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수)
입고된 소재 9개
손님 18명
전원속의 내집 2월호를 마감하느라 오전이 훅 갔다. 진작 했어야 하는데, 월, 화에 미팅이 많아 일정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 한 달이 어찌나 빠른지! 성수동의 어느 전시에서 봤던 옷걸이 샘플이 도착했다. PLA/펄프 30% 샘플칩 3개, PP/펄프 30% 샘플칩 2개랑 적용사례 3개, 재활용 소재로 만든 옷걸이 1개 도착. 기다리고 기다리던 샘플이다. 전시에서 발견하고 소재를 찾고 싶어서 옷걸이 사진을 열심히 찍었는데, 직원분이 옷이 맘에 들어서 자세히 찍는 줄 알고 가격도 알려주셨다. 괜히 옷을 거울 앞에서 대보며, 괜찮나? 연기하다 내려놓고 나왔었다. 바로 그 옷걸이를 어디서 제작하는지 찾은 것! 궁금한 내용의 배후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것은 정말 짜.릿.해! 실제로 봤던 건 상아색 계열이었는데, 샘플로 도착한 것은 검은색이다. 검은색도 너무 매력 있잖아~  
1월 19일(목)
입고된 소재 77개
손님 12명
대망의 멤버십 미팅이 있는 날이다. 왜 대망이냐면, 이다음 콩크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운영팀 내부에서 드디어 의견을 모을 수 있어서! 라이브러리 운영은 은근히 시간을 들여야 하는 업무가 많다. 소재를 컨택하고 찾고, 이를 데이터로 만들어서 업데이트하는 것, 여기에 소재를 찾는 디자이너에게 전달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까지 꾸준히 만들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우선순위가 날아간다. 다음의 콩크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맞춰보는 시간은 작년부터 기다렸는데, 이제서야 얘기를 할 타이밍이 됐다. 각자 준비한 페이퍼를 공유하고 얘기했는데, 디테일은 달랐지만 결론적으로는 같은 얘기라 한층 홀가분한 마음으로 회의를 마쳤다. 상대를 설득시켜야 하는 회의가 아니라 공감을 주고 받을 수 있어 기뻤다. 

국내에 훈증무늬목으로 가장 유명했던 업체가 도산하고, 새로운 훈증무늬목 업체가 나타났다. 담당자 분이 콩크를 무척 아껴주셔서 진열할 샘플을 심혈을 기울여 제작해주셨다. 보내주신 샘플 중 태운 듯한 느낌이 나는 어두운 무늬목도 있었는데, 무드가 꽤 괜찮았다. 
1월 26일(목)
입고된 소재 3개
손님 11명
소뇨가 새로운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테마는 메탈 가든이다. 메탈 스프레이, 프로파일, 호일, 조화, 알루미늄 필름 등의 조합으로 메인 월에서 새로운 무드의 기획을 준비 중이다. 연휴가 막 끝난 주라 그런지 라이브러리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카페 셀프 인테리어 하는 분, 실내디자인 학생들, 커피가죽에 무척 관심을 갖는 스튜디오 팀이 다녀갔다. 
1월 27일(금)
입고된 소재 1개
손님 32명
어제 사람이 없더니 아침부터 사람이 몰렸다. 오프라인 총량 보존의 법칙인가? 하루가 한산하면, 다음 날은 사람이 많다. 해외에서 버섯 균사체로 만든 가죽 샘플을 찾았는데, 요즘 매출이 잘 나오는지 가죽 샘플은 못 주겠다고 한다. 대신, 어쿠스틱 보드와 바닥재 종류는 보내줄 수 있다고. 배송비가 꽤 비싸서 받을까 말까 망설였는데, 국내에서도 버섯 균사체로 만든 소재 샘플을 곧 받을 예정이라 여러 샘플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 받기로 했다. 큰 기대 없이 요청했는데, 도착한 샘플을 만져보니 양송이 버섯의 머리를 만지는 보~드라운 가죽 느낌이 난다. 이런 소재는 재밌지~ 친환경 소재의 개발이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쑥쑥 성장하는 것이 느껴진다. 콩크에서 실험단계에 있는 소재들도 적극적으로 다뤄보고 싶다. 

소뇨가 준비하던 계간지 00호가 도착했다. 친환경 인터뷰 내용이 실려야 해서 인터뷰 완료 시점에 맞춰 발주 시기가 조금 늘어졌는데, 드디어 100부가 도착했다. 계간지 안에 콩크 도면도 있고, 새로 입고된 소재, 레퍼런스로 볼 만한 믹스테잎 등이 알차게 들어갔다. 텍스트를 좋아하는 소뇨가 품 안에 끼고 작업하더니, 너무 많이 봤는지 이제는 질린다고 함.
1월 30일(월)
콩크 쉬는 날
월요회의 날
월요일은 콩크 문을 닫고, 내부 회의와 정리를 한다. 조경매트 샘플을 정리했는데, 이끼 매트에서 날리는 가루가 고양이 털보다 10배는 심했다. 매트가 있던 자리에 빼곡하게 그린 색의 실이 무수히 쌓여있는데, 테이블에 올려놓은 모든 소재 위에 그린 색이 뒤덮여 엉망이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당장 호미화방에 가서 픽사티브를 사야겠다. 콩크 근처에 호미화방이 있어서 참 좋다. 점심시간에 밥 먹고 산책 겸 다녀올 수 있는 거리이다. 소재 진열 때문에 다이소에서 구할 수 있는 범위 이상의 재료가 필요한데, 호세권에서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다이소와 우체국이 근처에 있는 것도 시간을 아끼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위치가 얼마나 기가 막힌지! 콩크로 이사할 때는 그저 땡스북스가 있어서 그것만 믿고 왔는데, 생각보다 우리에게 딱 맞는 매물이었다. 
1월 31일(화)
입고된 소재 24개
손님 18명
취재 콘텐츠 때문에 우진에 다녀왔다. 지난주 토요일에 플라스터 교육현장을 1차로 취재하고 2차로 대표님과 인터뷰 일정이 잡혀 있었다. 이번 인터뷰는 바트가 메인으로 진행했는데, 난이도가 여태까지 했던 것 중 가장 어려웠다. 질문이 많았는데, 절반도 하지 못했다. 대표님이 말씀을 너무 유창하게 하시는 것도 문제다.

끝나고 나오니, 콩크 화장실 문이 잠겼다고 맥신에게 메시지가 와 있었다. 예전에 케이블 타이 두 개를 연결해서 땄었는데, 방법을 텍스트로 적어 보냈다. 맥신이라면 딸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좀 불안해서 밖에 나온 김에 에피와 콩크로 갔다. 분명 케이블 타이로 여러 번 이 문제를 해결했는데, 이번엔 먹히지 않았다. 콩크에 방문한 손님 중 문 좀 열었다 한 분들까지 붙어서 도움을 주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숨고 앱을 켜서 아예 열쇠가 있는 문고리로 교체하려고 견적서를 요청하는 찰나, 에피가 문을 열었다!

문 따는 법으로 검색하면 신용카드를 사용하라고 나오는데, 그건 카드만 흠집이 나고 열리지 않았다. 더 얇은 무언가를 찾다가 발견한 유블로 원형 창의 사이즈를 가늠할 수 있는 투명 종이가 우리를 살렸다. 대천재 에피! 끙끙대다 열리니 어찌나 신 나던지, 텐션이 한참 고조된 상태로 퇴근했다. 
2월 1일(수)
입고된 소재 0개
손님 4명
슬로우스테디클럽에서 고독한 단벌신사 코너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관련하여 사전 질문지를 보내줬는데, 질문이 콩크를 직접 이용해본 것처럼 디테일하고 재밌었다. 인터뷰하면 반나절은 거뜬히 날아가기 때문에 요청이 들어오는 대로 다 할 수 없다. 우리를 이미 잘 알고 있는 듯한 이런 인터뷰는 하기 전부터 기대된다. 

사무실에 있는데 바트가 전화를 받았다. 어제 취재하면서 찍었던 사진을 받을 수 있느냐는 이사님의 요청이었다. 기사는 2월 22일 발행 예정이라 그 이후에 정리해서 보내는 편이 편하다. 바트는 "콘텐츠 발행 후에 보내드려도 될까요?" 하면서 허락을 구하는 어투로 통화했다. 나라면 "이사님, 우리 이거 발행 후에 보내드릴게요."하면서 말을 시작했을 텐데, 훨씬 부드럽게 들린다. 평소에 청유형 어투로 소통하는 연습을 좀 해야겠다.

오늘은 월 단위로 하는 회고 미팅이 있는 날이다. 각자 지난달에 했던 일을 리뷰하고 간략하게 소회를 적는 페이퍼를 만든다. 만든 페이퍼를 바탕으로 일대일 미팅을 한다. 일하면서 각자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 듣고, 콩크의 방향도 나누는 제일 중요한 시간이다. "한 명이서 한 전시를 한다는 게 버겁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콩크는 해낸다. 해내야 하는 것이 스타트업인 것 같다." 맥신의 회고 중 발췌한 문장이다. 고단함이 느껴져 웃픈 멘트이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그렇다. 업무 분류로 보면 1인 1팀으로, 각자 위치에서 유저 경험에서 개선할 수 있는 내용을 가지고 씨름한다. 

알로하는 하와이에서 쓰는 일상적인 인사말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찾아보니까 상호 존중과 애정 및 다양한 긍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1월 회고를 마치고 나니 이제야 새해가 시작한 기분이다. 콩크에도 그런 기운이 깃들기를 바라며, 알로하!👋
2월 3일(금)
입고된 소재 112개
손님 24명
머리를 확 자르고 왔는데, 맨날 짧은 머리,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는지 오늘 잠깐 스치듯이 봤던 에피만이 알아봐 줬다. 다른 친구들은 의외로 눈썰미가 없다. 알아봐 주지 않는 것이 서운하다.(흥!) 엊그제 B 회사의 샘플이 들어왔다. 오늘 A 소재 회사와 미팅을 하고 샘플을 받았는데, 엊그제 B에서 받았던 소재를 대체할 제품이라고 소개해주셨다. 양보 없는 싸움! 강려크한 라이벌! 두 분이 동시에 콩크에 오셨으면 어땠을까 잠시 상상했다. 소뇨가 전시 소재 때문에 동대문에 갔다가 메탈 패브릭, 니트 원단 스와치를 잔뜩 가지고 왔다. 새로운 업체도 많아서 등록하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2월 7일(화)
입고된 소재 14개
손님 36명
오전부터 단체로 방문한 팀이 많았던 날이다. 아주 오랜만에 방문한 반가운 팀도 있었는데, 너무 많이 바뀌었다며 놀라는 반응을 보니 뿌듯했다. 콩크의 소재는 매일 업데이트된다. 우리가 소재를 찾아서 직접 업데이트하는 것도 있고, 이미 콩크에 있는 업체들이 새롭게 소재가 나오면 보내주는 것도 있어서 소재는 항상 들어온다. 인스타나 뉴스레터를 통해 소개되는 소재는 일부에 불과하다. 업데이트되는 소재는 믹스테잎으로 만들어져 탐색창에 공유된다.   

콩크 라이브러리의 소재 태그는 항상 맘에 걸리던 부분이었는데, 맥신이 업데이트 중이다. 라이브러리의 구역과 소재 태그가 붙으면, 처음 오는 디자이너도 소재를 쉽게 찾고 볼 수 있다. 전반적인 라이브러리의 경험 측면이 개선될 것 같아 기대하고 있다. 방문한 디자이너분이 액체금속 소재와 다양한 플라스터 패턴이 무슨 소재인지, 어떻게 시공하는지 궁금했는데 태그 달린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말씀해주셨다. 
2월 8일(수)
입고된 소재 10개
손님 22명
오늘은 사진도 찍고, 잔 업무처리도 할 겸 콩크로 출근했다. 월, 수, 금은 아침 7시에 운동하고 출근해서 8시 반 정도면 사무실에 도착한다. 어제 사람이 많이 와서 평소보다 어질러진 라이브러리를 정리하고 있는데, 바트가 9시 되기 전에 출근했다. 지각대장 바트가 변했다. 바트는 내가 근처에 가면 긴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원래 성격이 긴장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표정이 살짝 어는 것이 느껴진다. 이렇게 적어놓으면, 내가 해코지라도 해서 긴장하는 것 같지만, 그런 것은 정말이지 하나도 없다. 말투가 느리고 조금 긴장한 듯 보이는 매니저가 있다면, 그 사람이 바트다.😎

개발팀의 얼니와 운영팀이 함께하는 멤버십 페이지의 첫 미팅 날. 지난번에는 운영팀에서 어디까지 진행할 것인가에 대해 합의를 봤다면, 오늘은 구체적으로 멤버십 페이지의 핵심 기능이 무엇인지, 어떤 유저 경험이 개선되는지, 그 과정에서 겪는 문제는 무엇인지를 얘기했다. 쉽지 않은 내용이지만, 그래서 재미도 있다. 3년 동안의 축적된 데이터가 있어 그것을 바탕으로 다음을 얘기할 수 있는 점이 무엇보다 소중했다.

콩크의 서비스는 오프라인도, 온라인도 이전에 없던 모델이라 참고할 게 없다. 요즘 콩크를 보고 카피해서 서비스하는 업체들이 생겨나는데, 열받지만 베낄 게 있어서 참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라이브러리에서 지사벽지 샘플을 메모지로 활용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 뭔가 손에 쥐고 라이브러리를 나갈 수 있어서 호응을 해주시는 것 같기도 하고.
콩크의 바뀐 뉴스레터 내용, 어떠셨나요? 🐇
숀 비텔의 '서점일기'를 레퍼런스로 만들었습니다. 작년에 1회성으로 한다고 공지하고 실행하지 못했던 내용이었는데요. 콩크의 이야기를 좀 더 친근하게 전달하고자 서점일기 시리즈로 계획중입니다. 근데 메인 이미지가 저게 뭐냐 생각한 분 계시죠? 어렸을 때 썼던 그림일기의 영혼을 불어넣고자...🤣 매회 달라지는 스페셜 에디숀~! 원래 못 그리는 그림이 더 정감가는 법이라고 '콩크 운영한다면서 그림은 참 못 그리는구나!' 하고 재밌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신년을 맞아 콩크의 뉴스레터 구성도 개편됩니다. 차차 공개될 레터를 기대해주세요. 내용에 대한 피드백 환영입니다.😎(컴온컴온~) 다음 뉴스레터는 이번 일기에 적혀있던 제일 만만한 소재이면서 아직도 잘 모르는 면이 많은 플라스터의 취재 콘텐츠에요.(찡긋~)
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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