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익숙한 향기를 맡으면 타임캡슐을 타고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경험을 하곤 한다. 늘 일정한 향수를 뿌리던 사람, 함께 했던 장소, 그곳에서 나눈 이야기들.. 마치 그때를 여행하는 기분을 들게 한다.

좋은 향은 좋은 추억을 불러온다. 바쁜 일상에 잊고 지내던 나의 지난날들을 떠오르게 만든다. 난 또 그 시간이 좋아 하염없이 시간 여행을 다녀온다. 그렇게 좋아하는 향을 곁에 두고 좋은 기억을 지니고 살아간다. 그게 다시 일상을 사는 힘을 주기 때문이다. 오늘도 내 책상 한편에 자리 잡은 애정 하는 향을 맡으며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한다. 모두, 좋아하는 향이 있나요?


-from 지혜

📃 오늘의 grds paper

1. music

2. 걸음코스 #6 신촌

3. item

4. scent diffuses memories!

5. 향을 다루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6. grds news

7. grds on feet

music

🎧 O’Donel Levy - Time Has Changed


시간은 항상 빠르게 흐른다. 겉잡을 수 없는 속도로 일들이 내게 닥쳐온다. 스쳐간 시간 속의 추억을 회상하게 해주는 건 향이다. 빈티지한 옛 음악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나도 언젠가 시간에 무뎌지고 또 힘든 일들도 잘 견뎌내겠지. 오래될수록 가치 있는 시계처럼 말이다.

오늘의 걸음 코스는 과거의 향을 불러일으키는 신촌입니다.

지난 날 화려하고 핫플레이스였던 신촌의 흔적들을 찾으며 추억에 잠겨봤습니다.

*걸음 코스는 아래 링크를 통해 네이버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naver.me/xwW3G2Rg


1957년 노점에서 시작해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신촌역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은 홍익문고.🏢 재개발로 인해 철거 위기가 있었으나 지역 주민들과 연세대학교 동문 및 재학생들의 요구로 철회되고 2014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되었다.

한때 ‘홍익문고 앞에서 만나!’ 하던 시절이 있었던 내게는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쉬이 가시지 않았는데 이렇게 오래된 서점이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문학은 물론 인문, 철학, 외국어, 참고서, 문구까지 다 갖춰져 있으니 오래된 서점 구경을 하고 싶다면 신촌의 홍익문고를 추천한다.

오래된 것에서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즐거움을 찾고 싶다면 신촌의 49년 된 원두커피 전문점 미네르바를 방문해 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밖에서 봤을 때는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오늘의 것만 따라가는 곳보다 세월의 흔적이 만들어낸 세련됨이 훨씬 돋보인다. 외부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으며 자신의 취향을 고집하는 철학은 커피의 향과 맛에서도 느껴진다.

커피와 함께 먹은 알밤 마들렌과 허니 레몬 마들렌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맛이지만 이것 역시 다른 것을 첨가하지 않고 기존의 맛을 살리려고 한 고집이 담겨있다. 오래된 취향과 맛을 보존하고 경험시켜주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꾸준히 찾아가고 싶다!

신촌에 위치한 샤오룽바오 전문점 구복. 가게에 발을 디딘 순간 후각적인 기억과 시각적인 기억이 맞물려 어렴풋이 전에 여행했던 중국과 홍콩이 떠올랐다. 가게의 내부와 분위기는 샤오룽바오 전문점이라는 말에 걸맞게 조성되어 있다.🥟

우리가 시킨 메뉴는 돼지고기 육즙이 진한 샤오룽바오와 부드러운 식감의 고기와 칼칼한 육수의 우육면.  맛은 물론 두 요리의 조합도 좋으며 기름이 많은 음식에도 불구하고 느끼하지 않았다. 구복의 딤섬은 복병 같은 역할로 맛있다고 소문이 나있는데 안에 찹쌀이 들어가 있어 특별하다고 하니... 다음에는 딤섬을 먹으러 가봐야지.

04. 연세대학교 광혜원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50-1 연세의료원


1885년 한양에 세워진 최초의 근대 의료 기관이라는 광혜원. 지금 연세대의 시작이라고 봐도 좋다. 사실 이곳은 수경원(조선왕조 제21대 영조의 후궁인 영빈 이 씨의 원묘) 터이자 광혜원을 복원해 둔 것.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지금의 연세대학교가 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들이 연혁으로 나타나 있다.


연세대 안에 이런 곳이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는데! 잠시 과거로 시간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특히 내부에 들어서면 보이는 대나무에 바람이 부딪히며 내는 소리들이 정말 아름답게 들렸다.🍃 잠시 쉬어가고 싶은 순간에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05. 아날로그네버다이스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57 3층 301호


우리는 돌고 돌아 유행이 지난 클래식한 것들을 찾는다. 빈티지함을 가치있게 보여주는 소품샵이자 카페 아날로그네버다이스.🕰 허름한 벽과 표면에 붙어있는 빈티지 느낌의 포스터들, '역시 아날로그는 절대 죽지 않구나!'하면서 구경을 시작한다. 여러 라이프스타일 소품들이 잘 큐레이팅 되어 있고 모던한 소품들도 즐비해있어 보는 눈이 즐거웠다. 카페(저녁에는 Bar)는 어느 유럽 국가의 좁은 골목에 위치하고 있을 듯한 분위기로 음료와 디저트도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남편이 좋은 세제라고 구매한 카포드. 처음에는 좋아봐야 얼마나 좋겠어라는 생각에 평소처럼 빨래를 했고 끝나는 소리에 세탁기 문을 여는데 너무 좋은 향이 나는 게 아닌가. 은은하게 퍼지는 프레쉬한 향이 빨래를 너는 내내 기분 좋게 만든다. (세척력은 기본이다!)
100년 된 일본의 향 브랜드 히비. 짧은 성냥 모양으로 된 인센스로 금방 타기 때문에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일랑일랑, 피오니, 제라늄, 라벤더 등 다양한 향이 있는데 마치 자연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처럼 편안하고 은은하다. 요리•청소를 한 후에 창문을 활짝 열고 피우면 기분 전환이 될 것이다.
일주일에 1번 행복해질 때가 있는데, 바로 샤워를 하다가 이 스크럽을 꺼내는 순간이다. 숲속의 상쾌한 나무 향기를 맡으며 스크럽으로 마사지를 하고 깨끗이 씻어준다. 피로가 싹 가시고 몸이 가벼워지는 기분이 든다.
싱가포르의 유명한 커피 브랜드 바샤 커피. ‘1910 커피’는 바샤의 시그니처로 100% 아라비카 원두에 딸기, 바닐라, 밀크 초콜릿, 캐러멜 등 홍차에서 날 법한 향이 난다. 뜨거운 물을 붓자마자 풍부한 향이 피어오르며, 커피와 홍차가 적절히 섞인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드립백.
scent diffuses memories!
특정한 향은 숨겨져있던 기억들을 가져와 여기저기 번지게 합니다. 잠시 그 장소 그 시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주죠.
꼭 마법 같지 않나요?
✈️ 공항의 향
- 마케터 길용

공항에 가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는 공항에서 맡는 향도 좋아한다. 그 향은 내게 걱정과 기대, 슬픔과 행복이란 대조되는 감정들을 떠오르게 해준다. 공항의 향을 맡다 보면 지나간 여행의 흔적들, 낯선 곳에 갈 때 어렸을 적 나의 긴장한 모습, 멀리 떨어진 곳에 나를 혼자 보내 걱정이 태산인 부모님의 뒷모습 등 파노라마처럼 모든 장면들이 생생하게 눈앞으로 지나간다. 향이란 참 흥미로운 존재인 게 분명하다. 냄새만 맡는다고 추억을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다니... 공항에서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추억에 잠기고 싶다.
📔 서점의 향 - 마케터 채린

종이의 냄새일까, 잉크의 냄새일까? 새 책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로 가득 찬 서점에 한 번 들어가면 나가기 싫어진다. 외국에서 여행을 다닐 때도 책방만 보이면 자석에 이끌리듯 들어간다. 영어라서 이해가 안 된대도 서점에 들어가면 안정감을 받는다. 책을 읽었던 수많은 시간과 장소가 겹쳐졌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침대, 아빠의 차, 비행기, 출근길, 단골 카페...

사진 속 서점은 한남동에 있는 ‘포스트 포에틱스(Post Poetics)’인데 새로운 자극이 필요할 때 찾아가곤 한다. 아트북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서점에 가면 두꺼운 종이에 사진이나 그림을 인쇄해서 그런지 책 냄새가 극대화되는 것 같다.
자연의 향
- 스토어 매니저 우빈

몇 해 전, 친구들과 떠난 강원도 여행. 매일이 긴장과 예민함의 연속인 도시에서 벗어나 쉼을 택했다. 맛집과 핫플레이스를 다 제쳐두고 깊은 산골로 들어가 자연 속에 파묻혀 지냈던 기억이 생생하다. 동강으로 산책을 나설 때면 숙소(영월 ‘이후 북스테이’)의 마스코트 방울이와 맹자(강아지)가 졸졸 따라 나오던 장면이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멀쩡한 침실을 두고 하늘이 올려다 보이는 다락방에 올라가 창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풀 냄새와 흙냄새가 섞여 들어오는 곳에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시골길을 따라 걸었던 여정은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주는 기억의 조각들이다.
향을 다루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연희동에 위치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t.t.a는 ‘the tribal aciiid’를 줄인 말로 ‘다양한 지역 문화와 정신’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tta에 들어서면 유럽과 아프리카 그 어디쯤의 이국적인 느낌을 받는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공예품, 인테리어 용품은 물론이고 다양한 인센스, 향수, 캔들을 판매하고 있다. 가장 많은 종류를 선보이는 건 LJH(로라 제임스 하퍼)의 룸스프레이. 향을 하나씩 맡아보며 취향에 맞는 향을 찾아보고, 자신의 방에 뿌리며 기분전환을 해보면 좋겠다.


회사 근처에 다양한 소품샵들이 많아 점심을 먹고 산책 겸 이곳저곳 둘러보곤 한다. 분위기가 너무 좋았던 이곳은 파인드스터프. 은은하게 퍼지는 인센스 향과 주인이 고심하여 큐레이션 한 멋진 소품들이 인상적인 곳이다. 다양한 브랜드의 인센스를 시작으로 인센스 홀더, 그릇, 문진, 오브제 그리고 바디로션까지. 정말 마음에 드는 바디로션도 발견해서  다음 바디로션도 찜해놓고 왔다는.😊 온라인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오프라인 숍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grds news

blucher 08 & boots 02 재입고 안내


리스탁 후 하루 만에 전 사이즈 품절되는 현상을 만들어 낸 boots 02와 출시 이후 꾸준히 품절을 만들어 낸 스테디셀러 blucher 08이 재입고된다. 3월 중순을 목표로 team grds 모두가 고군분투 중이다. 품절 현상이 자주 일어나지 않게 상시 구매가 가능하도록 모두가 노력 중이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를 부탁드린다.

STAY TUNED! 😜

grds on feet

패션의 완성은 역시 신발이죠!

그라더스 제품과 함께한 스타일링을 공유합니다. #grdsonfeet #그라더스온핏

OUTER : Calico

SETUP : Service Works

SHOES : grds / chelsea 02 leather taupe


📍오늘의 grds on feet은 최근 출시된 chelsea 02. 실루엣이 투박하지 않아 포멀한 오피스룩을 제외하고 모든 착장에 잘 어울린다. 베지터블 태닝된 말가죽을 갑피로 사용해 에이징이 되었을 때 더욱 빈티지하고 멋스러워지는 제품. 일상에서나 거친 외부 활동을 할때도 마음껏 신어주길!


*chelsea 02는 3월 중순에 재입고 될 예정이며, 자세한 일정은 추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지된다.

패터슨, 그는 일상을 살되, 그 속에서 조금은 다른 현실의 층위 속에서 걷고 말하고 쓰고 본다.

아니. 그는 진정 일상을 산다. 그는 자신만의 지극한 실재로서의 현실을 살고 있다.


- 이제니 『새벽과 음악』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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