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는 단순해야 한다는 말

얼마 전 프로야구 중계를 보다가 재밌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LG 트윈스의 김현수 선수가 홈런을 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왔습니다. 옆에 있던 문보경 선수가 다가와 "체인지업이었어요?" 하고 물었고, 김현수 선수가 "몰라!"라고 답을 하는 모습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글로 적으니 퉁명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김현수 선수의 "몰라!"가 후배의 질문이 귀찮아서 툭 내뱉은 말로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보다는 타자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순간에 그의 의식consciousness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려주는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현수 선수는 날아오는 공을 인식하고 배트를 내서 공을 때리는 1초도 안되는 그 순간에 "몰라!"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상태로 빠져들어간 듯합니다. '체인지업이구나. 타이밍을 조금 늦춰서 때려야지.'라는 생각도 당연히 일어나지 않는 정신적 모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수없이 입력된 타석에서의 시각정보와 시행착오를 통해 세포 하나하나에 저장된 움직임이 그 순간 펼쳐나온 것 뿐입니다. 김현수 선수의 "몰라!"는 어떤 의미에서는 '하지만! 내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어!' 라는 뜻이 숨어있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이는 흔히 말하는 '공보고 공을 쳐라. 운동선수는 단순해야 한다'는 야구계의 오랜 잠언과도 통하는 이야기입니다. 경기 중에 쓸데없는 생각은 대체로 경기력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래서 많은 선수들은 저마다의 루틴을 만들어 마운드나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생각을 비우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운동선수는 단순해야 한다'는 말이 남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말이 모든 상황에서 유익한 메시지인지 저는 의문입니다. 특히 일부 지도자분들 중에는 선수가 나름대로 공부한 이론을 적용하거나, 새로운 도구를 이용하거나, 영상이나 데이터 피드백을 활용해 연습하는 것 등을 탐탁치 않게 여기며 '운동선수는 단순해야 한다'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동은 몸으로 하는거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면서 말이죠. 이런 말은 코치와 선수의 대화를 가로막을 뿐 아니라(이런 말을 들은 선수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운동에 대한 오해(과연 사람의 움직임은 몸에만 국한된 것인가)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주의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작년 도쿄올림픽 미국대표팀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했으며 올해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닉 마르티네스 선수는 일본 NPB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드라이브라인의 피치디자인 인증과정과 랩소도의 교육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수강하였습니다. 공부를 하며 허벅지 근육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투구폼의 문제를 발견했고, 이것을 개선해야 지면반력을 보다 잘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부한 것들을 바탕으로 축이 되는 다리를 조금더 오래 지면에 머물게 해서 뒤쪽 고관절이 보다 빠르게 회전할 수 있는 투구폼으로 발전시켰습니다. 그리고 랩소도를 보며 피칭을 하면서 자신의 구종들을 조금더 날카롭게 가다듬었습니다. 일본으로 오기 전보다 7km/h 가까이 패스트볼 구속을 향상시키며 2021년 시즌에 149이닝 1.62의 평균자책점을 찍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소망하던 메이저리그로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닉 마르티네스처럼 어떤 거창한 교육과정을 선수들도 찾아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닙니다. 하지만 저마다의 학습능력을 바탕으로 필요한 정보들을 찾아나서고, 지적인 탐구의 결과물을 자신의 동작이나 기술에 적용시켜 보려는 선수의 노력을 존중해 주면 좋겠습니다. '운동선수는 단순해야 한다'는 말은 마운드와 타석, 그리고 공을 잡고 던지는 '바로 그 공간과 시간'을 위한 통찰력있는 메시지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밖의 상황에서는 선수의 자발적인 탐구와 자기주도적인 연습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코치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선수를 코치도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김현수 선수의 "몰라!"는 저에게 이렇게 들립니다. 1초도 안되는 타석에서의 '그 순간'을 무념무상의 상태로 움직이기 위해,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고 치열하게 싸워온 자의 사자후!    

최승표 코치라운드 
나는 전국대회 스위치 투수
- 안성기 (야구학부모, 신경과 의사)

4회 말 마무리 투수 등장

2022년 5월 4일 제18회 천안흥타령기 전국 초등학교 야구대회 16강전, 4회 말 아이가 투수로 올라왔다. 첫 타자 삼진, 두 번째 타자는 내야 땅볼 아웃, 그렇게 투아웃까지 잡은 상황에서 상대 팀의 1번 타자가 등장했다. 그런데 아이가 갑자기 글러브를 반대 손에 끼더니 오른팔을 힘차게 돌리기 시작했다. 우타자가 나오자 우투로 바꾼 것이다. 그동안 양투를 연습하기는 했지만(얼마 전부터 양투글러브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닝 중간에 타자에 따라 팔을 바꾸어 스위치 투구를 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시합에서, 그것도 전국대회에서. 걱정과 기대가 섞인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 팀은 역전에 실패해 아쉽게 지기는 했지만, 아이는 4회와 5회를 무실점으로 스위치 투구를 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우리에게 이날은 또다시 ‘생애 처음’이라는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아이가 사용 중인 양투글러브, 손가락이 6개이다.

부상

2년 전 왼 팔꿈치의 통증이 시작되었다. 왼손잡이라 좌투좌타로 야구를 시작했고,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 쉬지 않고 공을 던졌다. 그래서 전형적인 과사용 손상인 ‘리틀리거 엘보우’가 발생한 것 같았다. 쓰로잉이 금지된 약 3개월의 기간 동안 너무 심심해하는 아이를 위해 우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너무 엉망이라 아무런 기대도 없었고 그저 심심풀이 정도로 시작을 했다. 그리고 부상에서 회복되어 다시 좌투를 할 수 있게 된 시점에는 조금 실력이 늘어 캐치볼을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 나의 놀이용 팔이 되었다. (부상 이후로 우리는 과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학교훈련 이외의 시간에는 좌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시간이 될 때마다 ‘바보팔’이라 불렀던 오른팔로 캐치볼을 하고 놀았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나는 조금 놀라운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니콜라이 번스타인의 이론과 다이내믹 시스템 이론, 그리고 비선형 교육학에서 이야기하는 운동기술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직접 목격할 수 있었다. 이상적인 자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언어적 지시가 없어도 아이는 놀이를 통해 스스로 투구자세를 만들어 가기 시작했으며(자기 조직화), 연습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충분한 휴식과 의도가 있으면 계속 실력이 향상될 수 있고(반복 없는 반복), 운동기술은 연습량과 시간에 비례해서 느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갑자기 향상(비선형적 운동학습)된다는 것이었다. 

도전

1년 후 다시 왼 팔꿈치 통증이 찾아왔다. 이때 나는 용기를 내어 감독님을 찾아가 그동안의 상황을 설명하고 부상 기간에 우투로 훈련을 하면 어떨지와 향후 양투에 대한 도전을 상의드렸다. 그런데 면담을 하고 나간 직후 우투글러브를 가지고 나가신 감독님이 곧바로 아이에게 공을 던져보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 순간 아이의 가능성을 보아서였을까? 아니면 그냥 재미있는 놈이라고 생각해서였을까? 어쨌든 며칠 후인 2021년 6월 12일 저학년 연습경기에서 처음으로 우투 선발의 기회를 주셨다. 이렇게 빨리 기회를 주실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자세도, 제구도 엉망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닝을 잘 마무리했고, 이날이 우리에게는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한 너무 기쁜 날이 되었다. 다시 왼팔이 회복된 후에는 시합에서 우투의 기회는 거의 없었지만, 그래도 초등학교 졸업 전에 정식경기에서 우투로 마운드에 한 번이라도 서 봤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우리는 계속 우투연습을 하며 놀았다.

새로운 시작

작년 12월 다시 가벼운 팔꿈치 통증이 있어 바로 좌투는 휴식을 하기로 했다. 반대투구가 가능해진 이후로 가장 좋았던 점은 조금이라도 아프면 바로 쉴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아플 때 병원에서 엑스레이검사를 해보면 구조적인 이상은 없다고 했다. (대부분 아픈 걸 참고 계속 던지다가 심한 부상으로 어어지게 된다) 그렇게 동계기간 동안 우투로 학교훈련을 하며 6학년을 맞이했다. 6학년, 드디어 고학년의 시작인데, 완전하지 못한 왼팔과 아직은 부족한 오른팔로 시즌을 시작하게 되어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6학년의 첫 시합인 선수촌병원장기 야구대회는 투수에 대한 기대 없이 수비와 타격에 집중하기로 하고 경기에 출전했다. 그런데 첫 시합인 16강전에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가게 되었다. 그것도 우투로 말이다. 중간계투로 나와 위기도 있었지만 1.1이닝 무실점으로 피칭을 했다. 1년 전 꿈꾸던 일이 현실이 된 날이었고, 또한 성공적인 데뷔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한 달 후, 이 대회의 준우승으로 출전권을 획득한 전국대회(흥타령기)에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스위치 투구까지 하게 되었다. 아이가 어떤 야구인이 될지,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처음’으로 기억될 이런 날들이 아이의 야구 인생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된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좌투는 오버핸드, 우투는 사이드로 투구를 하고 있다.

신경가소성과 가능성

신경가소성(神經可塑性, neuroplasticity)이란 “뇌가 새로운 학습이나 경험에 따라 기존의 신경망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그 형태를 바꾸어 나가는 특성”을 말한다. 21세기 신경과학에서 신경가소성의 발견은 인간의 뇌가 얼마나 유연하게 변화하며 학습할 수 있는지를 증명한 귀중한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어린 뇌는 신경가소성이 가장 뛰어나다. 이런 이유로 나이가 들어 시작하면 불가능한 일도 어린 시절에 시작하면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류현진 선수처럼 주팔이 아닌 팔로 야구를 시작했지만, 최정상의 프로야구선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아이에게 꿈을 높게만 꾸지 말고 넓게 꾸라고 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마치 몽상가처럼 다양한 꿈을 꾸라고, 삶이 너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아직 모르는 거라고. 우리에게 상상력과 노력만 있으면 가능성의 문은 활짝 열리게 된다. 

프로선수라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너무 좁은 길을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는 어린 나이에 시작되는 스포츠 전문화(early sport specialization)가 오히려 운동능력의 발달과 운동선수로서의 경력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많은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엘리트 체육의 현실 속에서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 할 수는 없지만, 야구라는 스포츠 내에서도 우리는 너무 빠르게 포지션을 정하고 전문화의 길을 선택하지는 않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성장 가능성과 뇌과학의 결과들을 믿는다면 적어도 아이들의 야구판에서는 좀 더 재미있는 일이 많이 벌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머지않은 미래에 오타니와 같은, 어쩌면 오타니를 뛰어넘는 선수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일들에 대한 개인적 논리 – 경쟁이 아니라 성장과 발달을 선택하다.

 첫째, 부상 방지 즉 과사용 손상(overuse injury)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양투가 가능하면 한쪽 팔이 아프거나 불편하면 바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또한 반대 팔로 훈련을 지속할 수도 있다. 즉 일거양득(一擧兩得)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둘째, 근육불균형(muscle imbalance)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좌투좌타로 야구를 시작했기 때문에 편측성 운동으로 초래되는 근육의 불균형이 장기적인 성장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이의 신체에서 그런 변화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느낌의 전이(transfer of feeling)이다. 움직임의 언어는 느낌이다. 그래서 코칭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지도자의 느낌을 아이에게 전달하는 것이며 그런 이유로 느낌이 결여된 단순한 지시언어는 코칭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한다. 느낌은 움직이는 몸(moving body)속에서 어느 순간 불현듯 찾아온다. 나는 오른쪽으로 훈련하는 과정에서 찾아오는 움직임의 느낌이 왼쪽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믿었다. 물론 그 반대도 가능하다고. 내 느낌과 기억은 아이에게 설명할 순 있어도 전달할 수는 없다. 어쩌면 이 주관성(subjectivity)의 문제를 잘 풀어나가면서 서로 느낌을 공유하는 것이 훌륭한 코칭의 핵심일 수 있다. 그러나 양투를 하며 한 몸에서 일어난 느낌은 온전히 아이의 것이니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나는 아이와 시간을 보내면서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하곤 했다.

끝으로

 황당하고 무모한 도전을 흔쾌히 허락해주시고, 또 응원해 주시는 학교의 감독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이 모든 일에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또한 훌륭한 지도자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야구 바이오메카닉스의 현재와 미래
- 문상혁 (S&P 베이스볼 아카데미)

메이저리그를 포함하여 우리나라의 프로구단, 센터 등에서도 바이오메카닉스가 붐입니다. 선수를 대상으로 바이오메카닉스를 조심스럽게 적용해 보고 있는 당사자로서 이토록 야구계에서 바이오메카닉스를 도입하려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

 

첫째, 정량적이고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데이터로 피드백를 하면서 코칭한다.


야구는 선수의 타격폼, 투구폼이라는 용어가 따로 있을 정도로 각자의 개성을 반영한 폼이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그 폼 안에서 생체역학적으로 힘을 낼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나 그것을 정확하게 캐치하고 정량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나 방법이 적었습니다. 하지만 바이오메카닉스를 도입함으로써 선수 본인의 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정량적인 숫자 데이터와 그래프를 통해 선수의 폼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보완점을 정확하게 캐치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연습한다면 빠른 시일 안에 퍼포먼스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선수 본인이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첫 번째 이유의 연장선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선수의 폼에 대하여 코치, 감독님이 코칭을 해주지만 정작 자신은 어떤 폼으로 공을 던지거나 치고 있는지 모르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비디오카메라의 발달로 자신의 폼을 찍고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지긴 했지만 여러 측면에서 동시에 자신의 폼을 확인하기는 한계가 있습니다. 3D로 확인하기도 굉장히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바이오메카닉스 접근법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폼을 보다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게 해줍니다. 여러 측면에서 들여다 보면서, 각도와 각속도 등도 그래프와 수치로 확인하며 자신의 폼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실제 선수들에게 영상을 보여주면 자신의 폼에 대해 충격을 먹는 선수가 제법 많습니다. 자신은 그렇게 던진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저 각도로 보니 엉망이라고 말하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보는 차원이 다양해지면 발견하기 어려운 작은 힌트들을 찾을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집니다.

 

셋째, 헛걸음을 줄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헛걸음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바이오메카닉스를 도입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아닐가 싶습니다. 선수들이 타격이나 투구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시간이 써야 합니다. 자신의 신체 또한 소비가 됩니다. 자신의 폼이 정확하게 어떤 상황인지 인지하지 못한 채 하는 많은 양의 타격과 투구는 오히려 부상을 야기시키고 폼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바이오메카닉스를 적절히 적용하면 이러한 불상사를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훈련에 지름길은 없다고 하는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올바르지 않은, 신체에 무리가 가는 폼으로의 지속적인 타격과 투구 훈련은 큰 부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바이오메카닉 측정을 위해 오는 선수들 중에는 몸에 문제가 있어서 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계속해서 통증이 반복되는데 혹시 동작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알고 싶다면서요. 그런 선수들 대부분이 하체와 몸통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신의 문제를 명확하게 인식한 선수는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하는지 잘 알게 되어 보다 확신을 가지고 훈련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으면서 올바르게 힘을 쓰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도록 도와주는데 바이오메카닉스가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필요성에 덧붙여 앞으로 바이오메카닉스가 야구와 스포츠계에 뿌리내리기 위해서 무엇이 더 갖춰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정확한 캐치와 피드백입니다.

 

정량적인 숫자 데이터와 그래프가 나오는 것은 큰 장점이지만 그것을 해석하고 의미를 캐치하여 선수에게 정확하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 숙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확한 해석과 피드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코칭과정에서 크나큰 오류를 범할 수 있으며 이는 선수에게 엄청난 피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데이터 측정과 분석 방법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발전을 통해 선수에게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제공해주어야 합니다.

 

둘째, 코치, 감독님들과의 대화 및 소통입니다.

 

정량적인 숫자와 그래프 등이 나오는 것이 장점이라고 이야기를 해서 기존의 정성적인 코칭방식이 좋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그렇게 받아들이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바이오메카닉스는 기존의 정성적인 코칭과의 융합이 가장 중요합니다. 코치, 감독님들의 경험과 노하우 등으로 이루어진 정성적인 코칭에 정량적인 데이터와 그래프 등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 야구 바이오메카닉스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 중 제일 중요한 측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이오메카닉스를 담당하고 있는 인력과 코치, 감독님들과의 대화는 필수적입니다. 저희 S&P는 매주 한 차례씩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도 오픈 마인드로 바이오메카닉스를 받아주시고 배우려고 하십니다. 이렇게 회의를 통해 현재 지도를 하고 있는 선수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셋째, 끊임없는 의심과 발전입니다.

 

야구는 정말 알면 알수록 답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지 않으며 정석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선수마다 신체적인 능력도 다르며 추구하는 바도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바이오메카닉스를 통해 측정한 데이터와 솔루션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의문을 품어야 합니다. 어느 한 선수에게 문제라고 여겨진 것이 다른 선수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아닐 수 있으며, 특정 숫자에 맞추려고 애를 쓰는 것이 무척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배우고 있습니다. 정답이라고 생각될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문상혁

S&P 베이스볼 아카데미 연구실장

국민대학교 체육학과 석사과정

내 투구동작의 포인트

투수코치들이 모여 토론주제로 삼기 좋은, 구로다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그렇게 옆으로 길게 나가는 투수가 아니므로 자연스럽게 몸이 열리지 않게 하고 그 시간을 길게 하려고 한다면 크로스로 들어가는 것이 몸의 열림을 막을 수 있습니다.그런데 크로스가 되면 될수록 이번에는 빨리 열려버리기도 합니다.

딛는 발을 어느 정도 긴 시간동안, 엣지 부분을 지면에 꽂으면서 던질 수 있느냐가 저로서는 몸이 열리지 않고 던질 수 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몸을 열지 않으려고 의식하기 시작하면 점점 어깨가 왼쪽으로 들어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제각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한 체크포인트(마운드판을 최대한 길게 지면으로 비틀어 넣는 이미지로)와 같은 다른 발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확실하게 엣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무릎도 바깥으로 도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상체를 의식하면서 동시에 하체를 의식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저는 하체를 의식한다면 상체는 스스로 수정된다고 생각합니다. 던질 때 상체를 너무 의식하게 되면 손의 높이가 어떤지 등을 신경 쓰게 되기 때문에 하체를 의식하고 상체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한다는 생각으로 던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무키 베츠의 독서 멘탈 컨디셔닝

덕아웃에서 책을 읽거나 오디오북을 들으며 경기를 준비한다는 부키 베츠 선수의 멘탈 컨디셔닝을 다룬 mlb.com 기사입니다. 기사 중에 책과 관련한 내용만 옮겼습니다.

지금은 배우 윌 스미스의 책을 듣고 있다. 매우 두꺼운 책이다. 유명 동기부여 강사인 데이빗 고긴스의 왕팬이기도 하다. 네이비씰과 아미레인저, 공군전략항공컨트롤러같은 최고의 트레이닝 과정을 모두 섭렵한 유일한 인물이다. 

무키 베츠는 어떤 사람과 저녁을 먹고 싶냐는 질문에 윌 스미스, 데이빗 고긴스 외에 버락 오바마 전대통령도 언급했다. 운동선수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가치가 없다고 여겨서가 아니라 다른 분야의 사람들로부터 교훈을 얻고 싶기 때문이다. 자신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될 줄 몰랐다며 책을 읽으며 일어난 변화에 대해 말한다. 

정신건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무키 베츠는 실패를 보다 잘 다루는 법을 배워나가고 있다. 그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심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늘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금 그는 실패가 단순히 노력 부족 때문에 일어나는 것을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162경기를 하는 동안 선수는 당연히 망가지는 날을 겪게 된다. 하지만 스윙을 발전시키려는 무키 베츠의 노력은 매일 계속되고 있으며, 이제는 마음을 날카롭게 다듬는 작업도 여러 측면에서 비장의 무기가 되고 있다. 

"아주 오랫 동안 야구를 즐길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매일, 매 타석을 즐기려고 합니다. 모든 타석에서 역사를 만드는게 저의 목적입니다. 그것이 무엇이든지요."  

매일 간단히 할 수 있는 주변시 강화 연습

Z-health 에릭 콥 박사가 추천하는 간단한 주변시 강화 연습입니다. 하나의 대상을 바라보고 눈은 움직이지 않은 채 주의를 상하좌우로 넓히며 눈에 들어오는 것들을 인지하는 연습인데요. 특히, 타자가 날아오는 공을 인식할 때 중심시 만큼이나 주변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에릭 콥 박사의 설명 중에 주변시가 뇌의 감정 회로와도 연결되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 저도 이 연습을 몇 차례 하고 생각이 끊어진 평온한 상태로 들어가는 경험을 했는데요. 멘탈 트레이닝에도 적절히 활용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선수 뿐만 아니라 경기를 앞둔 코치, 학부모 모두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시면 한글자막이 있는 영상을 보실 수 있는 '우리 아이는 야구선수' 카페로 연결됩니다.
토미존 수술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
- 금정섭 (세종스포츠정형외과)

지난 2021 청담리온정형외과 우리야구 컨벤션에서 금정섭 원장님께서 나눠주신 토미존 수술을 주제로 한 강연입니다.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영상으로 연결됩니다. 
영어는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습득하는 것

언어학습과 운동학습은 유사한 점들이 무척 많습니다. 다른 어떤 영역보다 운동기술을 배우는 것과 맥이 통한다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든 코치는 트위터를 해야 한다

모든 코치는 트위터를 해야 한다. 트위터를 하려면 말을 압축해서 표현해야 한다. 주의를 통제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퍼거슨은 SNS가 인생의 낭비라고 했지만 (이것도 사실 그의 말인지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톰 하우스 코치는 모든 코치에게 트위터 활동을 권합니다. 특히 트위터는 280자라는 글자수 제한이 있기에 하고 싶은 말들을 정제된 표현으로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이는 현장에서 선수를 코칭할 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점을 톰 하우스 코치는 말하고 있습니다. 선수를 보며 하고 싶은 말들이 머릿속에 잔뜩 떠오르더라도 가장 핵심적인 말들을 잘 골라 전달하라는 것입니다. 선수의 주의는 코치의 말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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