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ogle에 “아시아 여자" 검색하면 일어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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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와 함께 발행합니다. 여성과 일, 그리고 더 나은 노동시장을 위한 고민을 담은 논문들을 달마다 키워드로 묶어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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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구글 #성적대상화 #알고리듬 #불평등

구글이 객관적이라는 환상
구글이 하는 은밀한 성차별

아니, 이게 왜 여기서 나와?

여러분 혹시 구글에서 평범한 단어를 검색했을 뿐인데, 갑자기 선정적인 사진이 튀어나와서 당황하신 경험 있으신가요? 사실 저는 여러 번 있는데요. 지난 9월 한 시민단체가 구글·네이버·카카오 등 검색엔진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바로, 포털에서 특정 단어를 검색했을 때 해당 단어 뜻과 무관하거나 성차별적 이미지 등이 노출되는 것을 개선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특정 단어에는 다리, 일반인, 조수석 등 일상에서 쉽게 사용되는 단어들이 포함되어 있었죠. 고작 '일반인'을 검색했을 뿐인데, 성차별적이고 선정적인 여성 이미지가 나온다니 정말 어이가 없네요.

다행히도 지금은 상당 부분 많이 개선되었다고 해요. 네이버와 카카오는 개선의 의지를 밝힘과 동시에, “텍스트 기반 이미지 검색 결과는 사용자의 선호도, 검색어와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측정한 값을 자동으로 노출하는 구조로 결과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사용자의 선호도, 즉 사용자들이 많이 클릭해 상위에 노출됐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쉽게 ‘알고리즘 때문'이라고 부릅니다. 뭔가 객관적이거나 어쩔 수 없는 느낌이 드는 탓에 기업의 책임은 쉽게 지워지곤 하죠.

와중에 전 세계 검색엔진 시장의 92%를 장악하고 있는 구글은 답변조차 주지 않았다고 하네요. 이번 폴리버리 레터에서는 바로 구글 검색 결과에서 나타난 여성의 성적대상화(sexualization)를 다룹니다. 연구자들은 여성이 구글 검색 상에서 성적으로 대상화되어있을 뿐 아니라 국적, 종교, 인종에 따라 그 양상에 차이가 있다고 말합니다. 구글에 아시아 여자, 미국 여자, 이슬람 여자를 검색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지금부터 그 양상을 들여다보겠습니다.

구글은, 알고리즘은, ‘객관적’이라는 환상

흔히 구글, 네이버와 같은 검색엔진을 더러 ‘정보의 문지기(Gatekeeper)'라고 부릅니다. 사람들에게 어떤 정보를 어떤 순서로 보여줄 건지 결정하는 것이 바로 검색엔진이기 때문인데요. 모르면 당장 구글에 검색부터 해보는 현대사회에서, 검색 결과는 대중의 의견과 사회적 현실에 대한 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바로 이 검색결과들이 객관적이기는커녕 사회적 고정관념과 편견에 취약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검색으로 얻는 결과들은 사회에 실재하는 인종 및 젠더 차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검색 결과를 노출하는 알고리듬 자체가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이죠. 더 심각한 것은, 알고리즘이 사회적 차별을 반영할 뿐 아니라 생산하기도 한다는 건데요. 많은 연구자들은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이 반영된 검색결과에 노출되는 것이 특정 사회집단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강화할 수 있다며 경고해왔습니다.

이에 본 논문은 검색엔진 및 검색결과가 초래할 사회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검색엔진이 객관적이라는 환상을 깨는 연구가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오늘 소개해드리는 연구가 바로 그 노력의 일환입니다. 연구 방법은 간단합니다. “people,” “men,” “women,” “boys,” “girls,” “males,” and “females.” 를 국가 및 인종 별로 검색했을 때 얼마나 성적으로 대상화되어있는지를 비교하는 것인데요. 연구자는 검색결과의 종류를 광고검색 결과(sponsored search results)와 자연검색 결과(organic search results) 로 구분해 분석합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Google이 하는 은밀한 성차별

💡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로 하는 성차별

먼저 구글 검색 상단에 뜨는 광고 검색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상위 20개 광고 검색결과를 분석한 결과, 90%가 넘는 광고들이 데이팅 사이트 혹은 국제 결혼 사이트의 도메인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크라이나 여성'을 검색하기만 해도, 구글 상단 광고가 우크라이나 여성과 결혼할 수 있는 사이트를 바로 소개해준다는 뜻인데요. 게다가 이들은 대부분 소위 아시아,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로부터 “신부를 배송해준다 (mail-order bride)”는 식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어요. 선진국 남성에게 개발도상국 여성이 대상화되는 방식으로 일종의 식민지 판타지(colonial fantasies)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죠. 이는 여성들이 광고상에서 남성에 비해 더 성적으로 상품화되고 대상화될 뿐 아니라, 여성 집단 내에서도 특히나 성차별에 취약한 집단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 자연 검색 결과로 하는 성차별

다음은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노출되는 결과, 다시 말해 자연검색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men, boy, males와 같은 검색어에 비해 women, girl, females와 같은 여성 관련 검색어들이 'sexy' 와 같은 성/데이팅/외모 관련 단어와 높은 연관성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또한 자연 검색 결과에서도 국적/인종/종교에 따라 여성 집단 내 정도의 차이는 있었습니다. “아시아계 여성은 성경험이 적을 것이다", “흑인 여성은 문란할 것이다” 등의 특정 여성 집단에 결부되는 성적인 편견들이 여실히 드러난 겁니다. 국적 측면에서는 미국이나 유럽 여성에 비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계 여성이, 인종에서는 흑인 여성이, 종교에서는 무슬림 여성의 성적 대상화 정도가 특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이처럼 구글 검색 결과는 여성에 대한 성차별, 고정관념, 편견으로 범벅되어 있었는데요. 개인의 인식부터 시작하자면, 먼저 구글의 검색 결과가 객관적이라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검색엔진에서 얻는 결과들은 결국 현재하는 권력관계 속에 놓여있는 것이고, 이것이 다시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을 양산하고 강화할 수도 있으니까요. 나아가 이 알고리즘을 내가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책임감을 가져야겠습니다. 알고리즘은 사회적 편견을 반영할 뿐 아니라 생산해낸다는 사실을 꼭 명심하며 구글을 이용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실 무엇보다 기업과 검색엔진들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인지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성적인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결과를 상위노출시키기보다, 중립적인 검색 결과들을 상위에 위치하도록 조정함으로써 취약한 집단들을 보호해야합니다. 이슈가 되고 나서 사후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을 넘어, 예방하고 경계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업 차원에서 검색포털서비스 유해 환경 개선을 위한 성평등 매뉴얼을 마련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시민사회의 역할입니다. 지난 9월 기업과 검색엔진을 움직이게 만든 건 다름아닌 시민사회의 모니터링과 행동이었습니다. 검색포털서비스 성평등 모니터링 기구를 조직해서 끊임없이 검색엔진을 감시하고 피드백한다면, 시민사회가 단순히 정보의 수용자를 넘어 정보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주체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를 통해 시민사회와 테크 기업이 함께 발전해나가는 건강한 관계가 되길, 우리의 검색엔진이 보다 건강해지길 바래봅니다.

💎참고 논문:

Urman, A., & Makhortykh, M. (2022). “Foreign beauties want to meet you”: The sexualization of women in Google’s organic and sponsored text search results. New Media &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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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디지털 성범죄와 성착취물 유포 사건들이 참 많이 발생했죠. 성폭력 생존자의 비동의 촬영물과 개인정보가 신속히 삭제되지 않는다면, 가해자의 처벌 이후에도 다양한 피해를 입을 수 있는데요. 다수의 테크 기업들이 생존자 보호를 위해 신고시스템을 개선해왔지만, 구글의 대응은 충분히 신속하지 않았습니다. 구글의 신고시스템은 지나치게 복잡하고 일관성이 없으며 처리과정을 파악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에 국제 앰네스티에서 현재 구글에게 신고시스템 개선을 촉구하는 청원서명이 진행중이라고 하네요. 함께 요구하여 변화를 이끌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