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예요.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가슴 아픈 소식에 옛날 노래 한 곡이 떠올랐어요. 무려 25년 전인 1997년 가수 안치환 씨의 5집 앨범에 실린 '아이고! I GO!'라는 곡이에요. 故 김남주 시인의 시에 곡을 붙였으니 실제론 훨씬 더 이전에 쓰인 글일 거예요.
자동차에 깔려 죽고 물에 빠져 죽고 칼에 찔려 죽고 총알에 맞아 죽고
아이는 단칸 셋방에 갇혀 죽고 에미는 치솟는 전셋값에 떨어져 죽고
농민은 농가 부채에 눌려 죽고 노동자는 가스와 납에 중독돼 죽고
지난여름 물난리에 반지하에 살던 가족들이 희생당했고, 대전의 대형 쇼핑몰 화재로 7명이 사망했습니다. 신당역에선 스토킹에 시달리던 여성이 살해당했고, SPC 기업의 빵 공장에서 20대 여성 노동자가 스러졌습니다. 안성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등 5명이 추락사하거나 다쳤습니다.
하인리히 법칙 또는 1:29:300의 법칙이란 것이 있습니다.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원인으로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가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을 뜻하는 통계적 법칙입니다. 앞의 사건들이 일어나기 전에도 분명 수십 건의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가 있었겠죠. 하지만 우리는 왜 25년 전과 달라지지 못했을까요?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요? 😢
이와중에 윤석열 정부는 재계 민원 수리를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시민들은 "피 묻은 빵을 먹을 수 없다"라며 SPC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죠. 우리가 25년 후에도 같은 한탄을 하지 않으려면 더 강력한 시민의 힘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고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죠. 제도도 개선해야 하고요. 함께 요구하고 지켜봐 주시겠어요? ✊
📍다음호 참견레터(20호)는 11월 9일(수)에 찾아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