화생활비'도 더 쓰기 위해 노력합니다. 바쁘게 살다 보면 전시회, 영화, 독서와 같은 문화생활들을 자꾸 놓치게 되더라고요. (저만 그런가요..?) 그래서 저는 10만 원은 문화생활비로 정해두고, 정해진 금액을 채우기 위해 노력합니다.

가계부를 쓴다는 건 새삼 귀찮은 일입니다. 매달 예산안을 짜는 것도, 무엇보다 지출 마다 명명해서 분류하는 작업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죠. 하지만 확실한 것! 저는 가계부를 쓰고부터는, 돈에 쫓기는 듯한 느낌을 받지 않게 됐어요. 예전에는 돈을 함부로 쓰는 경향이 있어서 남은 잔액을 보기가 두려웠거든요. 그러나 이제는 경제주체자로 도약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뿐인가요! 저는 제가 목표한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절약하고 저축하게 됐어요. 무지출 챌린지를 한 것도 아닌데 예산안을 넘지 않으려는 사소한 노력이 저축 내역으로 쌓여 뿌듯하게 만들더라고요.

저는 언젠가 돈을 모아 집을 사고 싶습니다. 저만의 취향이 한껏 묻어난 우드톤의 따뜻한 집을요. 허나 집을 산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요. 사회생활 0.5년 차로서 저축한 금액을 보면 제 목표가 정말 까마득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돈을 절약하고 관리하는 지금의 습관이 그 목표로 조금이나마 더 수월하게 도달할 수 있게 만들 것 같아요. 저는 그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요. 😊

신년, 마음 다잡기 좋은 타이밍이죠. 금전 목표가 있는 구독자 여러분이라면, 꼭 한번 시도해보시는 거 어때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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