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권 제260번째 책편지(2026. 9. 17.(목)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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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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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기 시인의 「낙화」 시작 부분입니다. 열정적 사랑이 끝났을 때,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연인의 뒷모습처럼 자기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사람의 마지막도 아름답습니다. 누군가를 만나면 언젠가 이별하듯, 우리는 모두 예외 없는 필멸의 존재입니다. 세상 만물과 자연의 이치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탄생-성장-소멸’의 순환고리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삶의 궤적입니다. 길이 끝난 곳에서 새로운 길이 시작되듯 생로병사의 순환은 또 다른 인류 문명의 역사로 계속됐습니다. 이렇게 단순하고 분명한 사실을 외면하며 사는 사람이 더 많아 보이는 건 왜일까요? 너무 바쁜 일상 때문인지 아니면 죽음이 너무 멀게 느껴져 그런지 알 수 없으나 죽음은 나이와 질병의 문제만은 아닐 겁니다. 

  마이클 헵은 『사랑하는 사람과 저녁 식탁에서 죽음 이야기합시다』에서 일상생활에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더 사랑할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현재보다 더 행복하고 더 많이 사랑하려면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멈추지 말라는 뜻일 겁니다. 죽음에 대한 고민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죽는 사람, 즉 타인을 떠나보내는 일과 자기 자신이 어떻게 죽고 싶은지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전자는 비통한 슬픔으로, 후자는 실질적인 고통과 공포로 다가옵니다. 두 가지 상황은 누구나 겪어야 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일이라는 공통점을 갖습니다.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죽음의 최전선에서 매일 환자의 죽음을 겪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의사와 간호사가 들려주는 매우 실질적인 죽음은 우리의 생각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직업에 따른 관점, 객관적 거리에 따라 의견이 다르겠으나 죽음 그 자체에 관한 진지한 논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오늘을 사는 내 삶의 그림자가 곧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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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죽음이라는 환상

박혜윤, 신성준, 최은경 지음 | 아몬드 |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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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2월 23일, 행정안전부는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었다는 뜻입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노인’의 기준을 나이와 객관적 수치로 나타내기 어렵지만 우리 사회가 함께 ‘죽음’을 준비해야 할 때가 됐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입니다. 수많은 철학자가 삶의 비자발성에 대해 고민해 왔습니다. 스스로 태어난 사람도 없고 부모나 피부색을 선택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인간은 세상에 내던져진다는 말을 부정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죽음의 시기와 방법은 스스로 선택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연명 의료, DNR, 안락사, 조력 임종 등의 용어와 개념은 한 인간의 죽음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 담겨 있습니다. 죽음은 이제 치료와 돌봄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 문제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가 됐습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돌보는 자리에 서게 되고, 언젠가 환자가 되어 돌봄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한 인간의 죽음에 관해 성숙한 사회적 합의가 절실합니다. 그보다 먼저 죽음에 관한 각자의 고민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아니 당신은 어떻게 죽고 싶은가요?

  말기 암 진단을 받은 친구의 ‘조력 존엄사’를 위해 함께 스위스로 떠나는 주인공의 뒷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드라마를 기억하시나요. 인상적인 결말로 많은 사람에게 죽음의 의미를 돌아보게 했던 드라마 《은중과 상연》은 죽음이 아니라 자기 인생의 마지막을 고민하게 했습니다. 이 책은 죽음의 최전선에서 매일 환자를 만나는 세 명의 의사가 ‘깨끗한 죽음’은 환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며 구체적인 죽음의 현실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깊이 있게 진단합니다. 한 사람의 죽음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기에 사망 선고로 마무리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의 고통을 넘어 우리 사회와 국가 차원에서 죽음을 바라봐야 합니다. 의사의 책임과 윤리적인 문제를 살피는 건 물론이고, 환자의 육체적 고통과 인간의 존엄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다층적 차원에서 근본적인 질문을 해결하지 못하면 아름다운 이별과 마무리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물론 이 문제는 언젠가 죽음을 맞게 될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의사 조력 임종’에 관한 의사들의 의견을 묻기 전에 ‘조력 존엄사’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좋은 죽음은 ‘좋은 삶’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깨끗하게 사라지는 죽음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비추며 연결된 죽음을 생각하는 일. 우리의 논의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숭고한 죽음은 국회에서 논의를 거쳐 법률이 제정되면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현실에서 ‘나’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으면 언제나 죽음은 남의 일로 치부됩니다. 이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죽음을 떠올려 봐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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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낯설게 보기

박혜윤 지음 | 행성B |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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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죽음’이라는 단어는 낯설기만 합니다. 대개 뉴스와 주변의 부고로 전해지는 타인의 죽음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나’의 죽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죽음의 현장에서 오랫동안 연명치료를 두고 고민하는 가족, 병원에서 마지막을 맞는 환자, 어른용 기저귀를 차야 하는 노인, 죽은 사람의 장기와 조직이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생각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간호사이자 철학과 겸임교수인 저자는 지극히 현실적인 죽음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매 순간 누적된 선택의 결과가 현재 ‘나’의 인생입니다. 어떤 순간도 쉽지 않았겠지만 ‘죽음’과 관련된 일들은 정답이 없습니다. 연명치료 중지, 자살자 신체 기증, 안락사와 조력사 등 우리에게도 언젠가 선택이 순간이 다가올 겁니다. 과연 제대로 준비하고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고독사는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장례는 어떻게 치를지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죽음을 둘러싼 돌봄에서 행정절차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 삶은 죽음의 한복판에 놓여 있는 것 같습니다. 단 하루도 새 생명의 탄생이 멈춘 적이 없듯 아무도 죽지 않는 날은 없습니다. 또한 병원에서 태어나서 병원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현실은 괜찮을까요. 이제는 우리 사회도 ‘죽음의 질’에 대해 깊이 생각할 만큼 성숙했다면 준비를 서둘러야 합니다. 언제까지나 죽음이 타인의 문제일 수는 없습니다. 

  연로하신 부모님의 죽음을 맞아야 하는 숙명처럼 우리도 언젠가 떠나야 합니다. 외면하고 회피하는 대신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선택들,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마무리는 서둘러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죽음에 관한 진지한 성찰이야말로 현재와 미래의 삶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고민이 아닌지 싶습니다.

  한두 권의 책으로 죽음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다만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고 다 함께 토론과 협의가 계속돼야 할 화두라는 사실은 변치 않을 것입니다. 매일매일 현실적인 고민만으로도 충분히 생각이 복잡한데 죽음은 너무 먼 이야기라고 외면하지 않아야 합니다. 예고 없이 찾아올 수도 있는 일,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 하는 일이라면 천천히 그러나 충분히 생각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마르틴 하이데거가 죽음을 이야기하며 인용한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죽기에 충분할 만큼 이미 늙어 있다.”라는 금언은 부정할 수 없는 냉정한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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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제6회 비블리오 배틀
결선 진출자 선정 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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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비블리오 배틀 참가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결선 진출자가 선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 결선 운영기간: 9.28(월)~10.25(일)

❓ 운영방법: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투표 실시


자세한 내용은 공지사항을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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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 어렵다고 생각하셨나요?

영화 《오디세이》에서 시작해
오늘의 우리에게 고전이 던지는 질문을

함께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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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대성 작가와 함께하는 인문학 특강
「길 잃은 우리에게 고전이 건네는 질문들」

          📅 9. 19.(토) 10:00~12:00
           📍 동탄복합문화센터 3층 소회의실

          📝 9. 1.(화) ~9. 16.(수)

                화성시통합예약시스템 접수


고전을 몰라도 괜찮아요.
책과 영화 이야기로 편하게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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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2026년 여름호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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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립도서관 소식지 『풍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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