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38일차💌 2021년 10월 26일 오픈했습니다.

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솔점원입니다.

잡화점을 준비하면서 해외 음악계 소식을 찾아보는 일은 이제 루틴이 되었는데요. 지난달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는 아주 흥미로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를 전통 악기 소리로 대체한다는 뉴스였죠. 코로나 대유행으로 매일 같이 듣게 된 사이렌의 날카로운 소음 대신, 부드러운 플룻과 고둥, 타블라(남아시아의 타악기)의 소리로써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안정을 주고자 하는 새 정책이라고 합니다. 뉴델리의 도로교통부 장관 니틴 가드카리는 고속도로 가에 나무를 심고, 동물 통행 도로를 제거하는 등 쾌적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춤과 노래를 사랑하는 민족답게, 아름다운 소리로 시민복지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이 인상 깊네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인도의 플룻 소리 혹시 들어보셨나요? 저에게는 요즘 새로운 취미가 생겼는데요. 하루에 한 번 요가원에 가서 수련을 하는 일이랍니다! 잔잔히 재생되는 인도의 명상 음악이 마음에 들어 집에 돌아가서도 틀어놓곤 하죠. 차분한 플룻 소리를 배경으로 호흡에 집중하고 있으면 잡생각이 사라진답니다. 구독자님들도 마음이 지치는 날 꼭 한 번 들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왜 사이렌 소리를 대체하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실 거예요!

#속닥속닥
#오늘의소식
#어서와한국은오랜만이지?
#네발달린친구들의활약

Photo by. Jason Payne
올 하반기에는 클래식 팬들이 웃으실 일이 많을 것 같은데요. 해외 연주자들의 내한 공연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죠! 백신 접종 완료자의 자가격리 기준이 완화되면서,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 지휘자 얍 판 츠베덴, 첼리스트 요요 마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한국 관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지난달부터는 자가격리 면제 규모가 커져,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모스크바 솔로이스츠 등의 소규모 연주 단체도 공연을 올렸습니다.

작년 공연 취소 이후 다시 한국을 찾은 <빈 필하모닉 & 리카르도 무티> 공연도 무척 기대됩니다. 빈 필하모닉의 이번 내한은 대규모 해외 오케스트라로서는 고무적인 일인데요. 코로나 시국에 내한한 연주자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듣자 하니, 120여 명의 단원과 스태프가 자가격리를 면제받아 공연장과 호텔만 오가고, 전용버스로 이동하는 등의 방역 수칙을 지키며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번 첼로 리사이틀로 한국을 찾은 요요 마와 그의 매니저는 대만에 방문했을 당시, 방역 수칙을 지키느라 운전기사님과 스태프 등 지정된 사람들 외에 다른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는 이야길 해주었어요. 이번 한국 방문 스케줄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아래 업무일지에서 들려드릴게요 😉

11월부터는 위드코로나가 실시된다고 하죠.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운영시간 제한이 해제 되면서, 공연장은 밤 12시까지 운영이 가능하다는 뉴스가 발표되었습니다. 우리보다 일찍 위드코로나를 시작한 해외에서는 어떻게 ‘코로나와 함께’ 가고 있는지 찾아보았는데요. 

지난달 19일, 독일 하노버의 한 공연장에서는 코로나 탐지견 제도가 시범 운영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Back to Cultur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관객들이 자신의 체취가 묻은 면을 제출하면 훈련된 군견들이 감염 여부를 감지하여 확진자를 구별해 내는 방식이라고 해요. 물론 확진자 식별을 킁킁거리는 강아지들에게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고요, 관객들은 모두 추가로 PCR 테스트를 해야 합니다. 강아지들의 도움으로 이번 공연은 마스크나 거리두기 없이 1,500명까지 수용하여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하네요. 독일 외에도 영국, 핀란드, 칠레 등에서도 실시되고 있는 코로나 탐지견 제도는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물론, 무증상 혹은 미증상 감염자도 구별해낼 수 있어(!) 과학계의 많은 관심과 투자를 받고 있습니다. 공항에서 먼저 실시되었던 코로나 탐지견 제도는 약 94%의 정확성을 보이며 운동경기장, 공연장 등 대규모 집합시설에서 활발히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공연장에서도 털복숭이 친구들을 만나는 날이 오게 될까요? 
by.솔점원

#점원의하루
#업무일지
#존재자체만으로도
#위로와희망을주는음악가
#갓요요

“당신의 가장 특별한 점은 모든 사람이 당신을 좋아한다는 점입니다.
그 팁을 제게도 좀 알려주세요” 
-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
요요 마가 미국 자유의 메달을 수여받았을 때,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오바마가 그를 소개하며 한 말인데요, 요요 마를 만나고 저 말은 정말로 참말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투어 기간 내내 저희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아마도  ‘Great to see you’, ‘Thank you very much’ 일 겁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심지어 스쳐 지나가는 사람에게도 따뜻하게 진심을 다한 인사를 놓치는 법을 본 적이 없거든요.

정말 많이 바쁜 와중에도 호기심 넘치는 눈빛으로 먼저 말을 걸어옵니다. 엘레베이터에서는 스탭보다 먼저 내리는 법이 없고(아무리 먼저 내리시라고 해도), 공연을 앞두고 호텔 로비에서 만났을 때도 양쪽 어깨에 짐이 한가득이었지만 캐서린의 개인 피아노 의자까지 들고 내려옵니다. 대신 들어주려고 하니 한사코 사양하고, 와중에도 스탭 안부를 묻고, 심지어 장난까지 칩니다. 이 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릴 적부터 신동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아온 그가 어떻게 한결같이 저렇게 겸손하고 친절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지 참으로 신기할 따름입니다.

그런 요요 마를 2년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번 요요 마의 리사이틀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잡화점에서 처음 올린 외국인 리사이틀 공연이라는 사실, 아셨나요? 정말 오랜만에 내한공연을 준비했습니다. 물론 이전과는 달리 더 많은 준비를 해야만 했지요. 격리면제가 승인 났을 때 점원들 모두 기쁨의 탄성을 질렀답니다. (격리면제의 과정은 참으로 길었는데요, 이 일이 가능하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힘들게 올려진 이번 공연은 그 어려운 과정을 모두 잊게 해줄 만큼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따뜻한 요요 마의 첼로음색을 들으며 악기소리와 성품은 닮는걸까 라는 생각을 다시 해보았답니다. 참, 공연에서 객석이 평소보다 밝았던 것을 눈치챘는지 모르겠네요, 두 연주자는 객석을 마주보고 소통하며 연주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공연 때 객석의 조명을 평소보다 밝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요요 마의 따뜻한 미소에 힐링을 받은 분들이 많았다죠? 잡화점이 코로나 이후 올린 첫 내한공연이 요요 마의 무대라 더욱 감사했습니다. 

이런 친절한 요요 마에게도 단점이 있다면, 약간 '덜렁이'라는 점입니다. 호텔 체크인을 하면서 격리면제서를 보여달라고 하니까 눈을 깜박거리며 바지 뒷주머니를 주섬주섬 뒤지고, 매니저가 여권을 챙겼는지도 자주 확인합니다. 로비에서 만날 때마다 허겁지겁 (막 씻고 내려온 것이 분명한) 내려오시죠. 하지만 걱정마세요, 그의 옆에는 꼼꼼하고 빈틈없는 매니저가 늘 함께 하고 있습니다. 

P.S. 음악 이야기만 할 것같은 이분들도 만나면 연예인 이야기를 하더군요.  알렉 볼드윈의 비극적인 촬영장 사고 이야기부터,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이야기까지..  '오징어게임'에 대한 열띤 토론 중 재미있는 대화가 있어 공유합니다.
캐서린: ‘그(이정재)는 차기 제임스 본드가 되기에도 부족함이 없어’
매니저: ‘당연하지, 그는 제임스 본드 오디션을 봐야해’
요요마: (쿨쿨) … 

by.묘점원

#지금이순간 
#BGM 
#피아노의시인쇼팽이
#피아노곡만썼다고생각한다면
#경기도오산
지난주 제18회 쇼팽 콩쿠르가 막을 내렸습니다. 수상자 발표가 생각보다 늦어져 아침까지 졸린 눈을 비비며 결과를 기다리신 분이 꽤나 많으셨던 것 같아요. 중국계 캐나다 피아니스트인 브루스 리우(24)가 6년 만에 탄생한 쇼팽 콩쿠르의 우승자가 되었고, 기대를 모았던 한국의 피아니스트 이혁(21)은 아쉽게도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정말 멋진 연주를 들려주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리는 쇼팽은 그 별명답게, 그의 작품 거의 대부분을 피아노를 위해 작곡했습니다. 모든 참가자가 쇼팽의 작품만을 연주해야 하는 쇼팽 콩쿠르의 규정 또한, 200여 곡이 넘는 방대한 피아노 레퍼토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쇼팽이 피아노 작품"만" 작곡한 건 아니랍니다. 피아노 곡은 워낙 유명한 곡도 많고, 이번 콩쿠르를 통해서도 많이들 접해보셨을 테니, 오늘은 쇼팽이 피아노가 아닌 다른 악기를 위해 작곡한 곡들을 소개 드려볼까 합니다.
쇼팽: 첼로 소나타, Op. 65
Chopin: Cello Sonata, Op. 65

쇼팽이 작곡한 유일한 첼로 소나타인 이 곡은, 쇼팽이 그의 친구이자 은인이었던 첼리스트 오귀스트 프랑숌을 위해 구상한 작품이자 그들의 초연으로 세상에 공개된 곡입니다. 쇼팽 생전에 마지막으로 출판된 곡이기도 하죠. 가장 유명한 3악장에는 그의 피아노 소나타 2번 3악장의 장송행진곡 선율이 차용되었다고 하네요. 

쇼팽: 17개의 폴란드 가곡 Op. 74 No. 13
Chopin: 17 Polish Songs Op. 74 No. 13

인간의 목소리만큼 매력적인 악기가 또 있을까요? 쇼팽은 여러 곡의 가곡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그와 동시대를 살았던 폴란드 시인들의 시를 가사로 차용하곤 했습니다. 폴란드어 제목은 Nie ma czego trzeba(I want what I have not) 독일어로는 Melancholie, 근심이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 이 곡, 부쩍 쌀쌀해진 요즘 날씨와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by.혬점원
#아_맞다!
#크레디아피셜
#임동혁워너6집녹음
#2022에도_크클클과함께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내년 발매될 워너 레이블 6집 음반을 베를린 텔덱 스튜디오에서 녹음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 특파된 징점원이 전해오는 따끈따끈한 녹음 현장 소식이 궁금하다면 여기로! 음반 발매를 기념한 리사이틀 투어도 내년에 예정되어 있으니, 계속해서 업데이트해드릴게요.

◼ 2022년도 더욱 CLASSIC해지는 1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랑 노래, Love Songs’를 테마로 크로스오버 아티스트 박현수가 전 회차 MC를 맡아 더욱 기대되는 2022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의 패키지 티켓이 11월 2일(화)과 3일(수)에 각각 선오픈, 일반오픈됩니다!

◼ 에스메 콰르텟이 10월 30일(토)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실내악 시리즈에서 리사이틀 무대를 갖습니다. 에스메가 연주하는 하이든, 코른골드, 드보르자크의 현악사중주, 놓치면 안 되겠죠!

◼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이 11월 5일(금)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부천 필하모닉 정기연주회에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를 협연합니다. 지휘자 이병욱과 함께 하는 이번 공연, 믿고 듣는 연주자와 지휘자의 만남입니다!

◼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11월 5-6일(금-토) 양일간 홍콩문화센터에서 열리는 홍콩 필하모닉 정기연주회 무대에 오릅니다. 서울시향 부지휘자 윌슨 응의 지휘로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할 예정인데요, 신지아 X 브루흐 협주곡 조합은 말해 뭐해~
                                                                                                                           
                                                                                                                                    by.혬점원
<공연장 옆 잡화점> 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솔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