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아빠 육아휴직’ 첫 10% 넘어섰지만
 Season 6  vol 32. 💡2025.12.19~2025.12.25.

아빠도 '신생아 육아'
사라지지 않는 이미지들
점선을 따라 안쪽으로 접으세요
입주자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플랫팀 이아름 기자입니다.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 더 레터로 입주자님을 만나뵙게 되어서 살짝 신납니다.😘 

지난주 레터 말미에 ‘여기서 끝이 아니다!’라며 12월에는 플랫에서 더 많은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번 주에도 들어가기에 앞서 플랫이 진행 중인 이벤트를 몇 가지 알려드리려고 해요.

현재 플랫 인스타그램에서는 ‘필사 챌린지’와 ‘타샤 튜더 전시회 관람권 증정 이벤트’가 진행중입니다. 오늘 레터 말미에도 새로운 ‘도서 증정 이벤트’가 있으니 꼭꼭 마지막까지 확인해 주세요.


지난해 태어난 아기의 ‘아빠 육아휴직 사용률’이 처음으로 10%를 넘어섰습니다. 육아휴직자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해요. 

국가데이터처가 17일 발표한 ‘2024년 육아휴직 통계 결과(잠정)’을 보면 지난해 아이가 태어난 남성 직장인 10명 중 1명은 아이가 ‘첫돌’이 되기 전에 육아휴직을 사용했습니다. 2015년 신생아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0.6%에 불과했던 것을 생각하면 9년 만에 약 17배 늘어난 셈입니다. 신생아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2019년 첫 3%대에 진입한 이후 매년 늘고 있습니다.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아빠의 비중도 29.2%를 기록했습니다. 육아휴직자 10명 중 7명은 엄마, 3명은 아빠인 셈입니다. 

데이터처는 아빠 육아휴직 증가의 배경으로 지난해 신설된 ‘부모함께육아휴직제(6+6 부모육아휴직제)’를 꼽습니다. 18개월 이내 자녀를 둔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 첫 6개월간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까지 지원하는 제도인데요. 결국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니 아빠들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늘었다는 겁니다.

다만 여전히 육아휴직 사용은 공무원과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아빠는 여전히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어요.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이 늘어난 건 긍정적인 변화지만 아직은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큽니다. 한국은 2021년 기준 OECD 회원국 중 남성 유급 육아휴직 기간이 52주로 가장 길게 허용되어 있지만 사용률은 주요국에 비해 턱없이 낮습니다.

잘 정리된 제도를 쓰지 못하는 배경에는 ‘성별 임금 격차’도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29.3% 작은 임금을 받았습니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수치인데요. 성별 임금 격차가 크다보니 상대적으로 월급이 많은 남성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고, 임금이 적은 여성이 육아휴직을 쓰게 됩니다. 이것이 또 남녀의 임금격차를 커지게 해 ‘모성 패널티’를 초래합니다. 악순환이죠. 결국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 저조는 ‘젠더 불평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남성들도 더 많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무엇보다 일·가정 양립을 어렵게 만드는 성별 임금 격차나 사회 인식 개선 등 성평등 관점에서 육아휴직을 넓게 바라봐야 하고요.

모두가 일하고, 모두가 돌보는 사회, 아빠들의 유모차가 조금 더 익숙해지는 2026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관련기사
🧵 [우선, 나로 살기로 했다] 제도와 현실의 디커플링 “제도는 다 있다, 왜 굴러가지 않는가”
🧵 “육아휴직급여 대신 실업급여 받고 나가라”…직장인 42%는 육아휴직 못써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플랫이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이번 연재는 디지털 성폭력 대응 캠페인 ‘Safer Online, Stronger Together’의 일환으로, 플랫은 디지털 성폭력에 맞서 싸우는 아시아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3회에 걸쳐 전합니다.


첫 번째 회차의 주인공은 일본 시민단체  ‘포르노그라피와 성폭력에 맞서는 사람들의 모임(PAPS)’ 의 가나지리 가즈나 대표입니다. 2009년 설립된 PAPS는 성착취와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해 온 단체입니다. 일본에서는 2010년대부터 합법적인 성인용 영상물(AV) 산업 내에서 벌어지는 착취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는데요. PAPS는 최전선에서 피해자들을 지원해 왔습니다.


일본의 AV산업은 제도권 안에 있지만, 내부의 피해는 끊이지 않습니다. 일반 모델 촬영인 줄 알고 계약했다가 성적인 촬영을 강요받거나, 당초 합의했던 수위를 넘어선 가학적인 촬영, 원치않는 노출을 강요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나우(HRN)는 2016년 보고서에서 “AV 촬영 과정에서 출연자들이 부상을 입거나 성폭행을 당해도 ‘동의’, ‘연기’라 여겨져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전하기도 했어요. 2022년, 영상 공개 후 1년간은 무조건적인 계약 해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담은 ‘AV 출연 피해방지구제법’이 제정되었지만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서 피해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PAPS 활동가들이 일본에서 가장 주목하는 온라인 젠더 기반 폭력은 ‘섹스토션(Sextortion)’입니다. 성적 이미지나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금전을 요구하거나, 추가 성행위를 강요하는 범죄입니다. 한국의 ‘n번방’, ’목사방’ 등의 사건은 조직적 섹스토션 범죄라 할 수 있어요.


성착취 피해가 X(옛 트위터)·라인·인스타그램 같은 글로벌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확산된다는 점도 한국 상황과 비슷합니다. 가나지리 대표는 “일본 사회에는 성적 착취에 관대해온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법과 제도 전반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디지털 성폭력은 어느 한 국가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성착취물은 익명성을 방패 삼아 국경을 넘나들며 퍼지고 글로벌 플랫폼은 이를 방관합니다.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 제도로 인해 피해자들이 직접적으로 대응하며 홀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현실은 공통된 문제입니다. 올해 여름, 홍콩 정부는 딥페이크 성범죄 처벌에 대한 입법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따라 불법화해야 한다”라고 하기도 했어요. 

마지막으로 가나지리 대표는 피해 상담 건수가 늘어나면서 피해자를 돕는 사람들이 번아웃 상태에 빠지게 되는 점도 문제로 짚었습니다. 피해자들과 피해자를 돕는 활동가들의 목소리가 더 널리 퍼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한 직장 선배는 서울살이에 대한 나의 푸념에 꿈을 갖고 나간 ‘큰물’은 대부분 비슷한 배신감을 안긴다며 유학생 시절 일화들을 들려주었다. 나는 그의 말을 듣는 내내 그 내용과 관계없이 비참한 기분에 빠졌다. 고향을 떠나고자 했던 그 욕망 자체가 잘못된 것 같아서. 어떤 식으로든 그곳에 적응하려 했던 나의 모든 노력이 욕심에 불과했던 것 같아서.”

복길 자유기고가의 칼럼입니다. 지난 10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허가되지 않은 직종의 공장에 취업했다가 합동단속을 피해 사망한 베트남 여성 뚜안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느낀 고통의 실체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했던 과거를 회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 

복길 자유기고가는 겨우 지방에서 서울로 이주한 경험을 이주자의 죽음에 비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단지 더 좋은 삶을 꿈꾸며 한국에 왔다는’ 아버지의 호소 앞에서 기어코 자신의 경험을 투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내가 더 나은 곳을 꿈꿨듯이, 그도 더 나은 곳을 꿈꿨을 것이다. 공부를 하고, 노동을 하며, 더 나은 삶을 꾸리려 했을 것이다. 나는 뚜안의 궤적에 내 삶을 억지로 포개며 몰염치한 슬픔에 잠겼다. 유학생을 대거 유치한 뒤, 그들이 이곳에서 살아갈 수 있는 노동을 제한하는 구조는 치밀하게 은폐된 함정이다.”

플랫 기사를 송고할 때마다, 완벽하게 ‘젠더’ 혹은 ‘여성서사’ 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 입주자님이 읽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보낼 때가 있는데요. 한번쯤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에도 [플랫한 문화생활]은 김연서 인턴기자가 꾸립니다. 입주자 참여 이벤트도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


🍀🍀🍀🍀🍀


📕 <유령 연구> 그레이스 M. 조 지음 


“어머니가 말없이 저녁을 먹는 가족들 속에서 왜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졌는지 완전히 살을 붙여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어.”


책 <유령 연구> 의 저자 그레이스 M. 조는 ‘유령 같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말로 설명되지 않는 여러 공백과 단절이 존재한다고 느낍니다. 그는 “이런 빈 공간 속에 들어가서 무엇이 발생하는지를, 침묵에 귀 기울임으로써 알아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한국전쟁 이후 미국으로 이주한 이른바 ‘양공주’였어요. ‘양공주’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 기지촌에서 성노동을 했던 여성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들은 한때 국가의 외화 수입을 떠받친 존재이자 동시에 국가에 의해 철저히 착취당한 피해자입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해석은 늘 정치적 의제와 결합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목소리는 역사 속에서 묵음 처리되어 왔습니다.


일부 ‘양공주’들은 미군과 결혼해 미국으로 이주하며 ‘전쟁 신부’라는 멸칭으로 불리게 됩니다. 그들을 통해 한국전쟁이라는 지정학적 폭력과 전쟁이 남긴 파괴는 ‘가정’이라는 공간 속으로 밀려 들어가 숨겨집니다. “이민자”라는 단순한 단어로 번역되어 현실을 보기 힘들게 만들었는데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한인 여성들은 새로운 삶의 대가로 과거와 감정을 지워내도록 요구받았고, 그 결과 이들의 트라우마는 목격되기 어렵고 말해지지 않는 ‘유령’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정당성을 얻지 못한 존재로서, 뿌리 뽑힌 채 살아가게 됩니다.


그레이스 M. 조는 이렇게 ‘정당성을 얻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당사자조차 자각하지 못한 트라우마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말이죠. 자신의 주위를 배회하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령’이라고 표현합니다.


‘양공주’는 국가 발전의 주역이자 동시에 국가 상실의 상징으로 소비되었습니다. 이미 국가 폭력 속에서 훼손된 그들의 몸은 정치적 의제가 투사되는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한국의 민족 정체성이 균열의 반복 위에서 구축되어 왔는지 드러내는 경계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손쉬운 서사로는 담기지 않는 이들을 저자는 트라우마의 ‘아상블라주’(파편화된 경험을 하나로 엮는 방식)를 통해 구성합니다. 픽션을 포함한 짧은 삽화들을 곳곳에 배치하며 불확실한 대상에 조심스럽게 형체를 부여하는데요.


<유령 연구>는 이러한 방법론을 통해 정치와 역사 속에 뒤엉킨 이야기들을 하나씩 해체해 나갑니다. 저자의 전작 <전쟁 같은 맛>이 어머니의 삶을 풀어낸 회고록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었다면, 이 책은 어머니와 유사하게 유령적 존재가 된 이들로 탐구의 주제를 확장시킵니다. 여성들이 국가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어떻게 이용되고 착취되었는지,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폭력 속에서 국가가 여성들에게 어떤 고통과 상처를 새겨넣었는지 읽을 수 있어요.



📌입주자님을 위해 플랫레터가 <유령 연구> 도서 증정 이벤트를 준비했어요. 책을 읽고 싶으신 이유를 간단히 적어주시면 10분을 추첨해 도서를 보내드려요. 


>> '유령 연구' 도서 증정 이벤트 << 



👤 김연서 인턴기자님이 책을 자주 소개해 주시는 것 같아, 저도 책 한 권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마를렌 하우스호퍼의 『벽』이라는 소설입니다. 한 여성이 사는 곳에 어느 날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면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인데요. 재밌기도 하고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생기는 책이었어서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 대단하고 존경스럽습니다. 어려운 한국 여자 야구의 개척자가 되셨어요. 현재 한국 프로 야구에 여성 관중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지고 있고 당연히 여자 야구도 앞으로 흥하리라 믿습니다. 응원하며 지켜보겠습니다! 🙌🏼🥎🧢⚾️
  
👀 From.Flat 

📣 입주자님, 모두 한 해 마무리는 잘 하고 계신가요? 플랫팀은 송년회를 하고 정말로 한 해를 마무리 중이랍니다. 올해 했던 일들, 입주자님을 만났던 시간들이 전생처럼 느껴지네요. (죄송합니다. 에피소드는 잊혀지고 즐거웠던 감정만 남아있어요.😘) 매년 12월의 달력을 넘길때마다,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지?' 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요. 이번주 레터를 쓰면서는 '왜 이렇게 안 변하지?' 싶다가도 '그래도... 변하긴 변했지'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너무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아도 나중에는 지나온 길들이 보이잖아요. 2025년 역시 그런 한 해였을 것이라 생각해보며... 다음주에 뵈어요! 

🌹12월에도 플랫과 만나요 
플랫이 다뤄줬으면 하는 콘텐츠나 주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래 '뉴스레터 의견 남기기'로 의견을 남겨주세요.
여러분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플랫을 지속해나가는데 큰 힘이 됩니다!
플랫레터를 유익하게 읽으셨다면 다른 분들께도 공유해주세요!
경향신문 플랫팀
flatletter3838@gmail.com
서울 중구 정동길 3 경향신문 본사 6층 편집국 02-3701-1311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