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 충돌이라는 전 지구적 재난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각자 이익만을 우선시하는 국가와 인물의 다이내믹이 <돈 룩 업>을 통해 풍자되고 있어. 정치권에서는 득표하기 위해 사람들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도록 선동하고, 글로벌 대기업은 당장 모두를 죽일 수도 있는 혜성을 자본화할 생각에 무리한 시도를 일삼지. 게다가 대중은 과학자들과 발표된 데이터가 앞다투어 사실을 증명하는데도 믿지 않으려 해.

현실에서도 기후 변화 역시 명백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지만, 6개월 뒤에 충돌하는 혜성처럼 당장 눈앞의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으니 방관하려고들 하잖아? 특히 기득권 세대는 자신들 살아생전에 닥쳐올 일로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다 보니, 살날이 한참 남은 MZ 세대가 더욱 격분하는 것 같아. 

Hoxy, <돈 룩 업>의 캐릭터들을 보고 특정 인물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 주민들 있어? 각 캐릭터와 실존 인물을 내비게이터들이 엮어보았으니 한번 같이 훑어 보자구!

그린 워싱이라는 말 들어본 주민…? 유기농, 공정무역 등 친환경의 탈을 썼지만, 사실은 거짓말로 이득을 보려는 행태를 지칭해. 3호 안내서에서 다룬 <씨스피라시>에서도 공정포획을 빙자한 거짓 친환경 라벨에 대해서 지적했듯, 자본주의 세상에선 ‘그린'이란 키워드는 소비를 부추기는 또 다른 소비 트렌드일 뿐이지.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은 비판하면서, 막상 56번째 에코백을 살 때는 ‘이건 에코백이니까' 며 지르고, 배달시킨 후 나오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을 보며 ‘이러다 지옥가지' 싶지만, 사용한 일회용기를 씻으며 죄를 사함 받는 우리들…사실 물건을 더 사지 않는 것만큼 지구를 위한 일은 없어. 조금 더 ‘친환경적인' 제품을 고르면서 환경을 생각한다고 여기는데, 실상을 들여다보면 물질주의적인 삶의 태도나 라이프스타일은 바꾸지는 않잖아..? (솔직해지자..^^) 바로 이런 행태를 Green Materialism이라고 해(의역: 친환경적 풀소유라고나 할까..?). 아직 한국에서는 많이 다뤄지지 않은 새로운 개념인데, 정곡을 찌르는 내용이라 새해엔 다 같이 소비를 줄여보자고 독려할 겸, 이번 호에 같이 소개해봤어. 아래에 그린 워싱과 Green Materialism을 다룬 글을 몇 개 공유하니, 더 자세히 읽어보길 바래!

<돈 룩 업>은 ‘모두까기 영화'라 불릴 만큼 정치, 미디어, 연예, 경제 등 미국 사회의 모든 분야에 대한 문제를 신랄하고 밀도 있게 풍자하고 있어. 심지어 과학자들의 조언을 의심하고 가짜 뉴스들에 휩쓸리며 진실을 부정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팬데믹을 경험한 지금의 우리에게 상당한 기시감을 일으키지.(아담 맥케이가 <돈 룩 업>을 쓴 것은 팬데믹 이전으로, 본인도 팬데믹 이후 현실이 자신의 영화와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는 후문)

날카로운 관점을 지닌 <돈 룩 업>의 수많은 풍자들 중에서도 돋보이는 포인트는

• 전 세계적 재앙을 단순히 지지율 올리는 도구로 이용하려는 정치인들
• 정부의 든든한 보호 아래 본업이 아닌 분야까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자본가
• 정확한 사실 보도가 아닌 황색 언론 수준의 선정적인 보도를 무리하게 쏟아내며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언론
• 가짜 뉴스에 휩쓸리며 진실을 보는 것을 거부하는 국민

을 꼽을 수 있어.

<돈 룩 업>은 명장면이 많았는데, 결국 장군이 무료 간식을 두고 10달러씩 사기를 친 이후 케이트의 분노 어린 집착이 끊임없이 나오는 장면을 뽑았어. 처음엔 그냥 가볍게 웃고 넘어갔지만, 계속 케이트가 언급할수록 더 웃기더라고. 알고보니 첫 장면(돈을 받아 가는 장면)은 대본이었는데, 이후 케이트가 구시렁대는 장면들은 현장에서 애드리브로 넣은 거라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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