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3.26. #144

시대를 읽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세상 모든 콘텐츠! 서울라이터 레터입니다. 요즘 서울은 따뜻한가요? 저는 아직 영하의 날씨를 이겨내고 있어요. 며칠 전에는 눈폭풍이 불어서 서울의 벚꽃 소식을 부러워 하기도 했답니다. 그러던 중에 이런 문장을 보았어요. 'March winds and April showers bring forth May flowers(3월의 바람과 4월의 비가 5월의 꽃을 피게 한다)'. 흘려들으면 뻔한 얘기지만, 그날의 저에겐 새삼스럽게 힘이 되는 문장이었습니다. 요즘 님의 날씨는 어떤가요? 혹시나 몰아치는 비바람에 연약해진 멘탈을 부여잡고 있다면, 지금을 이겨낸 힘으로 머지않아 멋진 꽃을 피울 수 있을 거예요.

🙏 순풍산부인과도 해주세요

90년대 페이크 시트콤으로 신기술을 구현한 삼성의 <Best in the house>

님은 좋아하는 시트콤이 있으신가요? 얼마 전 살롱드립에 출연한 배우 손석구 님이 '순풍산부인과'의 해외 진출이 시급하다고 얘기해서 잊고 있던 이름이 떠올라 버렸습니다. 정말 제가 인생에서 제대로 덕질한 게 하나 있다면 바로 '순풍산부인과'였거든요. 물론 영어 공부의 필수템, 프렌즈도 추억의 하이킥 시리즈도 좋아했고요!

하루가 멀다고 AI 관련 신기술이 쏟아지는 요즘, 예전 문화에 대한 향수는 오히려 점점 깊어지는 것 같아요. 최근 OTT 서비스에도 'Mean Girls', 'The Nanny' 같은 옛날 프로그램들이 새롭게 추가되었다고 하는데요. 새로운 AI 업스케일링 기술을 알리기 위해 삼성 TV가 선택한 방법이 90년대 시트콤이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SNL에 함께 출연하는 두 배우가 쌍둥이 남매로 등장하는 이 시트콤은 와...진짜 옛날 필름인가 싶게 그 시절 느낌을 제대로 담았어요.

그렇다면 여기에 기술을 어떻게 녹였을까 궁금했는데요. 타이틀 형태의 영상 앞부분은 거친 90년대 품질로 보여주고, 뒷부분에서는 AI 업스케일링 기능으로 선명해졌다는 자막과 함께 깔끔해진 영상을 보여줍니다. 정말 거친 화질로 촬영한 영상을 새로운 기능으로 업스케일링 한 건지, 그 예시 형태로만 보여준 건지 문득 궁금해지는데요. 음...심의를 고려한다면 실제 기술을 적용한 것이 맞겠죠?

🎥 영상 LINK

😵 Bra-ve! Bra-vo!

다짜고짜 할 말 다 하는 Sabina의 <Make Your Breast Comfort>

믿고 보는 광고 선진국, 태국 광고 중에 눈에 띄는 영상이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공유할 수 있는 영상이 태국어버전뿐이었는데 마침 유튜버 WALDO님이 올려주신 영상이 있어 링크를 연결했어요. 태국 광고는 기상천외함, 유머, 명확한 메시지의 전달 세 가지로 그 특징을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속옷 광고도 정말 남다릅니다.

영상 속 상황은 한 남자가 자신의 여자 친구를 가족에게 소개하는 다소 어렵고 불편한 자리입니다. 남자의 어머니는 처음 본 여자 친구에게 다짜고짜 올해 손주를 볼 수 있겠냐고 물어요.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있으라는 어머니의 말에 여자 친구는 셔츠를 열어젖히며 이미 편안한 속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자신은 편안하다고 말합니다. 그 후로도 불편할 수 있는 말을 할 때마다 한 명 한 명 자기 속옷을 보여주며 나는 이걸 입었기 때문에 편안하다고 말해요. 마지막엔 할머니까지 일어서서 오픈 행렬에 동참하시는 줄 알고 조마조마했습니다.

이 영상을 보고 과연 우리나라에서 이 광고를 제작했다면 어떤 반응이었을까, 노출 문제로 심의를 통과할 수 있었을까, 제작 회의는 통과할 수 있었을까?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요. 회의실 안에서 사장된 수많은 금기의 아이디어들을 애도하며 올해는 조금 더 용감하고 파격적인 아이디어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길 바라봅니다.

🎥 영상 LINK

<광고>

💬 매월 29일에 만나는 '아름다운 실용'

29CM에서 선보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29edition, 4월의 제품 <머들 디퓨저>

님, 만일 사물로 태어난다면 무엇이 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아름답고 실용적인 무언가로 태어나 누군가의 인생에서 쓸모 있게 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마음처럼 13년간 감도 깊은 제품을 큐레이션 하며 취향을 이야기해 온 29CM가 ‘아름다운 실용’을 브랜드 철학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29edition(이구에디션)’을 런칭한다고 합니다.

29CM는 카피라이팅을 공부할 때 참고하기 좋은 사이트였는데요. 하나의 브랜드를 정갈하고 다정하게 소개하는 방식이 카피 글쓰기와 잘 맞았기 때문이에요. ‘29edition’ 역시 29CM의 특기를 살려서 각 물건이 가진 가치와 이야기를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29edition’에서 처음 선보이는 4월의 제안은 프래그런스, 그 중 대표 상품은 머들 디퓨저입니다. 머글도 아니고 머들이 뭐지? 했는데요. 소원을 비는 돌무더기를 제주 방언으로 ‘머들’이라고 한대요. 님도 길가에 쌓인 돌탑 위에 자신의 돌을 올리며 소망을 빌어본 경험 있으신가요. 새출발을 앞두고 숨고르기를 하는 4월에 딱 어울리는 큐레이션이죠.

머들 디퓨저는 향마다 하나의 문장이 함께합니다. <피어난 그린 로즈> 향은 ‘마음이 움트고 있어요’. <베르가못의 안녕> 향은 ‘좋은 아침입니다’, <숲을 머금은 시더우드> 향은 ‘여기는 가장 작고 깊은 숲’. 향을 맡을 때마다 누군가 예쁜 말을 전해주는 느낌을 받을 것 같아서 벌써 마음이 포근해지는데요. 매월 29일, 어떤 멋진 큐레이션을 만나게 될지, 미리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려놓을까요?

👀29edition 살펴보기 https://bit.ly/3x1K0H0

*이 콘텐츠는 29CM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 받아 제작하였습니다. 원고료는 뉴스레터 발송 및 운영비로 쓰입니다.

📷 요시고가 본 서울

사진작가 요시고가 촬영한 서울의 아름다운 장면들

이미지 출처: @yosigo_yosigo

팬데믹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힐링이 되었던 요시고전 기억하세요? 요시고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작가인데요. 본명은 호세 하비에르 세라노, 요시고는 활동명이라고 합니다. 요시고전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을 찾았던 요시고는 종종 서울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개하곤 했는데요. 며칠 전에도 새로운 사진들이 올라와서 눈길을 끌었어요. 한국이자 서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한강, 아파트, 한복, 재래시장을 요시고의 따뜻하고 감각적인 시선으로 담았습니다. 요시고의 사진은 그림인가 싶게 안정된 구도와 스토리가 느껴지는 구성이 특징인데요. 사진작가 전에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5년 정도 활동했었다고 하네요.

이미지 출처: @yosigo_yosigo

이 사진 보면 정말 기분 좋아지지지 않나요? 어서 날이 따뜻해져서 맑은 물 속으로 풍덩! 몸을 던지며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 요시고 인스타그램 LINK

👀 관심 있는 곳에 있는 광고

런던 곳곳에 비밀 광고를 숨겨둔 V&A 뮤지엄의 <IF YOU’RE INTO IT, IT’S IN THE V&A>

Credit: V&A

영국에는 수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이 있죠. 그중에는 V&A(Victoria and Albert Museum)라는 곳이 있는데요. 저도 이름만 들어봤지 뭐 하는 곳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어요. 그런데 영국 국민조차 약 75%가 V&A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사람은 33% 뿐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었대요. 그래서 V&A와 일 잘하기로 유명한 adam&eveDDB는 V&A를 더 개인적인 차원에서 의미 있게 만드는 캠페인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V&A에는 약 280만 점의 소장품이 있다고 해요. 그러니까 누구라도 관심 있는 물건을 하나 이상은 발견하게 되는 곳이라는 것! 이를 바탕으로 광고 같지 않은 니치 옥외 광고를 70여 가지나 만들어서 사람들 곁에 숨겨 두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빈티지 서점에는 책 제목으로 'IF YOU’RE INTO book binding, IT’S IN THE V&A(000에 관심 있다면 그건 V&A에도 있어요 )'라는 책 형태의 광고를, 금속탐지로 유명한 곳에는 'IF YOU’RE INTO silverware, IT’S IN THE V&A'라는 메시지가 적힌 은잔을 묻어 두었고요. 전투 재연을 하는 곳에는 같은 문구가 써진 전투 깃발을, 런던 극장에는 같은 문구가 새겨진 명판을, 자전거, 골프공, 외투, 보석, 미니어처, 축구복, 뮤지컬 등등등 사람들이 관심 가질 만한 곳곳에 색다른 형태의 광고를 심어놓았다고 합니다. 무엇을 좋아하든 당신을 위한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한 것 같은데요. 저도 영국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V&A를 눈여겨 보게 될 것 같은데요.

👀 V&A LINK

💗 설레지 않으면 바릴라

곤도 마리에와 함께 파스타 패키지를 택배상자로 활용한 Barilla의 <Secondhand Box>

한때 미니멀리즘에 꽂혔던 서울라이터, '서도 마리에'를 꿈꾸며 물건 감정에 나섰던 기억이 나는데요.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가 정리 전문가 곤도 마리에의 유명한 문구잖아요. 이 물건은 설레는가? 아닌가?를 하나하나 느끼다가 너무 많은 물건에 지쳐서 정리를 포기했던 슬픈 기억이 문득 떠오릅니다.

파스타 브랜드인 Barilla는 곤도 마리에와 함께 세계 재활용의 날을 맞아 흥미로운 재활용 캠페인을 선보였습니다. 영상은 90초짜리 튜토리얼인데요. 다 먹으면 버리기 바빴던 파스타 상자에 소형, 중형, 대형 의류를 접어 넣는 방법을 보여주더라고요. 그리고 상자를 밀봉하면 예상치 못한 택배 상자가 되더라고요.

Barilla는 포장재의 99% 이상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해요. 또한 브랜드에 사용하는 종이의 99% 이상이 책임감 있게 관리되는 산림에서 공급된다고 합니다. 친환경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요즘, 미니멀한 삶과 친환경, 브랜드의 홍보까지 다잡은 캠페인이었습니다.

💗튜토리얼 영상 LINK

🌸 포브스 선정 한국의 벚꽃 명소

포브스지가 소개한 우리나라의 벚꽃 명소 다섯 곳

이미지 출처: Forbes

포브스 선정 000은 한참 유행했던 밈 문구였는데요. 이번에 포브스지에서 꼭 가봐야 할 한국의 벚꽃 명소 5곳을 정말로 소개했더라고요. 님은 나만의 벚꽃 명소가 있으신가요? 저는 한강 가는 길에 아파트 사이로 피어나는 벚꽃길을 알고 있어요. 꽃이 사르르 질 때쯤 걸어가면 분홍 꽃비를 맞을 수 있답니다. 또 남산 산책로에서 타워로 올라가는 길의 벚꽃도 정말 아름다웠어요.

포브스에선 서울 외에 전국의 벚꽃 명소를 소개했는데요. 경남 하동군의 ‘십리벚꽃길’, 연인이 이 길을 걸으면 100년간 연이 이어진다고 하고요. 또 너무나 유명한 진해 '경화역 벚꽃길'에서 옛 철도역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요즘 살살 뜨고 있는 구례의 '섬진강 벚꽃길', 제주도의 왕벚나무 꽃길, 경주의 '벚꽃 축제' 등을 소개했어요. 놀랍게도 저는 전부 가본 적이 있는 곳이에요. 한국관광공사를 담당했어서 덕분에 전국을 많이 다닐 수 있었거든요. 꽃이 있어도 꽃이 없어도 모두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해외도 물론 좋지만 올봄엔 사랑하는 사람과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몸도 마음도 가벼운 국내 여행 떠나는 거 어떠세요.

💗기사 LINK

지난 금요일 《MSCHF: NOTHING IS SACRED》 초대권 이벤트 당첨자 10분께 메일 전달 드렸습니다. 메일함을 확인해 주세요. 그럼 이번주도 밝고 활기 넘치는 날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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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by Seoulwri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